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은 최근 혈관종클리닉을 개설하고 진료에 들어갔다고 16일 밝혔다. 새 클리닉은 성형외과·이비인후과·영상의학과·안과·피부과 등 5개 진료과 8명의 전문 의료진으로 이뤄진 협진 체계를 구축했다.
혈관종은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뭉쳐있는 상태로 국내 영·유아의 1~2%에서 발견된다. 남아보다 여아에서 발병률이 3배 정도 높다. 유전 및 바이러스감염이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보통 생후 9개월까지 빠르게 자라다가 12개월 이후부터 4살까지 색이 옅어지며 크기가 작아진다. 출혈, 궤양, 감염, 심부전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혈관종이 눈 주위에 생기면 시력저하 및 약시, 기도 부근에 발생하면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 두피에 생긴 혈관종은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약물치료와 수술을 병행하게 된다. 혈관종 크기가 작을수록 수술 결과가 좋기 때문에 일정 기간 자연 경과를 관찰한 뒤 수술시기를 결정한다.
혈관종으로 오인하기 쉬운 혈관기형은 혈관의 기형적 증식을 특징으로 하는 선천성질환으로 청소년기에 주로 발생한다. 자연치유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주로 두경부에 발생해 구강·인두·후두 등에 영향을 줘 삼키고 말하며 숨쉬는 기능에 치명적인 장애를 줄 수 있다. 또 타인의 눈에 쉽게 노출되는 얼굴과 목에 자주 발생해 미용적으로 고통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혈관기형은 피부를 통해 종괴 내부에 경화제를 주입하는 경화요법, 수술 등으로 치료한다. 혈관종 부위와 크기, 환자의 나이 등을 고려해 다양한 치료법이 적용될 수 있다.
이원재 세브란스병원 혈관종클리닉 성형외과 교수는 “혈관종과 혈관기형은 정확한 진단이 쉽지 않아 전문가의 경험과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며 “환자 나이와 질환 특징 등을 고려해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진료과간 긴밀한 협진 체계를 통해 두 질환에 대한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