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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성출혈열 예방백신 ‘한타박스’ 24년간 약효 검증 안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10-07 10:53:07
  • 수정 2014-11-11 15:4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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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0년 허가 후 제3상 유효성 검증 실패 … 환자 16.5%, 예방백신 접종해도 감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유행성출혈열 예방백신이 24년간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유행성출혈열(신증후군출혈열)의 예방백신인 ‘한타박스(녹십자)’가 24년간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 사용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국내 최초의 신약으로 알려진 한타박스는 1990년 한국군 10만명을 대상으로 제3상 임상시험을 실시하는 조건으로 허가됐지만 이번 국정감사 결과 아직 유효성을 검증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증후군출혈열은 제3군 법정전염병으로 수십년 전부터 남·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서 발병했다. 전세계에서 매년 약 50만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 중 4~7%가 사망한다.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국내 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261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18명이 사망(군인 2명 포함)했다. 전체 환자 중 193명(16.5%)은 예방백신을 접종했는데도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167명은 백신 접종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양 의원실에 따르면 식약처(당시 식약청)는 2000년에도 중앙약사심의위원회·예방접종심의위원회·국립보건원 등과 전문가회의를 열어 백신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제조사에게 허가 당시 부여된 조건부허가를 이행토록 결정한 바 있다.
또 계획서에 따라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1년이 경과할 때마다 중간실적을 식약처로 제출하도록 했지만 14년이 지난 현재까지 효과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식약처는 지난 4월 열린 ‘중앙약사심의위원회 및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위원회 합동 자문’에서 “적정한 임상시험을 신속하게 디자인해 백신의 효과를 증명하고 그동안은 기존 백신을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지난 5월에는 새로 승인된 계획서에 따라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허가변경일 이후 39개월이 되는 날(2017년 8월 1일)까지 결과를 제출하는 것으로 허가조건을 변경하는 데 그쳤다.

양 의원은 “사망률 높은 신증후군출혈열의 예방백신이 허가 후 24년이 지나도록 임상적 유효성을 검증하지 못한 채 사용된 것은 주무당국인 식약처가 책임을 방기해 온 결과”라며 “최근 신증후군출혈열 사망자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조속한 시일 내에 효과 검증을 마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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