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30일 최근 불거진 박태환 선수의 도핑테스트 양성반응 사건과 관련해 운동선수를 치료할 때 약물 사용에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최근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실시한 금지약물검사에서 박 씨는 양성반응을 나타냈다. 테스토스테론이 함유된 주사제를 맞은 게 화근이었다. 이 약물은 WADA 등이 금지약물로 지정하고 있다.
의협은 “도핑과 관련해 세계반도핑 규약은 운동선수에게 엄격한 책임을 지우고 있다(The Rule of Strict Liability)”며 “운동선수는 의료인에게 자신이 선수임을 밝히고 금지약물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선수임을 알리지 않은 채 금지약물을 처방받으면 의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또 “선수가 자신이 운동선수이고 금지약물 투여가 금지된다는 사실을 알렸는데도 의사가 고의 또는 과실로 약물을 처방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추궁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운동선수에게 약물을 처방할 땐 한국도핑방지위원회 홈페이지(http://www.kada-ad.or.kr)에서 금지약물 목록을 검색해 확인해야 한다.
치료 목적으로 부득이 금지약물을 사용해야 할 경우 치료목적사용면책(Therapeutic Use Exemption, TUE) 조항에 따라 신청 및 승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부상이나 급성질환으로 응급조치가 불가피할 땐 선 치료, 후 신청이 가능하다.
또 TUE 승인을 받았더라도 특정 내인성 호르몬의 분비량을 증가시키는 것은 치료 목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 단체는 “특히 감기약은 다수의 제품이 금지약물을 포함하고 있다”며 “운동선수는 반드시 진료 전 금지약물을 사용할 수 없음을 밝힌 후 대체약물을 복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현영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박태환 선수의 도핑 파동과 관련해 의협은 약물이 성적 향상 및 유지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분명히 반대한다”며 “다만 선수 치료를 위해 부득이한 경우나 부상 등 응급상황에서는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승인받은 뒤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