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71개월 소아를 대상으로 하는 영유아 건강검진이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한 영유아 건강검진 실태조사도 엉터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목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6일 열린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영유아 건강검진은 문진 및 진찰, 신체계측, 건강교육, 발달평가로 이뤄진다”며 “최근 실시한 실태 조사결과 이같은 검진 과정에 소요된 시간이 5분 미만은 36.6%, 5~10분은 41.7%로 전체 응답자의 약 80%가 10분 미만이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검진항목 중 ‘건강교육’만 해도 1차 검진의 경우 안전사고 예방, 영양, 수면 등 많은 교육 항목이 있다. 여기에 10분 미만이 소요되는 것은 검진이 형식적으로 이뤄졌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검진시간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또 판정 이상소견으로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응답자 중 42.5%가 건강검진 판정결과와 진료결과가 달랐다고 답변했다.
건강검진에 불만족하는 또다른 이유로는 의료진의 무성의한 검진 태도가 꼽혔다. 실제로 구강검진의 경우 7.1%가 치과전문의가 아닌 간호사, 치위생사 등에게 검진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영유아 검강검진 수검률도 문제로 지적됐다. 건보공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수검률은 2007년 36.7%에서 63.8%로 높아졌지만 전체 대상자인 324만6000명의 3분의 2 수준에도 못 미친다. 게다가 7차까지 모든 차수를 완료한 비율은 6.8%에 불과했다.
이 의원은 “수검율 제고가 시급한 문제이므로 건강검진 기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공휴일 검진기관을 늘리고 야간에도 검진받을 수 있도록 추가적인 지원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영유아검사에 총체적인 문제가 있는데도 건보공단은 엉터리 설문조사에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건보공단이 실시한 영유아 건강검진 만족도조사에서 응답자의 84%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의원이 자체적으로 다시 만족도를 조사하자 26.3%만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이 의원은 “건보공단으로부터 영유아 보호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원시자료(Raw Data)를 제출받아 확인해 본 결과 집계된 만족도는 엉터리였음이 밝혀졌다”며 “당시 조사에서 ‘보통’이라고 평가한 42.3%를 만족한다는 응답에 편입시킨 것으로 확인돼 결국 만족한다는 평가는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2011년 실시한 영유아 건강검진 모니터링에서도 ‘그저 그렇다’(2013년의 ‘보통’에 해당)의 비중을 만족하는 것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당시와 비교하기 위해 지난해 조사에서도 같은 방식을 취했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이 의원은 “결국 건보공단은 영유아 건강검진에 대한 일반국민의 만족도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제도개선에 헛물만 킨 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