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관절 수명 15년 … 붓기에 냉찜질 효과적, 무릎 구부렸다 펴는 동작 반복해야
허동범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과장
6년째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강모 씨(61·여)는 최근 손자를 돌보기 힘들 정도로 무릎통증이 심해졌다. 젊은 시절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만큼은 자신있었던 강 씨는 요리를 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기본적인 생활조차 힘들어지자 우울증 증상까지 겪게 됐다. 그러던 중 자주 가던 미용실에서 인공관절수술을 받으면 통증이 줄고 걷는 데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병원을 찾았다. 그는 인공관절수술 후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았으며, 수술 후 3개월이 지난 지금 아무 문제없이 생활하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국내 노인의 80%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특히 관절 중 움직임이 가장 많은 무릅은 퇴행이 가속화돼 관절염이 자주 발생한다. 관절염 말기에 이르면 무릎이 자주 붓고, 다리 모양이 ‘O자형’으로 휘며, 심한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게 된다. 이런 경우 염증을 일으키는 관절을 인공 구조물로 대체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인공관절수술은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고 무릎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된다. 인공관절의 수명은 환자의 신체 상태, 활동량, 수술 정확성 등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5년 정도의 수명을 갖는다. 이 때문에 인공관절수술을 고려하고 있다면 시기를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또 재활 및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공관절의 수명이 달라진다. 재활부터 시작해 평소 생활습관을 모두 개선한다면 회복기간이 단축되고 인공관절을 정해진 수명만큼 사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환자 무릎에 최적화된 인공관절을 맞춰 이식하는 ‘개인 맞춤형 인공관절수술’이 도입됐다. 이 치료법은 수술 전 X-레이,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3차원영상으로 환자의 관절모양과 크기를 정확히 측정하기 때문에 수술 정확도 및 안전성을 높이고 수술시간을 단축시킨다.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감염의 위험성도 대폭 줄인다. 아울러 수술 과정에서 절제가이드를 적용, 인공관절을 정확히 삽입함으로써 대퇴부 및 장단지부 등 주변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한다. 폐색전증이나 지방색전증 등의 합병증도 예방할 수 있다.
또 새로 개발된 ‘고굴곡 인공관절’은 무릎이 꺾이는 각도가 커 수술 후 운동 범위가 제한되는 문제를 해결했다. 이 관절은 C자형 금속 인공연골과 플라스틱 재질의 인공 연골판의 연결 부위가 일반 인공관절보다 3㎜ 가량 넓고 두꺼워 회전각도가 크다.
보통 무릎을 꿇고 앉거나 양반다리를 할 때 무릎이 꺾이는 각도는 110~165도인데 고굴곡 인공관절은 155도까지 구부릴 수 있어 이런 자세를 취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뿐만 아니라 연결부위가 훨씬 단단하기 때문에 헐거워지는 현상이 적고 기존 인공관절보다 오래 쓸 수 있다.
수술 후 관리는 간단한 것부터 시작된다. 수술 후 나타나는 열감이나 부종에는 찜질이 효과적이다. 환부가 부어오르고 열이 나면서 통증이 느껴질 때에는 다리의 혈류가 원활히 순환해 부기가 가라앉을 수 있도록 다리를 올려놓고 냉찜질을 한다. 염증이 가라앉은 뒤 계속 통증이 느껴진다면 온찜질이 효과적이다. 온찜질을 하면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긴장이 풀려 통증이 완화된다.
수술 다음날부터는 서는 연습과 보행을 시작한다. 수술 직후에는 정맥주사 등이 보행을 불편하게 할 수 있으므로 간병인과 재활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보행기를 이용하는 게 좋다. 이와 함께 대퇴사두박근 운동을 꾸준히 하면 새 인공관절을 보호하고 무릎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된다. 이 근육을 다리를 드는 동작을 통해 강화된다.
의자나 침대에 걸터앉은 상태에서 무릎을 쭉 폈다가 다시 최대한 구부리는 동작을 반복하면 주변 근력을 강화하고 무릎이 구부러지는 각도를 최대화할 수 있다. 오래달리기, 농구, 골프, 뛰기 등은 인공관절과 인대를 손상시킬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양반다리 같은 자세가 포함된 요가도 방향 전환을 갑작스럽게 할 경우 인공관절이 다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수면 중에는 관절이 굳어지고 뻣뻣해지기 때문에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일어나지 말고 누운 자세 그대로 운동을 시작한다. 맨손체조, 기지개 펴기, 발을 곧게 뻗고 발끝을 바깥쪽으로 향했다 안으로 끌어당기는 등의 동작을 반복한 후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수술 후 나타나는 통증을 인정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통증을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를 받는다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