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긍정적 태도군, 통증 개선율 50% … 부정적 태도군보다 의료기관 이용률 4분의 1
공현식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정형외과 교수
통증성 질환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질환대처능력이 좋아지고 통증을 더 잘 극복하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공현식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정형외과 교수팀은 만성 테니스엘보우 환자 91명을 1년간 추적 관찰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질환에 대해 ‘힘줄이 일시적으로 약해졌다’, ‘회복 가능하다’ 등 긍정적인 용어로 설명하는 환자군과 ‘힘줄이 파열됐다’, ‘끊어졌다’, ‘영구적이다’ 등 부정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환자군으로 분류했다. 이어 두 군의 질환대처능력지수를 비교한 결과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환자군은 28.1에서 12.7로 약 55%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 태도를 가진 환자군은 30.8에서 20.8로 33%밖에 개선되지 않았다.
질환대처능력지수는 통증에 대한 다양한 사고의 정도를 평가하는 방법이다. 반추적 사고, 과장적 사고, 무기력한 사고 등을 측정하는데 점수가 높을수록 질환대처능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 긍정적 태도를 가진 환자군은 통증 개선율이 50%에 달했지만 부정적 태도를 가진 군은 32%에 그쳤다. 반대로 의료기관 이용 비율의 경우 긍정적 태도군은 18%, 부정적 태도군은 69%로 4분의 1 수준이었다.
테니스엘보우는 팔꿈치 바깥쪽에서 손목을 움직이는 힘줄이 변형돼 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테니스를 칠 때 자주 발생한다는 의미에서 이같은 병명이 붙여졌다. 테니스 외 스포츠활동이나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발병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할 때에는 세수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생활이 불편해진다.
힘줄 변성은 대부분 적절한 물리 치료만으로도 1~2년 후 저절로 좋아진다. 간혹 힘줄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만성통증이 지속돼 수술이 필요할 수 있지만, 통증 자체가 팔꿈치관절의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공 교수는 “많은 근골격계질환이 특정 시기에 증상이 심해졌다가 저절로 호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연구는 환자가 질환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면 병에 대한 대처능력을 키우고 의료비용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설명하고 때로는 적절한 경고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러나 환자가 검사 결과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긍정적인 태도를 갖도록 하기 위해 적절한 용어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정형외과 분야 국제학술지인 ‘견주관절수술저널(Journal of Shoulder and Elbow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