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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같은 성분 중복처방 금지됐지만 여전히 향정신성의약품 무더기 처방
  • 현정석 기자
  • 등록 2015-04-30 21:10:16
  • 수정 2015-05-07 10: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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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추신경흥분 식욕저하제·간질치료제·항우울제·지방흡수억제제 등 … 내성에 주의해야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지만 약으로 쉽게 살을 빼려다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상당수 비만클리닉에서 향정신성의약품 등을 무분별하게 처방하고 있지만 약을 처방받아 먹는 사람들은 정작 자신이 어떤 약을 먹는지 몰라 부작용 피해를 입기 쉬운 상황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05년 11월 한 처방에서 향정신성의약품 식욕억제제 병용을 제한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펜디메트라진, 플루옥세틴, 펜터민 등 향정 3개 이상의 약물이 혼합 처방되고 있다. 의약품으로 식욕을 인위적으로 억제하는 것은 사용기준이 엄격하지만 무용지물인 실정이다.

당시 식약청은 식이요법이나 운동 등의 적절한 체중감량요법이 효과가 없는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이상이거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있으면서 BMI 27이상인 비만 환자에서 단기간 보조요법으로 사용하고 4주를 넘기지 않고 다른 식욕억제제나 항우울제와 같이 사용하면 안된다. 이들 약은 수 주일간 이내에 내성이 나타나서 체중감량 효과가 감소할 수 있는데 내성이 나타나면 용량을 증가시키지 말고 즉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다이어트약의 주요 구성은 식욕억제제(마약류), 중추신경흥분제, 이뇨제, 항우울제(식욕억제), 지방소화흡수억제제 등이다.

향정신성의약품인 펜터민은 시상하부의 식욕억제중추(lateral hypothalamic feeding center)에서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의 분비를 자극해 식욕억제를 유도하고 혈압상승을 부추긴다. 남용과 의존의 가능성이 있어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식욕억제효과가 강력한 편이다.

펜디메트라진은 펜터민과 비슷하나 더 저렴하고 즉각적 식욕억제효과가 나타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비만치료제로 승인받았지만 부작용 발생이 흔하고 내성이 자주 발생한다.

플루옥세틴은 SSRI(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계열의 항우울제이지만 식욕억제 및 체중감소 효과가 있고 스트레스성 폭식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신경성 식욕과항진증에 효과가 있고 단기간 임상시험에서 체중감소 효과를 보인다. 과도한 식욕으로 인한 비만이나 금연 후 체중 증가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간질치료제인 토피라메이트는 체중감소 효과가 있고 열생성을 촉진하며 지방 침착을 방해하지만 저림 또는 집중력 저하 등의 부작용을 안고 있다.

지방흡수저해제 오를리스타트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비만치료제다. 무엇보다 지방에서 유래된 열량이 흡수되는 것 자체를 막아 다른 약제보다 안전성이 뛰어나다. 이 약물은 소화된 지방과 결합해 장내에서 분해 및 흡수되는 것을 억제해 식사 중 지방 성분의 일부를 그대로 배설시키는 작용을 한다. 한국인의 식단은 고기 등 지방보다는 탄수화물 섭취 위주여서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혈압강하제이자 강력한 이뇨제인 하이드로클로로치아자이드 또는 스피로노락톤의 복합제는 약을 끊은 뒤 반동성 부종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 약물은 반감기가 24시간으로 약을 끊어도 효과가 바로 줄어들지 않는다.

중추신경계용약으로 열생성을 촉진하는 질산치아민, 카페인, 에페드린, 아스코르빈산, 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는 몸에서 열을 생성해 칼로리 소모를 높인다는 가정 하에 처방되고 있다.
 
제산제이며 식욕억제제로도 쓰이는 규산알루민산마그네슘, 라니티딘염산염, 수산화알루민산마그네슘, 산화마그네슘 복합제도 처방된다.

변비약인 우르소데옥시콜산, 수산화마그네슘, 알로에 엑스 복합제는 변비 증상을 개선시키기 위해 처방된다. 이 약은 증상개선제로 변비가 없거나 변비가 있어도 이런 개선제가 필요치 않을 정도면 굳이 복용할 필요가 없다.

물리적 포만감을 주는 약물은 대부분 갈조류 식이섬유가 주성분으로 안전한 편이며 포만감 조절 호르몬에 영향을 준다.

오한진 비만건강학회장은 “비만은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질환으로 분류돼야 한다”며 “몇 번의 실패 끝에 요요현상 등으로 약을 처방받는 사람들은 자기가 먹는 약에 더욱 관심을 가져 식사량을 줄이고 즐겁게 사는 것을 강구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은 질병이기 때문에 흡연처럼 정부에서 지원해줘야 한다”며 “수술 이외에 해답이 없는 사람들도 많아 국민적 인식이 바뀌어야 이들이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술요법은 다른 방법으로 비만이 조절이 안 되고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이 심할 경우에만 시행한다. 위를 축소시켜 음식물의 섭취를 억제하는 위절제술이나 소장을 잘라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는 면적을 감소시키는 소장절제술이 있다. 지방이 많은 복부에서 이를 직접 흡입하는 지방흡입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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