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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m 산악지대 신비의 약초 ‘홍경천’ … 피로회복 특효약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8-05 14:35:47
  • 수정 2016-02-12 13: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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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뿌리만 사용, 극단적 환경 대응해 약효 생성 … 화장품 원료로도 이용, 과다선전 기승

홍경천는 2009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개선에 대해 기능성을 인정받았으며 아직가지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아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각광받고 있다.

오는 11월 12일 치러지는 2016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 가량 남으면서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건강기능식품 업계의 마케팅이 뜨겁다. 특히 제약업계에서는 각종 기능성 원료를 이용해 피로회복, 스트레스 완화, 면역력 증진, 기억력 개선 등의 효능을 가진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홍경천이 홍삼, 헛개나무 등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식품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홍경천(紅景天)은 유럽, 아시아, 시베리아 등의 1500m 이상 산악지대에서 자생하는 돌나물과 좁은잎돌꽃속 여러해살이풀로 ‘로디올라(Rhodiola)’로도 불린다.

돌나물과는 전세계적으로 약 20속 1300여종이 분포돼 있다. 국내에는 약 6속 33종이 자생한다. 홍경천으로 불리는 좁은잎돌꽃속은 약 50종이다. 좁은잎돌꽃(각시바위돌꽃·바위돌꽃), 가지돌꽃(가는돌꽃), 돌꽃(바위돌꽃) 등 3종이 한반도에서 자란다. 좁은잎돌꽃은 주로 북한 고산지대에서 자라며, 가지돌꽃은 강원도 및 북부지역에서 분포돼 있다. 돌꽃은 중부지역부터 북부지역까지 폭넓게 자생한다.

식물 크기는 약 70㎝까지 자라지만 약재로 쓰이는 부위는 뿌리다. 씨앗, 줄기, 꽃잎은 사용하지 않는다. 뿌리만 사용하다보니 채취량이 적다. 특유의 강한 쓴맛과 떫은맛으로 생약으로는 먹기 어렵다. 산소가 부족하고 매서운 추위를 이기면서 자라 뿌리에는 잔뿌리가 다른 식물에 비해 적은 5~15개 정도 붙어있다. 주뿌리는 암석을 용해하면서 땅속으로 뻗는다.

홍경천은 한국뿐만 아니라 북한, 일본, 중국 등에서도 효능에 대해 관심이 많다. 북한에서 펴낸 ‘약초의 성분과 이용’에서는 ‘뿌리는 강장약으로 쓰이며 특히 노인성 심장쇠약에 효능이 좋고, 당뇨병·폐결핵·빈혈·간 담낭 등에 가루약을 만들어 먹으며, 정신적·육체적 피로해소에도 사용한다’고 적혀 있다.

일본에서 펴낸 ‘건강·영양식품사전’에는 홍경천이 산소부족을 막아주는 효과에 대해 기록돼 있다. 해발 4000m 이상의 모의 환경실험에서 홍경천을 음용한 사람은 음용을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운동능력이 13.2% 높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

중국인은 홍경천에 대해 ‘홍경천 한근은 능히 말 한필과 바꿀만 하다’고 말한다. 자양강장과 면역증진에 이어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된 사람도 장복하면 벌떡 일어나 걸을 수 있다고 믿는다.

중국내 주 자생지는 티베트로 고산병 치료제로 사용됐다. 티베트는 다른 지역보다 고도가 높고 온도차가 심해 곤충조차도 살기 힘들다. 식물의 생식도 벌, 나비 등 곤충을 매개로 하는 게 아니라 주로 바람에 의존한다. 중국 과학원 서북고원 생물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홍경천의 약효는 설산고원의 극단적인 환경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에선 2009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스트레스로 인한 피로개선에 대해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아직까지 보고된 부작용이 없어 국내외 기업에서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업체에서 홍경천의 효능을 과다선전해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홍경천협회는 의약품 이상의 의학적 효과가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예컨대 60세가 넘은 노인이 홍경천술을 지속적으로 마시면 회춘하며, 신체가 허약해 움직이기 싫어하던 사람도 홍경천을 복용한 후 가파른 언덕을 가뿐히 오를 수 있다고 말한다. 전세계적으로 술을 마셔 기력을 회복된 사례가 없으며, 건강기능식품이 이같은 효능을 내지 못한다.

홍경천 뿌리의 주성분은 페놀 배당체인 로사빈, 살리드로시드(로이올로시드), 타닌 등이다. 로사빈은 홍경천 효능의 핵심적인 성분으로 안정제와 항산화제로 자주 사용된다. 스트레스호르몬 분비를 줄여 세포를 보호하고, 결식 또는 운동으로 인한 근육량 감소를 억제한다. 살리드로시드는 체내에서 수분에 의해 페놀계 알코올인 파라티로졸과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이는 흥분성 자극에 대한 신체 저항성을 늘려줘 육체적 피로를 덜어준다.

홍경천을 가장 효과적으로 먹는 방법은 뿌리를 말려 가루로 낸 다음 달여서 먹는 것이다. 술을 담그거나 차로 만들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하루 권장 섭취량을 15g으로 정하고 있다. 차로 마실 때는 마른 홍경천을 잘게 부숴 깨끗이 씻은 후 2~3일분인 약 50g을 약한 불에 10분 정도 달이면 된다. 수시로 데워 마시면 효능을 볼 수 있다.

홍경천은 화장품의 원료로도 사용된다. 홍경천 추출물은 각종 연구를 통해 기미, 검버섯 등 색소침작증의 주원인 중 하나인 티로시나제(tyrosinase) 생성을 억제해 피부 미백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독일, 스페인 등에선 이미 홍경천을 이용한 화장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선 2000년대 초반부터 나오기 시작해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관련 화장품 출시가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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