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근거를 둔 다국적 제약사 알보젠은 자회사인 근화제약을 통해 한화그룹 계열 제약사인 드림파마의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근화제약은 “드림파마 인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5대 제약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전략이며, 한국시장에서 주요 제약사로 성장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라며 “드림파마 제품군은 근화제약이 주력하는 제품군과 거의 중복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드림파마는 비만치료제, 항생제, 항진균제, 변비치료제, 고지혈증치료제 등으로 900억원대 매출을 올려 근화제약과 합치게 되면 매출이 1700억원대로 늘어 국내 제약업계 20위권에 들게 된다. 특히 드림파마의 ‘푸링’ ‘푸리민’ 등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비만치료제는 이 분야 국내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근화제약 측은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한층 강화된 연구개발(R&D) 능력은 두 회사 모두에게 이익”이라며 “향상된 경쟁력을 통해 의약품 파이프라인 개발이 가능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시장 공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거래를 최종 승인하기 위한 계약은 수 주내에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알보젠은 지난달 25일 실시된 본입찰에서 안국약품, 차병원그룹 등과 함께 제안서를 내고 약 2000억원 정도의 금액을 제시해 드림파마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에서는 안국약품이 사모펀드인 퀸테사를 끌어들이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JW중외제약, 광동제약 등도 드림파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인수전 과열로 예상 낙찰가가 적정 가격선인 1200억원을 상회해 2000억원 이상으로 치솟자 본입찰 참여를 포기했다.
알보젠의 최고경영자 로버트 웨스만은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확대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다수의 M&A를 성사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근화제약 인수에 이어 지난해 대만 로터스사를 인수했다. 알보젠은 드림파마 인수를 위해 지난달 미국 본사에서 10여명의 경영진과 실무진을 파견하면서 인수에 공을 들였다.
한편 지난 1월 알보젠은 근화제약에 아편중독 치료제와 경도·중증도의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2개 품목의 판권을 499억1000만원에 넘기려다 투자비 회수 논란을 일으켰고 대주주들이 결정을 포기한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근화제약의 2012년 매출은 708억원으로 총매출액의 3분의 2를 판권 도입에 투자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