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통으로 착각해 방치하면 하반신 마비될수도 … 신경성형술, 출혈·흉터 없고 회복 빨라 인기
허재섭 강북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부원장
최근 잘못된 자세, 불규칙한 생활습관, 비만 등 원인으로 현대인의 척추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국민병’으로 불리는 요추간판수핵탈출증(허리디스크)은 중장년층은 물론 20~30대 젊은층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하중과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이 정상적인 위치에서 일부 삐져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문제는 허리디스크로 인한 허리통증을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겨 방치할 때가 많다는 점이다. 바쁜 일상에 쫓겨 진통제나 찜질을 통해 통증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 사례도 많다. 그러나 이 질환을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통증이 심해지고 하반신에 마비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일상생활에서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진단할 수 있다. 똑바로 누운 자세에서 무릎을 편 채로 다리를 한 쪽씩 들었을 때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생기거나, 반대편에 비해 올릴 수 있는 각도가 낮다면 허리디스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엉치·허벅지·무릎·종아리·발등 순으로 통증이 느껴지거나, 묵직한 느낌의 요통이 나타나거나, 재채기·기침·배변시 ‘억’하는 통증을 느끼는 경우에도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허리디스크 치료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등 보존적 요법을 먼저 실시한다. 충분한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다면 수술적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도입된 비수술적 요법인 신경성형술은 허리디스크 치료에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 시술은 1㎜의 초소형 특수카테터를 척추뼈 사이의 구멍을 통해 경막외강에 삽입한 후 유착방지제(필요에 따라 국소마취제·스테로이드제제) 등의 약물을 투입, 유착된 척추신경을 풀어 통증을 치료한다. 1990년대 미국 텍사스대 의대 통증치료센터의 가부라츠(Gabor Racz) 교수가 발명했으며 국내에서는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술 뒤 출혈, 흉터, 통증이 거의 없어 환자의 부담감이 적고 일상생활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 나이가 많거나 동반질환을 앓아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에게도 적용 가능하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신경주사 등 기존 치료법으로 크게 호전되지 않은 환자에서도 효과를 볼 때가 많다.
흡연과 음주를 즐기는 현대인들의 생활습관은 허리통증 및 허리디스크를 유발하는 주원인이다. 잦은 흡연은 추간판으로의 영양공급을 차단해 허리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를 촉진한다.
대신 걷기나 자전거타기 등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척추근력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척추질환 예방에 도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