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매환자 수는 2009년 21만7000명에서 2013년 40만5000명으로 두 배 가량 늘었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2년 전 정부가 치매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한 치매관리법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3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치매관리법 제10조 제2항 제1호 소정의 ‘치매환자의 관리에 관한 표준지침의 연구’는 법률로 규정된 의무사항인데도 구분·관리는 커녕 실시된 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또 치매관리법 제10조 제3항의 학계·연구기관 및 산업체간 공동연구사업도 실시되지 않아 ‘우선지원의무’를 이행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치매치료제의 신약개발 실패율은 99.6%(암치료제 개발실패율 81%)에 달하므로 민간업체의 단독 연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복지부의 치매 관련 공동연구 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치매 연구를 포함하는 뇌 연구 예산의 경우 미국은 보건예산의 18%, 영국은 20%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 생명공학 예산의 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치매는 암보다 건강 및 사회적 비용이 두 배 이상 더 소요된다. 하지만 2009~2013년 동안 치매 관련 연구개발(R&D)에 대한 총 지원액은 689억원으로 지난해 1년 동안의 암 관련 R&D 지원액인 814억원에도 못미쳤다. 지난해의 경우 치매 관련 연구개발 지원액은 176억원으로 국가연구개발 총예산의 0.1%, 복지부 R&D 총예산의 4.1%에 불과했다.

양 의원은 복지부에게 치매관리법의 연구의무를 준수하고, 치매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개발 계획 및 투자 전략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미국은 국립보건연구원 산하에 국립노화연구소를 두고 치매관련 연구를 기획·조정·수행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노동후생성 산하 국립정신·신경의료연구센터,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 국립장수과학연구소 등을 통해 치매연구사업을 진행 중이다. 양 의원은 “노화·노인병 등을 전담하는 국가 차원의 연구협의체를 설립·구성하고, 치매 연구사업 수행기관의 연구 조정·연계기능을 강화해 치매 관련 연구개발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