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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혈전제, 클로피도그렐 정체속 과반수 … 신약과 복합제 소규모 성장
  • 현정석 기자
  • 등록 2015-03-19 00:32:48
  • 수정 2015-03-30 13: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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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피도그렐 57%, 아스피린 계열 17%, 실로스타졸 11%, 기타 15% … 아스트라제네카 ‘브릴린타’ 비교 우위

노인성질환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의 중증 상태에 필수적인 항혈전제 시장이 4가지 계열 의약품이 수성과 공격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외처방을 조사하는 유비스트에 따르면 태두 격인 사노피아벤티스의 ‘플라빅스’(성분명 클로피도그렐, Clopidogrel) 및 제네릭은 처방이 정체된 가운데 여전히 과반수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후발로 2010년에 출시된 릴리·다이이찌산쿄의 ‘에피언트’(성분명 프라수그렐, prasugrel)과 2011년에 나온 아스트라제네카의 ‘브릴린타’(성분명 티카그렐러, ticagrelor), 2012년 출시된 클로피도그렐+아스피린의 복합제 매출이 점차 늘고 있지만 아직은 성장세가 기대만큼 가파르지는 못한 상황이다.

항혈전제는 혈관속 핏덩어리의 생성을 막아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해 처방된다. 60년이 넘은 와파린은 간에서 생성되는 혈액응고인자의 생산을 방해함으로써 혈액이 응고되는 것을 막는 항응고제다. 와파린은 다수의 약물과 병용이 금기되고 용량조절도 까다로워 부작용이 일어나기 쉽다. 플라빅스의 출시 이후 와파린의 처방은 줄어들었다.

2014년 항혈전제 시장 규모

현재 국내 항혈전제 시장은 클로피도그렐 57%, 아스피린 계열 17%, 실로스타졸 11%, 기타 15%로 나뉜다. 지난해 클로피도그렐 제제 시장은 2013년 대비 0.3% 상승한 1980억2600만원으로 오리지널인 플라빅스가 445억1300만원으로 1위를 지키고 있다. 다음으로 삼진제약 ‘플라리스’ 404억5900만원, 동아ST ‘플라비톨’ 251억6700만원, 종근당 ‘프리그렐’ 125억7200만원 등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저용량 아스피린 제제시장은 1.2% 줄어든 453억7600만원으로 바이엘코리아의 ‘아스피린프로텍트’가 201억3500만원으로 1위지만 전년 대비 9.7% 줄었다. 보령제약은 ‘보령아스트릭스’(구제품)와 ‘보령바이오아스트릭스’(신제품)로 전년 대비 2.5% 상승한 146억4600만원을 기록했고 한미약품의 ‘한미아스피린’은 53억9900만원을 기록했다.

실로스타졸 제제 시장은 8.3% 상승한 371억5200만원으로 오리지널인 한국오츠카제약의 ‘프레탈’(성분명 실로스타졸, Cilostazol)이 231억4100만원으로 1위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실로스탄 CR’은 54억5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33.4% 상승해 2위에 올랐고, 경동제약의 ‘로사졸’은 16억94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9% 떨어졌다.

2012년 출시된 클로피도그렐-아스피린 복합제는 50.9% 상승한 142억2500만원으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근소한 차로 제일약품의 ‘클로피린’이 80.2% 상승한 39억3400만원, 명인제약의 ‘슈퍼피린’이 83.5% 상승한 37억9400만원, CJ헬스케어의 ‘클로스원’이 44.8% 상승한 34억1800만원 등의 매출이 형성되고 있다. 플라빅스의 개발사인 사노피도 클로피도그렐-아스피린 복합제를 국내에서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임상단계다.

2011년 출시된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브릴린타는 36억5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71.4% 성장했다. 신약의 경우 대부분 3차의료기관인 종합병원에서 처방되는데 작년 3월에야 보험급여가 인정돼 올해부터 매출이 본격 상승할 전망이다. 의약품 시판허가 시점에 맞춰 병원별 약품심의(DC) 기간 내에 의약품 채택을 위한 서류신청이 지연되면서 아직은 국내 군소제품과 비슷한 매출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차별화된 약효를 갖춘 신약임을 내세워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처방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브릴린타’(시계방향으로), 사노피아벤티스의 ‘플라빅스’, 릴리·다이이찌산쿄의 ‘에피언트’, 한국오츠카제약의 ‘프레탈’

브릴린타는 사이클로펜틸 트리아졸로 피리미딘(CPTP, cyclopentyl-triazolo-pyrimidine) 계열의 새로운 약물로 화학적 특성과 작용기전이 클로피도그렐, 에피언트 등이 속한 티에노피리딘 계열 항혈전제와 다르다.
브릴린타는 아데노신 이인산염(ADP, adenosine piphosphate) 매개 수용체인 ‘P2Y12’에 대사과정 없이 직접적으로 결합해 혈소판의 활성화와 응집을 가역적으로 억제한다. 한 번 또는 두 번의 대사를 통해 활성체로 전환되는 티에노피리딘 계열의 항혈소판제와는 달리 간 대사가 필요 없어 효과 발현시간이 비교적 빠르다. 이 약은 혈소판 경로로 P2Y12 수용체를 억제해 항혈전효과를 나타내고, 아데노신 경로의 ENT-1 수송체를 억제해 아데노신 반응을 강화함으로써 추가적인 혈소판 활성화 및 응집 억제 효과, 심장보호 효과, 혈관 확장 효과 등의 추가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브릴린타와 플라빅스를 2만명이 넘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에게 3년간 투여한 PLATO(플라토) 임상연구에 따르면 브릴린타는 클로피도그렐 대비 심혈관 원인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상대위험도를 16% 낮췄다. 심혈관 사망 위험도도 21% 크게 줄였다.
또 31개국 2만1000여명 환자를 대상으로 아스피린+브릴린타를 병용 투여한 페가수스 임상에서 브릴린타는 60mg군과 90mg군 모두에서 위약군 대비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철환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ACS 환자에 대한 신선한 임상으로 브릴린타를 오래 쓰면 쓸수록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기존 항혈전제의 경우 장기간 사용할 경우 출혈 부작용 때문에 투여 기간을 줄여야 하는 한계에 봉착했다.
이철환 교수는 “굉장히 위험한 심근경색환자들에게 1년 이상 브릴린타를 투여해도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이들 환자는 콜레스테롤 및 피떡(혈전)의 축적을 지속적으로 막아햐 하기 때문에 1년 이상 투약하는 게 재발방지에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2010년 출시돼 2012년 6월 보험급여를 인정받은 릴리·다이이찌산쿄의 에피언트는 13억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54.3% 상승했지만 절대적으로 액수가 낮은 상황이다. 클로피도그렐과 브릴린타가 1일 2회 투여하는 데 비해 에피언트는 1일 1회 복용하고, 클로피도그렐(75㎎) 대비 저용량(5㎎)을 투여해도 되는 옵션이 있으며, CYP3A4 저해제와의 병용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다만 관상동맥중재시술을 실시했거나 실시할 60kg 이상, 75세 미만의 급성관상동맥증후군 환자에게만 사용될 수 있다. 임상가에서는 클로피도그렐보다는 유효성과 안전성이 다소 우위지만, 브릴린타에는 못미친다는 평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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