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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바이오 선도주라지만 거품 매출에 성장성 의문
  • 현정석 기자
  • 등록 2015-03-06 17:49:37
  • 수정 2015-03-10 22: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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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식시장 흔들릴까봐 ‘감시’ 사각지대 … 매출 정체 심화되고 후발업체 추격하면 ‘험로’ 예고

코스닥 대장주로 불리는 셀트리온이 계속 급등세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Bio similar)를 개발·생산해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회사로 시가 총액이 6조8000억원을 넘는 코스닥 2위 회사다. 엄청난 성장성으로 주식투자가들에게 어필하지만 허장성세라는 지적이 가시질 않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첨단 바이오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복제약으로 해외 각국 정부는 의료보험 재정 의약품 구입비를 절감하기 위해 관심을 갖고 육성하는 분야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를 우리나라만큼 대단한 제품으로 보는 경우가 드물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과 비슷한 제품일 뿐 오리지널을 뛰어 넘긴 역부족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생물학적 제네릭’으로 본다. 해외에서 인정받는 바이오제품은 바이오베터(Bio better)로 약효와 제형(복용 편의성)을 높여 오리지널을 뛰어넘는 제품 경쟁력이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이미 많은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해외에서도 많은 회사가 생산하고 있다. 국내서도 셀트리온 외에 삼성바이오에피스, 슈넬생명과학, 이수앱지스, 한화케미칼, LG생명과학, 동아제약 등에서도 제품을 개발 중이고 속속 완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결국 국내사들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판로확보를 위한 해외 파트너와의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셀트리온의 판매 전담 자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회사 규모가 작아 의약품을 주로 채택해주는 세계 각국의 종양전문의를 폭넓게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현지법인 판매사를 만들기엔 힘이 부쳐 현재로서는 현지파트너와 다각적인 제휴를 맺고 있다.
이를 통해 일견 해외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초도 물량을 넘겨 쌓인 재고를 해소하는 데 큰 힘을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지역 유통파트너로 먼디파마, 컨파마, 바이오가랑 등 3개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자가 바이오시밀러 생산업체인 호스피라를 인수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바이오업체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형성된 가운데 오히려 셀트리온에 대한 시각은 싸늘해졌다.
가장 큰 이유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거래관계다. 셀트리온은 생산한 의약품 대부분을 관계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로 넘겨 매출을 잡는데, 헬스케어는 이를 대부분 팔지 못하고 재고로 쌓아두며 적자가 쌓인 상태다.
셀트리온에서 생산해 판매액으로 잡힌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램시마 재고는 2013년말 기준으로 9316억원이다. 유럽 3개사에 넘긴 초도물량이 2000억원이고 총 5000억원 가량이 판매 예정으로 잡혀 있다. 회사 측은 나머지 부분도 6개월 가량이면 처리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셀트리온도 매년 부채가 늘어 작년 6월 기준으로 9841억원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장영섭)는 지난해 5월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고발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을 약식 기소해 3억원의 벌금형을 처분했다. 같은 혐의로 김 모 셀트리온 수석 부사장과 이모 주주동호회 회장, 셀트리온 등 관련 법인 4곳에 대해서도 함께 약식재판을 청구해 총 13억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당시 법조계에는 벌금형은 1000만원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인데 벌금으로 13억원을 매길 사안이라면 정식 재판이 진행됐어야 했다는 반응이 일었으나 이내 잠잠해졌다. 이 벌금은 작년 상반기에 이미 완납됐으나, 이에 대해 제대로 지적한 언론은 거의 전무했다. 

서정진 회장은 2010년 한 라디오 강연 프로그램에서 “바이오·제약에 별다른 전문가가 있는 게 아니더라. 공부하고 도전정신을 갖고 나서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강한 성취의욕의 표출이겠지만 의약품을 공산품 수준의 시각으로 보는 자세가 역력했다.

셀트리온은 언론 플레이에 능하다. 친숙한 경제지를 집중 공략해 주가관리에 신경쓰는 모습을 보여 홀대받는 여타 매체들로부터 원성을 사기도 한다. 의료계 인사들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영업사원들도 의료계에 제품을 디테일하기보다 주식 얘기를 하는 경우가 더 많아 셀트리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형성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수 년 내 27조원에 달하는 전세계 항체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시장에서 최소 1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기대하고 있다. 전세계 시장 규모가 6조원인 허셉틴과 7조원인 리툭산의 바이오복제약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1991년 설립된 동양연구화학이 2001년 오알켐으로 상호가 변경됐다가 2008년 서 회장이 세운 셀트리온과 합병하면서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200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으며, 2010년 최대주주였던 셀트리온헬스케어로부터 인적분할해 신규 설립된 셀트리온홀딩스가 주식 전량을 승계하면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됐다. 현재 9개의 국내 계열사와 4개의 해외 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만 코스닥 상장사다. 셀트리온홀딩스가 상장사가 아니어서 일반인들이 이 회사의 경영 실태를 파악하긴 어렵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이미 코스닥시장의 공룡이 돼버렸다”며 “2006년 이전까지 전성기를 누린 황우석 박사를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셀트리온에 문제가 생기면 코스닥 시장이 흔들리고 창조경제를 내세운 현 정부의 간판이 무색할 정도로 국민적인 파장이 커 기획재정부나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급변 사태를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주가 조작과 회계상 불투명함에 대한 의심 등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버틸 수 있는 건 코스닥 대장주와 바이오 선도주라는 명색 때문”이라며 “셀트리온이 흔들리면 바이오 업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어 별일 없이 잘 나가주기만 바라는 게 업계의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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