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뒤 2억도즈 돌파 예상 … 올해 수출액 400억 넘을 전망
누적생산량 1억도즈를 넘어선 녹십자의 독감백신 ‘지씨플루 프리필드 시린지 주’
녹십자는 2009년 이후 지난 달초까지 독감백신 누적 생산량이 1억도즈를 돌파했다고 13일 밝혔다. 누적 생산량 1억도즈는 녹십자의 독감백신 1회 접종량을 미리 주사기에 채워놓은 제품인 ‘지씨플루 프리필드 시린지 주’(길이 약 8.5㎝ 기준)를 일렬로 늘어 놓으면 경부고속도로(416㎞)를 10차례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수직으로 쌓으면 에베레스트산을 960개를 포개놓은 높이와 같다.
이 회사는 지난 몇 년간 국내 유일 독감백신 생산시설이라는 독보적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이 같은 성과를 올렸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세계 4번째로 세계보건기구(WHO)의 독감백신 사전적격인증(PQ, pre-qualification)을 획득한 것은 해외에서 입찰 물량을 대거 확보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녹십자는 중남미 30여개 국가에 독감백신을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독감백신 수출액은 280억원에 달했다. 수출을 처음 시작한 2010년 수출액 대비 5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상승세가 이어져 올해 독감백신 수출고는 4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녹십자는 4년 후인 2018년에 독감백신 누적생산량이 2억도즈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2024년에는 5억도즈를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사장에 취임하면서부터 줄곧 수출 중심의 성장을 강조해온 조순태 녹십자 사장의 경영방침이 녹십자를 글로벌 제약사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독감백신 개발 역량을 강화해 1회 접종으로 4종류의 독감 바이러스의 면역력을 얻을 수 있는 4가 독감백신을 개발 중이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독감 백신은 3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3가 백신이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60년 전통의 유정란 배양 방식과 세포배양 기술을 이용한 4가 독감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유정란 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은 지난달 말에 허가 직전 단계인 임상 3상에 돌입했고, 세포배양 기술을 이용한 독감백신은 내년 초에 임상 3상에 착수할 예정이다.
그동안 운영해온 유정란 배양 방식과 판데믹(광범위한 전염병 대유행) 및 조류독감(AI) 창궐 등에 대비한 세포배양 방식의 백신 개발을 병행한다는 복안이다. 이 회사는 이 같은 차세대 독감백신 개발로 4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독감백신 누적 생산량 중 4분의 1정도는 수출을 통해 판매됐고, 수출 비중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며 “중남미국가들의 예방접종확대계획(EPI, Extended Programmeon Immunization)의 확대로 내년에도 독감백신 수출 물량이 늘어나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