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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터널증후군 환자가 ‘발목펌프 운동’해도 괜찮을까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6-18 16:12:05
  • 수정 2014-06-24 11: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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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통에 종아리 위아래로 떨어뜨리며 운동 … 혈액순환 촉진에 그쳐 질환예방·치료로 보기엔 무리

발목펌프운동을 하는 모습, ‘발목펌프 건강법’( 니시 만지로 지음, 태웅출판사) 발췌

‘터널증후군’ 하면 흔히 손목이 시큰거리는 손목터널증후군부터 떠올린다. 컴퓨터로 업무를 보며 마우스를 자주 사용하거나,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거나, 집안 일거리가 끊임없이 늘어나 고생하는 사람에게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2년 한해에만 16만387명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았다고 발표했다.

최근엔 손목뿐만 아니라 ‘발목터널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늘었다. 이는 발목 안쪽 복숭아뼈 부근에 위치한 발목터널이 좁아지면서 나타난다. 평소에 발 안쪽과 발바닥이 자주 저리고,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화끈거리면서 감각이 떨어지면 이를 의심해볼 수 있다.

초기에는 발목 복사뼈 부근이 저리고, 점차 발목 안쪽 감각이 둔해지며, 통증이 다리 쪽까지 퍼진다. 악화될수록 발 감각이 무뎌지고 힘이 빠져 서 있거나 걷는 게 어려워지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 야간에 증상이 심해지는 특징을 보인다.

발가락 등 신경이 장시간 눌려 발생하는 만큼 하이힐을 자주 신는 여성, 깔창을 사용하거나 발을 꽉 죄는 축구화를 오래 신는 남성에게 흔하다. 이밖에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했거나, 발목을 삐었다거나, 오래 서 있거나, 많이 걸었을 경우 경골신경이 발목힘줄 덮개막인 굴근지대에 눌리면서 저리는 등 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조윤수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운동량이 많아지는 계절에 발목부상으로 인한 발목터널증후군 환자가 증가한다”며 “특히 발목을 자주 삐거나 골절·타박상 등 발목부상을 당한 적이 있으면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발목이 손상되면서 근육이나 인대 등 조직이 낡고 두꺼워져 신경을 압박하기 쉬워서다.

갑자기 몸무게가 늘어나는 등 과체중·비만한 사람도 발목터널증후군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체중과다로 인해 발목관절이 퇴행되고 운동 중에 발목을 다칠 확률이 높다.

발목터널증후군은 생소한 만큼 증상을 앓고 있어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어렵다. 항소염제를 처방해 염증을 가라앉히면서 발목을 고정하는 보조기구, 깁스, 부목 등으로 쓸데없는 움직임을 방지한다. 통증이 심하면 스테로이드를 주사할 수 있지만 발목 힘줄이 약화될 수 있다. 발목신경이 심하게 압박된 상태이거나, 보존치료 효과가 없다면 발목의 힘줄덮개인 굴근지대의 일부를 절단, 눌린 신경의 압박을 풀어주는 감압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정맥류·부종 심한 사람에게 적합 … 셀룰라이트 풀어내 종아리 사이즈 감소효과 기대

이럴 경우 발목운동을 해주는 게 좋다고 여겨 ‘발목펌프운동’을 시행하는 사람이 적잖지만 이는 혈액순환을 개선할 뿐 근본적인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지는 못한다. 이 운동은 1990년대에 일본의 자연치유학자 이나가키 아마사쿠(75)가 처음 고안했다. 발목 뒤쪽 부위를 동그란 통 등에 부딪혀서 발바닥과 발목에 고여 있는 정맥의 혈류 속도를 빠르게 만들고, 꾸준히 시행하면 혈액속의 노폐물이 배설되는 등 동맥·정맥혈액의 밸런스가 유지돼 혈액순환을 원활히 만들어준다고 알려져 있다.

길이 30㎝, 지름 6∼10㎝ 굵기의 둥근 통나무 또는 대나무만 있으면 어느 곳에서나 운동할 수 있어 간편하다. 나무토막이 없으면 야구배트나 에프킬라통 등을 이용하면 된다. 발목(아킬레스건 부분)을 나무토막 등에 세게 부딪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다리를 20∼30㎝ 들어올린 뒤 그대로 떨어뜨리면 된다.

조 교수는 “대나무나 나무토막 대신 부드러운 수건이나 라텍스 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반사적인 근육수축을 야기하는 게 어려워 효과가 적다”며 “처음 시작할 때에는 원통 등에 수건을 감아주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자세는 눕거나 앉아서 실시하되 발목은 곧게 펴준다. 오른발부터 시작해서 오른발과 왼발을 25회씩 교차한다. 아침 저녁 공복에 양발 합계 200번 이상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후 1회 500∼600회, 하루 1000∼1200회까지 운동량을 늘리면 된다.

다리를 들어올릴 때 혈관이 펴지고 내릴 때 수축돼 펌프운동이 촉진된다. 발목이 상하로 움직이며 종아리의 근육이 퍼졌다 수축했다를 반복, 펌프역할을 해 정맥의 혈액을 심장으로 도로 보내는 것이다.
 
조윤수 교수는 “발목펌프운동을 발목터널증후군 예방법 등으로 시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이 질환은 반복된 자극으로 내측발목의 섬유조직밴드가 두꺼워지고, 섬유조직 아래의 후경골신경이 눌려서 오는 것으로 혈액순환을 촉진과 큰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눌린 신경 주변의 혈관을 자극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통증이 나아지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며 “평소 부종이 심해 다리가 자주 붓거나, 자다가 쥐가 잘 나거나, 정맥류를 가진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발목펌프운동으로 질병을 치료한다기보다 하체에 뭉쳐있던 스트레스를 풀고, 혈액순환을 돕는 정도로 이해하는 게 맞다. 특히 지방형 종아리를 가진 사람의 경우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셀룰라이트가 분해돼 사이즈 감소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발목터널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운동하기보다는 가만히 쉬는 게 맞다. 미세한 손상이 지속되면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조 교수는 “발목신경이 자주 손상받지 않도록 조심하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이자 치료법”이라며 “가볍게 걷는 것보다 실내자전거를 타는 게 적합하고, 신경조직과 섬유조직을 풀어주는 범위 내의 스트레칭은 추천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자주 저리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엔 따뜻한 물과 찬물에 번갈아가며 족욕하는 ‘대조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보통 더운물과 찬물 사이를 3회 정도 번갈아 족욕하며, 1회에 더운물 6분, 찬물에서 2분 정도가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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