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 38% 매주 1회 10㎎ 복용시 증상 70% 개선 … JAK 신호전달물질 차단해 염증세포 억제
이은봉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새로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한국화이자의 ‘젤잔즈’(성분명 토파시티닙, tofacitinib)가 기존 표준치료제보다 증상 개선효과가 우수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팀은 글로벌 제약회사인 화이자, 미국·유럽 공동 연구팀과 함께 토파시티닙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논문을 세계 최고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 6월호에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세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956명을 토파시티닙을 5㎎씩 매일 2회 복용하는 군 373명, 토파시티닙을 10㎎씩 매일 2회 복용하는 군 397명, 메토트렉세이트 매주 1회 복용하는 군 186명으로 나눴다. 이후 3개군을 대상으로 24개월간 임상적 효능과 안전성을 추적 관찰한 결과 토파시티닙 투여군이 메토트렉세이트 투여군보다 염증관절 개수, 환자가 느끼는 일상생활의 불편 정도, 관절 변형을 예측하는 관절X-레이검사에서의 진행소견 등에서 현저하게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6개월 후 증상이 70% 이상 개선된 비율은 토파시티닙 5㎎ 복용군이 25%, 토파시티닙 10㎎ 복용군은 38%였다. 반면 메토트렉세이트 복용군은 12%에 불과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전신의 관절에 염증을 일으켜 환자를 불구로 만들고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을 막는 면역체계가 오히려 인체를 공격해 관절내 활막조직에 염증을 유발시켜 발생한다. 국내 인구의 약 1%에 가까운 환자가 고통받고 있다.
현재 치료제로는 메토트렉세이트로 대표되는 항류마티스약제와 염증물질을 타깃으로 하는 생물학적 주사제가 있지만 완치 환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세포내 염증성 신호전달물질을 차단하는 새로운 약제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신호전달물질은 세포 밖 외부 자극을 세포내 단백질에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이 작용을 차단하면 면역체계가 활막세포에 염증 신호를 보내더라도 활막세포 안에서 염증이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토파시티닙은 3세대 약제의 일종으로 ‘야누스인산화제(Janus kinase, JAK)’로 불리는 신호전달물질을 억제, 다양한 염증세포를 동시에 차단한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성과로 간주된다”며 “즉 전통적인 항류마티스제나 생물학적제제 외에 신호전달억제제라는 새로운 약제군이 치료옵션으로 추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류마티스관절염의 1차치료제가 무엇이 돼야 할지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사제로 사용된 기존 생물학적제제는 불편감과 부작용이 문제였지만 토파시티닙은 경구약으로서 환자가 쉽게 복용할 수 있다. 또 다양한 면역세포와 면역매개체를 억제함으로써 류마티스관절염의 완치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면역억제에 따른 이상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존재해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