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베이트 300만원 이상 받은 의사 면허정지 위기 … CMG제약 15억원 제공, 고려대 안산병원에 7개 제약사 연루
국세청이 제약사들이 의사들에게 상품권을 돌린 내역을 조사하면서 300만원 수수 의사들은 면허정지를 우려하며 부들부들 떨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제약사로부터 300만원 이하 리베이트 수수 의혹이 있는 의사 2000여 명에게 행정처분 사전 고지를 이달 초 발송한데 이어 300만원 이상 수수자에게도 조만간 통보할 예정이어서 의·제약계에 비상이 걸렸다. 제약사로부터 300만원 이상 금품을 받은 의사가 소명하지 못할 경우 면허정지까지 받게 된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300만원 이상~500만원 이하 금품수수자는 1차 2개월, 2차 4개월, 3~4차 12개월의 면허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 500만원 이상~1000만원 이하는 1차는 4개월, 2차 6개월, 3~4차는 12개월 동안 면허가 정지된다.
전국의사협회와 전국의사총연합은 제약사를 상대로 집단소송 등 법적 대응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에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사건이 더 커지지 않게 하기 위해 최근 국세청이 조사에 들어간 상품권 내역을 소명하지 않고 38%의 세금을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국세청이 상품권 사용처에 대해 조사한 것은 이번이 업계 처음으로 수십억원 이상의 세금폭탄을 피할 방법이 없다.
문제는 올해 2월 신풍제약의 사례처럼 전혀 거래가 없는 제약사들로부터 리베이트를 수수한 것으로 통보되는 경우다. 의협과 전의총은 개별대응이 아닌 단체대응으로 맞서 리베이트 배달사고나 비자금 형성을 위한 사안으로 밝혀질 경우 거세게 대항할 태세다.
올해 CMG제약이 2010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379개 병·의원 의·약사들에게 15억6000만원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고 동화약품은 50억7000만 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고려대 안산병원과 순천의 모 의원의 리베이트 수수건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의 경우 외자사 한 곳을 포함한 7개 회사가 조사대상에 올라 있고 전남 순천의 의원은 10개사가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 공중보건의까지 리베이트를 수수한 사건도 발생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공중보건의 두 명은 각각 3000만원과 46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지난해 상장사들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전체상장사 중 접대비 지출 상위에 오른 회사 중 이연제약은 46억2200만원으로 제약업계 1위를 차지했다. 명문제약이 33억6700만원으로 2위, 경동제약은 30억100만원으로 3위였다. 녹십자, 한미약품 등도 약 24억원을 지출했다. 안국약품, 삼진제약, 유유제약, 삼성제약 등 중소제약사들도 전체 30위 내에 들었다. ‘리베이트·투아웃제’ 시행 이후 국내 30위 미만 영세 업체의 제품 점유율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어 이와 관련이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제도 시행 이후 국내 30위 미만 영세 업체 점유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리베이트 규제가 본격화된 2009년 이후 국내 상위 업체의 점유율은 5년 동안 7%p 이상 떨어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