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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장의 신성장 동력 ‘바이오시밀러’ … 자본 풍부한 기업 최후의 승자 되나
  • 정종우 기자
  • 등록 2015-02-01 12:25:06
  • 수정 2021-06-10 18:5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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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마감 시한 다가와 복제품이 시장 50% 점유 예상 … 삼성 등 대기업 진출, 기대보다 시장 작아
바이오시밀러는 세포의 생물학적 반응을 이용해 만든 복제약으로 합성의약품보다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다.
의약품은 제조방식에 따라 화학반응으로 제조되는 합성의약품과 세포의 생물학적 반응을 이용한 바이오의약품으로 구분한다. 둘 다 새로운 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기 때문에 최근에는 복제약이 각광받고 있다. 오리지널 합성의약품 및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은 각각 제네릭(Generic)과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로 부른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이다. 살아있는 세포를 이용해 단백질을 추출하고 의약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세포, 배양조건, 정제법에 따라 효능이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임상시험을 통해 오리지널과 동등성을 증명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표적 특이적(Target Specific) 특성을 가져 합성의약품보다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다. 

이미 만들어진 약을 복제한다는 점에서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는 유사하지만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제조과정과 허가절차가 다르다. 합성의약품은 합성물질이나 제조법이 원래 제품과 달라도 최종 결과물만 같으면 생물학적으로 동등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제네릭 의약품은 임상시험 없이 약식 허가만으로 개발할 수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제조과정에 따라 최종 결과물이 다를 수 있다. 심지어 같은 과정이라도 누가 언제 만들었느냐에 따라 다른 제품이 나온다. 살아있는 세포의 생물학적 반응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제조설비와 방법 면에서 합성의약품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제네릭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은 오리지널 의약품과 완전히 같은 제품을 만들기 어렵다. 따라서 임상시험을 통해 오리지널와 동등함을 증명해야 한다.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려면 전임상, 임상1상, 임상2상, 임상3상 등을 통해 약 10년의 시간과 1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든다. 이에 비해 바이오시밀러는 시간과 비용이 가장 많이 투자되는 임상2상을 생략하고 임상3상도 단축할 수 있다. 제품의 가격을 기존 제품보다 50~70% 줄일 수 있다.

1980년대부터 본격 형성된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12년부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기존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점차 다가왔기 때문이다. 전체 의약품 시장 중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7%로 추산되지만 점차 늘어 몇 년 안에 50% 이상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특정 질환에 대한 효과도 높게 나타난다. 바이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비중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바이오의약품시장에 뛰어들면서 큰 파장을 불러왔다. 당시 바이오업계 시각은 긍정적이었다.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산업에 진출하면서 중소기업들이 겪었던 국내 시장 규모의 한계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였다.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외에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2012년 2월 미국 바이오젠아이덱과 합작해 별도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출범시켰다. 자본금은 약 3300억원이었다. 이어 2013년 2월 세계적 제약사인 미국 머크와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개발 및 마케팅 제휴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가장 많은 품목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며 개발 속도도 가장 빠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유럽의약국(EMA)에 화이자의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엔브렐’을 복제한 ‘SB4‘ 판매 허가 신청을 냈다. EMA는 관련 서류 검토를 마치고 본격적인 심사에 착수했다. 삼성은 10여개 국가에서 임상시험을 실시했으며 지난해 10월 유럽에서 판매되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SB4의 효능 및 안전성에 대한 동등성을 증명했다. 

SB4 외에 유방암치료제 ‘허셉틴’,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SB3’, ‘SB2’, ‘SB5’ 모두 임상3상 중이다. 

삼성그룹은 전 계열사에 걸친 사업 구조조정과 감원, 비주력 사업 매각 등 긴축재정을 실시하면서도 바이오 사업에는 인력과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후발주자임에도 막강한 자금력으로 선두주자와의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초기 임직원 수는 약 20명이었지만 꾸준한 인력 확충으로 2013년 500여명, 지난해 말엔 600명을 넘어섰다. 에픽스도 2013년 200여명에서 지난해 말 350여명까지 직원이 늘어났다. 올해도 꾸준히 연구인력 영입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은 우수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내부 조직 인사와 신입사원 및 경력사원 모집으로 직원 수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2002년 2월 설립된 셀트리온은 첨단 생명공학 기술과 동물세포 대량 배양기술을 이용해 관절염치료제, 항암제 등 각종 치료용 생물 의약품을 연구·개발·생산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합작 회사로 선진국 수준의 대규모 설비를 갖췄다. 

지난해 1월 유방암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허셉틴은 로슈의 제품으로 연 매출 약 63억달러(6조 7000억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허쥬마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로는 최초로 글로벌 임상부터 허가까지 받은 유일한 제품이다.
레미케이드의 시밀러인 ‘램시마’도 2002년 한국을 시작으로 유럽,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에서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허쥬마와 램시마의 전세계 시장 규모는 약 15조원으로 추산한다. 두 제품 외에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도 임상 준비 중이다.

셀트리온의 장점은 폭넓고 다양한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것이다. 최근 충북 청주에 약 150억원을 투자한 오창공장 준공식을 열고 생산 시설을 늘렸다. 연간 100억 규모의 화학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으며 3월부터 본격 가동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는 삼성, 셀트리온을 비롯해서 전통적 국내 제약사들도 참여해 경쟁이 뜨겁다. 하지만 시장의 확장 추세가 기대치보다 더뎌 제약사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결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자본 경쟁의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대규모 시설 투자에 힘입은 대량 생산으로 적절한 원가를 확보하는 기업이 최후의 승자로 남을 것으로 예상한다. 

바이오베터 의약품은 세포 독성을 갖는 합성의약품을 항체에 접합한 융합 개념의 의약품이다.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한번 더 개량한 것으로 ‘슈퍼 바이오시밀러’로 불린다. 효능, 투여 횟수 등을 차별화해 특허권을 회피할 수 있어 높은 시장 경쟁력을 가진다.

셀트리온은 인플루엔자·광견병·B형간염 바이러스 환자 치료를 위한 항체 신약을 개발 중이다.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인 항체신약 종합독감치료제 ‘CT-P27‘은 이미 임상1상과 글로벌 임상2A를 성공리에 끝냈다. 삼성은 바이오베터 개발과 관련, 아직 뚜렷한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가격경쟁력으로 승부하는 바이오시밀러와 높은 부가가치를 확보할 수 있는 바이오베터가 성장의 양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미래창조과학부도 지난 28일 ‘2015년 업무계획’을 통해 바이오의약품을 비롯한 바이오헬스 신기술 분야에 2017년까지 약 2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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