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복술보다 퇴원일 4일 단축, 진통제양 50%↓ … 복강경 간절제술 가능 의사 전세계 10명뿐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이 간이식 기증자를 대상으로 한 복강경수술을 실시하고 있다.
흉터 크기가 작고 회복이 빠른 복강경수술이 간 기증자에 대한 보편적 수술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권준혁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교수는 지난 12~14일 제주도에서 열린 ‘대한간학회 간이식 주간(Liver week) 학술대회’에서 지난해 5월부터 복강경수술을 받은 간 기증자 21명을 분석한 결과 퇴원일이 개복술을 받은 환자보다 3~4일 빠르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 환자에게 필요한 진통제 투여량이 개복술에 비해 50%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술은 복부에 5~12㎜ 크기의 구멍을 뚫은 후 간 주변부를 손상시키지 않고 간을 절제해 꺼낸다. 개복술과 달리 작은 흉터만 남기고 회복이 빨라 간 기증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2010년 국내에 소개됐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술기 탓에 각 병원의 이식프로그램에 정식으로 포함되지 못했다.
권 교수는 “친인척간 기증이 많은 간이식수술의 경우 환자나 기증자 모두 개복술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며 “복강경수술은 이같은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획기적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보고된 간이식 1186건 중 819건(70%)이 생체간이식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연구결과는 환자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그러나 간의 모양이나 환자 상태에 따라 대상자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권 교수는 “복강경을 이용해 우측 간절제술을 할 수 있는 전문가는 전세계적으로 10명 내외 뿐”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살려 복강경 간절제술을 안전하고, 편하고, 쉽게 집도할 수 있도록 보편화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