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20대 정기검진 필수, 30대 유방암 자가검진, 폐경후엔 정신건강
주웅 이대여성암병원 부인종양센터 교수
여성의 신체는 생애주기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놀라움 속에 초경을 맞은 뒤 때맞춰 찾아오는 생리에 익숙해지게 된다. 이어 결혼, 임신, 출산 과정을 거치며 중년에 이르게 되고 결국 폐경을 겪는다. 이처럼 쉴 틈 없는 변화에 순응하며 바쁘게 살다보면 제 때 병원을 찾아 검진 및 진찰을 받는 게 쉽지 않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여성을 행복하게, 사회를 건강하게’라는 슬로건으로 여성건강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17일 여성의 연령대별 위험환 건강검진 관련 정보를 내놓았다.
10대,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최적 시기
청소년기인 10대에 가장 흔한 여성질환은 생리불순이다. 초경이 시작된 후 주기가 제대로 자리잡지 않았다면 호르몬 분비가 불균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소년기 생리불순은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지만 오래 지속되면 위험할 수 있다. 지속적인 생리불순은 여성호르몬의 균형이 잘 이뤄지지 않았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자궁내막암이나 유방암 등 호르몬 과다에 따른 질환 위험이 증가하고 생식능력이 감소할 수 있다. 또 골밀도가 줄어 성장에 방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 번 이상 지속적으로 생리주기를 벗어나거나 1년 중 생리횟수가 4회보다 적다면 병원을 찾아 검진받는 게 좋다. 10대는 자궁경부암 백신주사를 맞기에 최적의 시기다. 이 때 백신을 접종하면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대, 정기적인 건강검진 필수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는 시기가 되면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성경험이 있는 여성은 한 번씩 자궁경부암 등 부인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이전 검사에서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발견된 여성은 6개월에 한 번, 그렇지 않은 여성은 1년에 한 번 정도 검진받으면 된다. 가임기 여성은 질염 등 부인과 감염질환을 방치할 경우 만성골반염이나 불임으로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30대, 유방암은 자가검진으로 확인
30대에는 갑상선기능검사, 유방암검사, 자궁암검사를 추가로 받는 게 좋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생률이 3배 가량 높은 갑상선암은 갑상선 초음파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유방암의 경우 매월 생리가 끝난 직후 자가진단을 할 필요가 있다. 30대에는 유방조직이 치밀해 초음파 등 기계로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꾸준한 자가진단이 필수다. 자가진단은 생리가 끝난 뒤 3~4일 안에 양팔을 들어 올린 상태에서 양쪽 유방이 똑같이 따라 올라가는지, 양팔을 겨드랑이에 고정시킨 채 상체를 앞으로 숙여 유방의 출렁거림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확인하면 된다. 겨드랑이 밑으로 혹 같은 물질이 잡히지 않는지 만져보는 것도 중요하다. 35세 이후부터는 2년 간격으로 진찰받는 게 좋다. 주로 자궁경부암을 의미하는 자궁암은 임신과 출산 경험이 많거나 일찍 결혼한 여성에서 발병률이 높다.
40대, 1년에 한 번 정기검진 중요중년기로 접어드는 40대에는 자궁근종 발생률이 높아진다. 자궁근종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10년에 걸쳐 서서히 자란다. 보통 20~30대부터 발달하기 시작해 40대에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생리통과 비슷해 치료하지 않고 넘길 때가 많은데, 증상이 악화되면 자궁을 적출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어 꾸준한 검진과 치료가 중요하다.
또 40대에는 30대처럼 유방암 발생률이 높다. 이 질환은 초기에 발견할 경우 완치율이 높으므로 40대는 1년 간격으로 병원을 찾아 검사 및 진찰을 받고 자가진단을 병행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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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폐경 후 각종 질환 노출 위험갱년기에 속하는 50대에는 대부분의 여성이 폐경을 맞는다. 두 번 이상 월경이 건너뛰면서 월경 간격이 60일 이상이 되면 최소 2~3년 안에 폐경이 오게 된다. 폐경기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줄면서 안면홍조, 건망증, 근육통, 불면증, 관절통 등이 발생한다. 장기적으로는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노인성 치매 등의 위험이 높아진다. 이같은 질환으로 갱년기 여성은 신체적·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게 된다.
60대 이후, 질환으로 인한 심리적 건강 주의 노년기로 접어드는 60대에는 여성호르몬 부족 상태가 지속되면서 자궁을 지지하는 힘이 약해지고 전체적인 근육 이완기능이 떨어진다. 골반근육이 약화돼 골반장기탈출증 위험이 높아지고, 요실금이나 변실금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로 인해 정신적인 우울감, 대인기피증, 수치심 등을 겪을 수 있어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주웅 이대여성암병원 부인종양센터 교수는 “출산과 임신을 겪어야 하는 여성에게는 조기검진이 중요하다”며 “산부인과를 찾는 것을 창피해하거나 수치스러워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검진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중년과 노년에 접어든 후 호르몬의 영향으로 겪게 되는 여성질환은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므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