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며 관절염, 근육통, 디스크질환 등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 각종 레포츠활동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십자인대, 반월상연골 등이 파열되는 부상 빈도도 증가하는 추세다. 프로 운동선수에게 이같은 부상은 선수 생활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체계적인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국내 재활치료 시스템은 여전히 미흡하고, 전문인력도 부족하며, 진단 및 치료 기준은 서양인에 맞춰져 있는 실정이다.
김 교수는 스포츠의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쇼트트랙 이상화, 전 축구 국가대표 안정환·설기현, 야구선수 홍성흔 등 유명 운동선수와 다수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치료했다. 유·청소년 스포츠 선수를 대상으로 한 예방의학 및 재활의학 관련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무릎관절 전문의로서 중년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반월상연골(무릎 관절 사이에 있는 연골조직) 후각 부위의 방사형 파열 치료 전문가이기도 하다. 인공관절 대신 연골을 봉합해 자가 관절을 보존하는 시술법으로 유명하다.
그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1996년부터 올해 1월까지 약 20년간 인제대 서울백병원에서 근무하다가 이달 초 건국대병원에 새 둥지를 텄다. 이 곳으로 자리를 옮긴 이유로 김 교수는 “스포츠의학이 발전하려면 대학내 체육학과 및 기계공학과, 물리 및 재활치료사, 심리치료사, 영양사, 운동코치 등 여러 팀들의 다학제 연구가 핵심”이라며 “건국대병원은 대학 캠퍼스내 위치해 있고 기존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 분야 연구·진료 수준이 높아 스포츠의학 발전에 적합한 여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20년간 몸 담았던 곳을 떠나기는 쉽지 않았지만 이미 주변 대학병원들과의 경쟁에서 한참 뒤쳐진 서울백병원은 그의 꿈을 펼치기엔 시설, 인력, 교육 및 연구시스템이 턱없이 부족했다. 캠퍼스와도 동떨어진 곳에 위치해 대학내 다른 학과와의 유기적인 연구가 사실상 어려웠다.
김 교수는 “건국대병원은 건국대와 함께 있는 만큼 스포츠의학의 다학제 연구가 가능하다”며 “앞으로 건국대내 체육교육과와 공과대학 연구진,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과 의료진과 함께 스포츠 부상의 진단·치료·재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젊은 시절 세계적인 스포츠의학 연구소인 미국 피츠버그대 스포츠센터에서 연수를 받기도 했다. 스포츠의학 선진국인 미국과 독일을 견학하며 해당 국가의 재활시스템을 국내 상황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스포츠스타들이 엄청난 수익을 거두기 때문에 재활치료를 포함한 스포츠의학의 비용이 매우 비싼 대신 부상자의 빠른 복귀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많은 비용을 들여 스포츠의학 분야 연구 및 진료를 선도하고 있지만 여건상 국내 상황에 적용하기에는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일은 미국과 반대로 스포츠의학이 1차의료 수준”이라며 “기본적인 사회 커뮤니티에서 엘리트스포츠까지 스포츠의학이 체계적으로 발전했고, 모든 국민이 저렴한 비용에 재활치료 등을 받을 수 있어 국내 상황에 적용하기에 안성맞춤”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의 세부 진료분야는 무릎관절 질환과 스포츠손상이다. 골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의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에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골관절염은 노화현상으로 인한 1차성 퇴행성관절염과, 외상과 세균질환에 의한 2차성 관절염으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 고령에서 발생하지만 최근 운동과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20∼30대 골관절염 환자도 늘고 있다.
그는 “한국인은 무릎을 굽혔다 펴는 동작이 많은 좌식문화로 골관절염 발생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며 “골관절염 등으로 손상된 무릎 연골은 재생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 평소 생활습관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관절염은 염증이 발생한 부위에 국소적인 통증이 생기기 때문에 자가증상을 느낄 수 있고, 간단한 방사선 촬영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기대수명이 90세에 이르면서 수술보다는 보존 위주의 치료법을 선택하는 경향이다. 골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60대인 경우 인공관절수술을 한다 해도 20년 이상을 인공관절을 넣은 채 살아야 한다. 김 교수는 “환자의 남은 인생이 한 번의 수술로 편하게 지낼 수 있다면 모르지만 아닌 경우가 더 많다”며 “수술을 최대한 늦추려면 10년 후를 내다보고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유명한 운동선수들의 주치의로 알려졌지만 그가 진료하는 환자의 절반은 50~60대 어머니 세대다. 김 교수는 국내 중년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반월상연골 후각 부위의 방사형 파열을 인공관절 삽입 대신 연골을 봉합, 자기 관절을 보존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김 교수는 “좌식생활을 하는 동양 문화권 사람들은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를 하는 자세가 많아 연골이 짓이겨지면서 찢어질 위험이 높다”며 “여성들이 자주 취하는 두 다리를 옆으로 모으고 앉는 자세는 연골 손상을 더 앞당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수많은 환자를 진료 및 치료해 본 결과 실제로 인공관절 삽입이 필요한 환자는 많지 않았다”며 “찢어진 연골을 봉합하는 치료법은 원래 관절을 보존할 수 있고 비용도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인공관절수술의 남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고백이다.
연골봉합술 시행 초기엔 해외학술지 게재를 거부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는 “초기에는 연골을 봉합한다고 해서 제대로 붙겠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점차 하나의 수술법으로 자리를 잡았고 수술결과를 국제 학술지에 게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골관절염에 걸렸다면 먼저 원인이 노화인지, 외상인지 정확히 파악한 뒤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치료는 약물요법과 근력 및 저항운동을 병행한다. 처음 한 달 정도 약을 복용하고 2개월째부터 단계적으로 복용량을 줄이며, 3개월부터 약을 끊고 운동 위주로 치료한다. 김 교수는 “무릎은 증상이 좋아졌다가 나빠지기도 하는 만큼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며 “작은 습관부터 바꾸는 게 자신의 관절을 오래 사용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형외과 슬관절 분야와 스포츠 의학 분야의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최근 5년간 2회의 대한관절경학회 우수논문상과 2회의 대한슬관절학회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또 슬관절의 반월상연골이식, 후외방인대재건술, 전방십자인대 손상의 예방 관련 15편의 논문을 해외 학술지에 게재했다. 이같은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2012년 마르퀴즈후즈후(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2011년 미국인명정보기관(ABI) 인명사전과 영국 캠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 등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모두 등재됐다.
그는 스포츠의학 연구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피츠버그대를 롤모델로 삼아 3년 안에 건국대병원내 스포츠메디컬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병원내 여러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과 의료진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현재 위치에서 성과를 꾸준히 내고 병원 의료진을 설득해 정형외과를 총망라하는 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김진구(金秦求)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약력
1990년 서울대 의대 학사
1996년 인제대 서울백병원 스포츠의학 전임의
1997~1999년 서울백병원 전임강사
1999년 인제대 대학원 의학박사
1999~2015년 2월서울백병원 정형외과 조교수
2010년 마르퀴즈후즈후 등재
2010년 서울백병원 스포츠메디컬센터 소장
2011년 1월 미국스포츠의학회저널(AJSM) 무릎관절분야 편집위원
2011년 미국인명정보기관(ABI) 등재
2011년 국제인명센터(IBC) 등재
2013년 3월~2015년 2월 인제대 서울백병원 진료부장
현직
2015년 3월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대한정형외과 학술 위원
대한스포츠의학회 이사
대한정형외과 스포츠의학회 홍보이사
대한슬관절학회 학술위원
수상내역
2005년 10월 대한관절경학회 최우수논문상
2006년 9월 일본정형외과 해외논문상
2006년 5월 대한슬관절학회 학술상
2008년 10월 대한관절경학회 최우수논문상
2009년 5월 대한슬관절학회 최우수논문상
2010년 10월 대한선수트레이너 베스트닥터상
2012년 2월 서울백병원 최우수논문상
2013년 2월 인제대 최우수학술상
2013년 3월 대한스포츠의학회 제마의학상
2014년 2월 서울백병원 최우수논문상
2014년 10월 대한슬관절학회 영문학술지 최다 피인용상
2015년 3월 대한스포츠의학회 최우수연제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