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츠버그대를 롤모델로 삼아 향후 3년내에 아시아 최고 수준의 스포츠메디컬센터를 설립하겠습니다.” 국내 스포츠의학 분야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는 김진구 전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이달 초 건국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백병원에만 25년간 몸 담았던 그가 왜 건국대병원을 새 일터로 정했는지 의료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김 교수는 19일 건국대병원 임원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앞으로의 활동 계획에 대해 밝혔다. 그는 “스포츠의학이 발전하려면 대학내 체육학과 및 기계공학과, 물리 및 재활치료사, 심리치료사, 영양사, 운동코치 등 여러 팀들의 다학제 연구가 핵심”이라며 “건국대병원은 대학 캠퍼스내 위치해 있고 기존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 분야 연구·진료 수준이 높아 스포츠의학 발전에 적합한 여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스포츠의학 선진국인 미국과 독일을 견학하며 해당 국가의 재활시스템을 국내 상황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스포츠스타들이 엄청난 수익을 거두기 때문에 재활치료 등 스포츠의학의 비용이 매우 비싼 대신 부상자를 빠른 복귀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많은 비용을 들여 스포츠의학 분야 연구 및 진료를 선도하고 있지만 여건상 국내 상황에 적용하기에는 현실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일은 미국과 반대로 스포츠의학이 1차의료 수준”이라며 “기본적인 사회 커뮤니티에서 엘리트스포츠까지 스포츠의학이 체계적으로 발전했고, 모든 국민이 저렴한 비용에 재활치료 등을 받을 수 있어 국내 상황에 적용하기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스포츠의학 연구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피츠버그대를 롤모델로 삼아 3년 안에 건국대병원내 스포츠메디컬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병원내 여러 정형외과 및 재활의학과 의료진의 도움 절실하다”며 “현재 위치에서 성과를 꾸준히 내고 병원 의료진을 설득해 정형외과를 총망라하는 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반월상연골 파열 전문가로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대신 찢어진 연골을 봉합해 자가관절을 보존한다. 처음에는 이 치료법의 논문 게재를 거부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에는 국내외에서 이 치료법을 시행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그는 “수많은 환자를 진료 및 치료해 본 결과 실제로 인공관절 삽입이 필요한 환자는 많지 않았다”며 “찢어진 연골을 봉합하는 치료법은 원래 관절을 보존할 수 있고 비용도 절감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