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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젊은 피, 경영권 승계 순조로운가
  • 현정석 기자
  • 등록 2015-01-06 19:10:18
  • 수정 2015-01-09 11:4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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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베이트영업·부동산투자 위주에서 신약개발·해외수출로 선순환 가능할까

재산권 넘기기기에 급급하지 말고 인재경영에 중심 둬야

윤재승 대웅 회장(왼쪽부터), 허은철 녹십자 사장,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

이륙하려던 여객기에서 사무장을 내쫓은 초유의 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대한항공의 족벌 체제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산업 연륜이 긴 제약업계엔 이미 3대째 경영 승계가 이뤄지고 있다.

제약업계는 1990년대 중반부터 2·3세 경영 승계가 시동을 걸었고 최근 1~2년새 내홍을 겪으며 체제가 굳혀진 곳도 있고, 향후 1~2년이 승계의 고비가 되는 회사도 있다.

2·3세 승계로 젊은 피가 수혈되면 그동안 관행적인 리베이트 위주의 영업방식과 부동산 투자 위주의 이윤 추구 경영이 바뀌며 신약개발과 해외수출 등에 매진하는 제약회사다운 면모를 보일지 업계 관계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아제약은 2014년 3월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으로 임명된 강정석 사장이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의 주식을 모두 증여받으며 3세 경영체제를 완료했다.
강 사장은 1989년 동아제약에 입사했으며 2005년 영업본부장, 2007년 동아제약 영업 마케팅 담당 부사장, 연구·개발 분야 총괄책임자 등을 맡으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강정석 사장 및 특수관계인 25인이 동아제약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인 동아쏘시오홀딩스 주식 71만6740주(15.99%)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0월초까지 한미약품과 그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가 각각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 8.29%, 동아ST 지분을 8.71%을 보유해 경영권을 위협했으나 같은 해 10월말에 동아ST지분을 8.71%에서 6.65%로 줄여 한숨을 돌린 상태다. 하지만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주식은 그대로 있어 양사간 신경전이 물밑에서 첨예하다. 한미약품은 2007년 1월 당시 동아제약 지분을 5% 이상 취득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고 그동안 주식을 단 한주도 팔지 않았다. 

녹십자는 고 허영섭 회장의 차남 허은철 녹십자 사장과 삼남 허용준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이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다. 장남인 허 사장은 2009년 고 회장 타계 이후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13년 11월 기획조정실을 신설해 기획조정실장에 올랐다.  허 사장은 올해부터 사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현재 고 허영섭 회장의 동생이자 허은철 사장의 숙부인 허일섭 회장과 부인, 자녀들이 녹십자홀딩스 지분 12.27%를 보유해 최대 주주를 이루고 있다.
고 허 회장의 장남인 허성수 씨가 경영에서 배제된 가운데 허일섭 회장이 허은철 사장 쪽으로 자연스럽게 경영권을 승계하거나, 고 허 회장의 유지대로 사회환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윤영환 회장의 3남 윤재승 부회장을 지주사 대웅의 신임 회장으로 선임해 2세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검사 출신인 윤 신임 회장은 1995년 대웅제약에 입사해 14년간 대웅제약 사장을 지내다 2009년 물러났으나 3년 만인 2012년 6월, 대웅제약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형인 윤재훈 부회장이 3년간 경영을 맡았으나 매출이 줄어들자 다시 윤재승 체제로 전환했고, 예상대로 매출이 상승했다.
항간에는 형제간 경쟁에서 윤재훈과 그 여동생인 윤영 씨가 윤 회장을 낙마시키기 위해 검찰에 비자금 조성으로 고발했으나 역으로 리베이트 관련으로 조사를 받자 아버지인 윤영환 회장이 윤재승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로 결심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일동제약 3세 경영인 윤웅섭 사장도 경영 전면에 나섰다. 2005년 일동제약 상무로 입사한 윤 사장은 2011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지난해 4월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후 올 3월 사장으로 승진하며 일동제약을 이끌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주총에서 녹십자와 M&A의 문제로 지주사 전환을 시도했으나 녹십자의 반대로 지주사 분할에 실패했다. 올해 주총에서도 지주사 전환 안건을 상정할지, 이럴 경우 녹십자가 저지할지, 이에 따라 경영권을 제대로 승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보령제약 김은선 회장은 1982년 보령제약에 입사해 계열사인 킴스컴 대표이사와 보령그룹 회장 비서실장 등을 거쳐 2001년도 부회장에 이어 2009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동화약품은 경희대 의대 신경정신과 주임교수 출신인 윤도준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했지만 최근 리베이트와 관련해 혹독한 시련기를 겪고 있다.

태준제약은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에서 면역학 전공으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준엽 대표이사가 2009년 부사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중이다.이 회사는 2008년 8월 의과대학 교수 출신의 주상언 사장을 영입했지만 2010년 사임했고 2009년 5월 사장 자리에 오른 이춘복 사장은 취임 후 1년 6개월 만인 2010년 11월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2013년 1월에는 한미약품 임선민 사장을 영업부 총괄 사장으로 임명했지만 이직 1년 여 만에 퇴사했다. 권석윤 사장은 2012년 입사해 3년간 근무하다 지난 12월 퇴임했다. 이회사의 자회사인 아큐젠은 초대 사장에 쉐링 출신의 손명환 사장을 영입했지만 1년 6개월, 옥우석 사장이 3개월, 2008년 백정기 사장이 2년 만에 사임했다.

한 중소 제약회사의 아들은 지방영업소장으로 발령받은 뒤 직원들에게 줘야하는 일비를 착복해 물의를 빚어 업계의 지탄을 받기도 했다.

업계의 관계자는 “경영을 물려주는 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과는 다르다”며 “회사 전체를 끌고 나갈 인재에게 경영권이 이양돼야지 재산권의 개념으로 상속하는 현재의 경영 형태로는 제약업계에 산적한 난제를 뚫고 발전을 이루는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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