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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쌀밥 대신 ‘슈퍼곡물’이 대세 … 퀴노아·렌틸콩 주목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7-13 09:49:27
  • 수정 2020-09-14 12: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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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사에선 우주식량으로 개발, 2014년은 퀴노아의 해 … 렌틸콩, 식이섬유 바나나의 12배로 다이어트식 적절
퀴노아는 곡물의 어머니란 페루어로 유엔국제농업기구, 미국 항공우주국 등에서 주목하고 있는 영양식이다.한때 부의 상징으로까지 여겼던 ‘흰 쌀밥’이 눈에 띄게 몰락하고 있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1960~1970년대에는 정부에서 억지로 혼식(混食)을 권장했지만 최근에는 건강 등의 이유로 자발적 혼식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보리·현미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잡곡 외에 퀴노아, 렌틸콩 등 ‘슈퍼곡물’로 불리는 외국산 잡곡들이 들어와 빠른 속도로 식탁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30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퀴노아, 렌틸콩, 이집트콩, 귀리, 치아씨앗, 아마란스, 아마씨앗 등 7개 슈퍼곡물 매출이 올 상반기 전체 곡물 매출의 약 11.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비중(0.8%)에 비해 약 13배 이상 높아진 수치다. 

퀴노아는 페루어로 ‘곡물의 어머니’란 뜻이다. 쌀보다 작고 둥근 모양으로 단단하다. 수 천년 전부터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등 안데스 지역에서 재배돼왔다. 배고파서 어쩔 수 없이 먹었던 곡물로 불과 20~30년전에는 닭 모이로도 주지 않을 만큼 천대받았다. 최근 영양학적 가치를 새롭게 인정받으면서 슈퍼곡물로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유엔국제농업기구(FAO)는 지난해를 ‘세계 퀴노아의 해’로 정했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 나사)은 퀴노아를 우주식량으로 개발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힐 정도다. 

퀴노아는 단백질과 칼슘이 매우 풍부하다. 전자는 100g당 14g, 후자는 100g당 56㎎씩 함유하고 있다. 이는 각각 쌀의 2배, 7배에 달한다. 식물성 단백질이 콩보다 많이 포함돼 있어 다이어트식으로 안성맞춤이다. 단백질 섭취가 어려운 채식주의자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곡물 중 거의 유일하게 나트륨이 없어 살찔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다. 

8개의 필수아미노산이 완벽하게 균형잡혀 있어 우유에 버금가는 완전식품으로 평가받는다. 퀴노아의 단백질은 동식물 조직내 단백질과 비슷해 어린이 이유식이나 노인의 건강식으로 제격이다. 글루텐(식물성 단백질의 혼합물로 당과 지질을 함유) 성분이 없는 글루텐 프리 곡물로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먹어도 좋다. 비타민B1은 0.44㎎으로 백미(0.08㎎)의 5배, 비타민E는 6㎎으로 백미(0.2㎎)보다 30배 많다. 

차진 밥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는 다소 맞지 않는다. 점성이 없어 다소 푸석거리는 느낌을 준다. 퀴노아로만 밥을 지으면 뭉쳐지지 않고 따로 겉도는 듯한 느낌이 난다. 따라서 단독으로 먹기보다 다른 곡물과 섞거나 샐러드, 튀김 등에 응용하는 게 좋다. 쌀을 대체할 차세대 곡물로 관심이 뜨겁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다. 퀴노아의 관세는 800%이며 표준가격은 500g당 약 1만5000원으로 쌀의 5배 이상에 이른다. 완벽한 영양을 지니고 있지만 비싼 게 흠이다.

렌틸콩은 쥐눈이콩(서목태 또는 약콩)보다 작고 녹두와 생김새가 비슷하다. 학명에 따라 렌즈콩으로도 불린다. 이는 카메라와 안경에 사용되는 렌즈의 어원이 됐다. 렌틸콩의 고향은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에서도 주요 식량으로 재배됐을 만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캐나다, 인도, 호주, 터키, 미국 등이 주요 산지로 알려져 있다. 중동, 북아메리카, 지중해 연안,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에서도 여러 변종(變種)을 재배하고 있다. 

렌틸콩은 빨강, 노랑, 주황, 초록, 갈색, 검정 등 약 10가지의 색깔로 구성돼 있다. 이 중 갈색과 초록색이 가장 많이 쓰인다. 익어도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샐러드나 사이드메뉴로 구성하기 좋다. 쉽게 물러지기 때문에 스프, 퓨레, 소스 등을 만들기 적합하다. 검은 렌틸콩은 탈피를 하지 않은 원곡 상태로 다른 것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단단해 식감이 좋은 편이다. 

렌틸콩을 가장 즐겨먹는 국가로는 인도가 가장 먼저 꼽힌다. 인도인들은 매일 빵이나 밥과 함께 붉은 렌틸콩을 먹는다. 카레를 비롯해 다양한 요리에 렌틸콩을 사용한다. 인도음식 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는 ‘달 마크니’, ‘달 부카라’ 등이 렌틸콩을 주재료로 한다. 달(Dal)은 렌틸콩을 가리키는 인도어다. 국내에서는 렌틸콩이 재배되지 않아 몇몇 업체에 의해 수입되고 있다. 

렌틸콩은 단백질, 섬유질, 엽산, 비타민B, 철, 인, 아연 등이 풍부하다. 렌틸콩의 단백질에는 필수 아미노산인 아이소류신(Isoleucine)과 라이신(Lysine)이 포함돼 있다. 필수아미노산은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는 아미노산으로 인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섭취해야만 한다.

혈당 조절에 탁월한 렌틸콩은 당뇨병 환자에 부담없는 음식이며 항산화제 역할을 해 노화를 방지해준다. 콩에 함유된 비타민B는 각기병 예방에 도움이 되며 아미노산이 풍부해 간의 세포 재생 효과가 있어 간경화 등 간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좋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인 렌틸콩은 다이어트 식품으로 안성맞춤이다. 식이섬유가 바나나의 12배, 고구마의 10배나 들어 있으며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유량이 많다. 단백질은 지방이나 탄수화물에 비해 단위당 칼로리가 낮기 때문에 같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이 크다. 고단백 음식이 다이어트 식단으로 환영받는 이유다. 단백질은 근육을 발달시켜 기초대사량을 높이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많은 칼로리를 섭취해도 소화 흡수 과정에서 소비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렌틸콩의 섬유질과 엽산이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렌틸콩을 꾸준히 섭취하는 여성은 유방암 빈도가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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