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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국산 수두백신, 맞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 현정석 기자
  • 등록 2015-01-20 14:22:29
  • 수정 2015-01-22 1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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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 예방효과 낮은 것으로 판명 … 균주 선택, 약독화 과정, 백신 평가방법 등에서 문제점 지적돼

녹십자의 수두백신 ‘수두박스’

국산 수두백신이 실질적 예방효과도 적다는 최근 언론보도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식약처는 2007~2008년 수두백신의 예방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국내 수두백신의 유용성 평가 결과, 항체생성률은 약 77~8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미국산 제품의 항체생성률도 77~78%로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미국내에서도 높은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11~17%에서 수두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많은 경우 40%까지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부 언론은 2012년에 이뤄진 국산 수두백신 효과에 대한 용역연구 결과 항체생성률은 외국산과 큰 차이가 없으나 실질적인 수두예방률은 외국산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012년의 경우 수두예방접종은 51만9000건으로 만 3세 접종률은 97.8%에 달했지만 2006∼2009년에는 한 해 20만명이 넘는 수두환자가 진료를 받았고, 이후에도 매년 17만명 이상의 수두환자가 병원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2005년 수두 접종률은 73%에서 2011년 97%으로 높아졌지만 수두환자(법정감염병 감시체계 신고건수)는 2006년 1만1027명에서 2012년 3만6249명으로 오히려 3배가 늘었다.  이에 따라 수두백신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2년 식약처가 서울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16개 의료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수두백신 효과평가 임상시험 기획연구’ 결과 국산 수두백신 제품에 미심쩍은 부분이 지적됐다.

연구진은 백신효과가 떨어지는 이유로 우선 1990년대 국산 백신이 허가될 당시에는 현재 백신들이 적용받는 임상시험 기준을 적용하지 않았고, 면역형성 능력을 측정하는 방법도 현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방식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세포가 다른 나라에서 백신 생산에 사용된 적이 없는 세포라는 점도 제시했다. 녹십자의 ‘수두박스’의 경우 목암생명공학연구소에서 개발한 ‘목암주’를 항원으로 사용했다. 이에 비해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외국산 수두백신은  5가지 계통군(clade)으로 이뤄진 수두바이러스 균주를 사용하고 있다. 1번 및 3번 계통군은 유럽과 북미지역 균주, 2번 계통군은 아시아인 균주(일본), 5번은 인도 균주로 분류된다. 4번 계통군은 유럽에서 유래됐지만 지역적 기원은 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약독화(弱毒化)하는 과정이 다른 백신 제품에 비해 지나쳐 효과가 떨어진다는 추정도 했다.

한 외국계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에 유통중인 수두백신의 항체역가(PFU, plaque-forming units)는 국산의 경우 1400 안팎인 반면 수입산은 2만 정도로 차이가 난다는 학술연구자료가 나와 있다”며 “1400을 2000선으로 끌어올리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유효성 면에서 효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식약처 관계자는 “20년 전 기준이라 무리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적법한 허가를 거쳐 유통 중인 수두백신인 만큼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수두는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반드시 접종해야 하는 국가예방접종대상으로 분류돼 있다. 수두는 수두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에 의해 일어나며 발열, 오한, 위약감 등 전신증상과 피부발진이 나타난다. 몸통에 주로 발진이 생기며 피부표면에만 나타나며 긁지만 않으면 흉터가 지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가벼운 편에 속한다. 잠복해 있다가 성인이 된 후 대상포진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에 비해 과거에 유행했던 두창(천연두)은 두창바이러스(smallpox virus)에 의해 일어나며 피부발진이 얼굴과 사지에 심하게 나타나며 손바닥과 발바닥에도 드물게 생기고 피부 깊속이 박혀 나은 후에도 단단한 흉터가 잡힌다.

식약처는 수두백신의 유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평가시험법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녹십자도 수두백신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학계 일각에서는 5개나 되는 계통군(clade)으로 이뤄진 수두바이러스는 변종이 생기기 쉬워 백신의 유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가설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녹십자는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의 2015~2016년 공급분 수두백신 입찰에서 약 7500만달러(약 810억원) 규모의 수두백신 입찰 전량을 수주했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중남미 국가의 국가확대예방접종계획 확대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수두백신은 현재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상태”라고 밝혔다.

SK케미칼은 대상포진백신을 개발 중이다. 세포배양 백신으로 3상 임상을 진행 중이어서 올 상반기쯤 출시될 예정이다.

수두백신은 국내사 4곳, 외자사 2곳이 생산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50만 바이알 정도 규모로 녹십자(수두박스)가 60% 가량인 30만 바이알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백신(바리셀라코박스)·엠에스디(MSD, 바리박스)·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바릴릭스)·보령바이오파마(바리엘백신) 등이 나머지 40%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MSD와 GSK는 국산백신보다 높은 납품가격에 비해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작년부터 판매중단 상태다. MSD는 수두균주를 변형시킨 제제로 성인용 대상포진 예방백신를 내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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