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병원이 최근 국산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및 의약품의 해외수출 기반을 마련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차영주 중앙대병원 혈청검체은행장(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아프리카 토고공화국 퀘시 아후메이 주누 총리의 초청으로 지난 5일 토고 국립에이즈연구소가 주관하는 전자동 핵산증폭검사기 기증식 및 시연회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중앙대병원 혈청검체은행이 토고 국립 HIV/STD(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및 성매개질환) 중앙연구소에 국내 기술로 개발된 바이오니아의 전자동 핵산증폭검사기(상품명 ExiStation)를 기증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됐다.
토고 정부는 기증받은 핵산증폭검사기에 사용되는 한국산 체외진단용 의약품을 구입하기 위해 30만달러의 예산을 책정 및 집행하기로 약속했다.
중앙대병원 혈청검체은행과 토고 보건부 산하 국립 에이즈퇴치프로그램위원회는 2013년 1월 학술교류 및 생물자원 교환을 위한 상호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해 7월엔 토고로부터 국내외적으로 희귀한 HIV-2 양성 혈액 연구소재를 기증받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되는 국가표준품 제조에 사용될 예정이다.
현재 세계 각국이 자원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인체자원은 여전히 국가간 이동이 제한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토고 정부의 혈액 연구소재 기증은 희귀 인체자원 확보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차영주 중앙대병원 혈청검체은행장은 “혈액은 귀중한 인체자원으로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개발의 필수 요소인 만큼 토고와의 희귀 인체자원 수집 네트워크 구축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희귀 인체자원의 경제적 가치 창출은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할 것이므로 지속적인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체자원의 경제적 가치는 일반적인 경제 논리로 계산할 수 없는 만큼 상업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공공성 차원에서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대병원 혈청검체은행은 2010년부터 미래창조과학부의 연구소재 지원 사업 중 하나로 운영돼왔다. 국제적 수준의 체외진단용 의약품 개발, 임상시험, 품질관리 등을 목표로 연구자·개발자·산업체에게 필요한 연구소재를 제공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 개발된 체외진단용 의료기기 및 의약품 수출 기반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