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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 앞두고 탐폰 사용 증가 … 청소년이 써도 괜찮을까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6-12 15:24:51
  • 수정 2014-06-23 12: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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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대 여성, 면역력 약해 독성쇼크증후군 우려 자제해야 … 처녀막파손 적지만 가능성 있다

10대 여성 청소년은 생리로 여름방학 물놀이 등에 지장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탐폰 사용을 고려하지만 독성쇼크증후군이나 처녀막파손 우려로 인해 웬만하면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헬스트레이너 김 모씨(29·여)는 지난달 생리기간에 회원과 퍼스널트레이닝을 진행하다 생리혈이 넘쳐 바지를 적시고 말았다. 다행히 여성회원이라 크게 민망한 일은 피했다. 그는 “평소 생리량이 많아서 조마조마했는데 결국 일이 터졌다”며 “일할 때 입는 운동복이 타이트해 두꺼운 생리대를 쓰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트레이닝을 받는 회원은 그에게 탐폰을 건네주면서 “나도 생리량이 많아서 걱정했는데 탐폰을 사용하면 ‘신세계’를 볼 수 있다”며 “특히 꿉꿉한 여름날 패드를 쓸 때 나타나는 짓무르는 현상도 사라지고, 평소처럼 깔끔한 기분이 들어 애용한다”고 추천했다. 김 씨는 “체내형 생리대를 처음 사용해 불안했지만, 써보니 확실히 예전보다 행동이 자유로워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여름철, 한번 쓰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오질 빠져나온다는 탐폰에 대한 인기가 20~30대 젊은여성에서 높아지고 있다. 탐폰은 질 내부에서 직접 생리혈을 흡수하는 원통 모양의 체내형 여성용품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보편화됐지만, 국내서는 ‘몸 속에 삽입한다’는 것 자체를 꺼리는 편견으로 인해 사용자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타이트하거나 짧은 하의가 유행하고, 수영 등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여성이 늘면서 탐폰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탐폰을 애용하는 여성은 한번 삽입하는 과정만 어렵지, 익숙해지면 이를 착용했는지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편한 착용감에 패드형 생리대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탐폰 시장은 2010년부터 해마다 약 5%씩 성장하기 시작해 2012년에는 250억원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전체 위생용품시장이 2.3% 감소한 것에 비해 탐폰 카테고리는 커졌다.

특히 여름철에는 두꺼운 패드형 생리대를 착용하면 더위와 습기로 인해 생리대와 맞닿는 부위가 짓무르고, 불쾌한 냄새가 나기 쉬워 탐폰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 자주 교체해줘도 소용없어 적잖아 고민거리가 된다.

패드형 생리대에 과민반응을 보여 외음부의 가려움증이나 질분비물이 증가할 경우 순면 소재의 자극이 적은 탐폰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가공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함유됐는지, 염소로 표백하지 않았는지 등의 여부도 확인해봐야 한다.

다만 탐폰을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질 속에 상처가 나거나, 심할 경우 질염이 유발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체내로 삽입되는 만큼 사용 전에는 손을 씻고 개봉한 후 곧바로 사용하는 게 필수다.

거의 오랜 시간 패드나 탐폰을 교체하지 않거나 통풍이 제대로 안될 경우 질염이 악화되지만, 이들 생리대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가장 흔한 게 곰팡이균이나 세균으로 인한 것이다.

탐폰을 삽입하기 전에 손잡이 끈의 상태가 튼튼한지 살펴봐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질에서 탐폰을 빼다가 끈이 빠져 병원에서 진료받는 사례는 1년간 10건 정도였다. 제약사 등 탐폰 제조 업체는 부득이한 사고가 발생하면 보상해주고 있다. 예컨대 끈이 빠지는 등 제품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치료비 전액을 지원해준다.

사고를 막으려면 탐폰을 사용한 뒤 질 속에 제거되지 않은 탐폰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만약 끈이 빠져 이를 빼내기 힘들 경우 산부인과를 찾아 즉시 제거해야 한다.

탐폰을 처음 사용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패드형 생리대와 병행해서 쓰는 것으로 시작해본다. 시간이 지날수록 위생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높으므로 4~6시간 간격으로 바꿔주도록 한다. 간혹 탐폰을 교체할 때 잡아당기는 끈만 빠지고 솜이 질안에 남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탐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독성쇼크증후군’(Toxic Shoch Syndrome, TSS)에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포도상구균내의 독소가 탐폰을 통해 자궁 안으로 들어가 갑작스런 고열, 구토, 설사, 발진, 점막출혈, 어지럼증 등을 유발한다. 심한 경우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 있으며, 독성에 대한 면역력이 낮은 10대 여성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는 36명의 여성이 TSS로 목숨을 잃었고 매년 10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추세다. 탐폰은 직접 여성의 질 속에 삽입하는 형태로 노출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생리대를 장시간 교체하기 어렵거나, 취침하는 동안에는 패드형 생리대를 쓰는 게 좋다.

김미경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TSS는 보통 삽입하자마자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고 보통 포도상구균에 감염된 2~3일 뒤에 흔하다”며 “탐폰에 의한 TSS는 1970년대에 유명해졌는데, 개발 초기에는 재질 문제와 미숙한 사용법 등이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탐폰 사용자와 패드형 생리대를 쓰는 사람에서 나타나는 빈도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고 비슷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청소년이 여름철을 맞아 탐폰 사용에 도전하는 경우가 적잖다. 방학기간 중 워터파크 등 물놀이를 하러 가기로 했는데 생리가 터지면 혼자만 빠져야 하는 소외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어른들이 청소년에게 탐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인 처녀막 손상으로 생각보다 적다. 그렇다고 해도 산부인과 의사들은 청소년이 탐폰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는 않는다. 김미경 과장은 “10대는 아직 독성에 대한 면역력이 적고, 처녀막은 개인에 따라 가운데에 구멍이 뚫리지 않고 군데군데 작은 구멍이 흩어진 사람도 있어 탐폰으로 인한 손상은 적지만 가능한 일”이라며 “문화적, 정서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만큼 아주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굳이 권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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