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신약 및 개량신약의 생산실적 급증에 힘입어 지난해 의약품 생산규모가 16조원을 돌파했다.그러나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는 0.5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의약품 생산실적은 16조3176억원으로 2012년 15조7140억원보다 4.2% 증가했다고 15일 밝혔다. 국내 개량신약 생산액은 1769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국내 개발신약은 1065억원으로 2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료의약품 생산액은 2조2436억원으로 전년보다 14.2%, 완제의약품은 14조1325억원으로 2.8%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는 19조3365억원으로 전년보다 0.5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수출은 증가하고 수입은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지난해 수출액은 21억1000달러로 전년 대비 1.9% 상승했다. 반대로 수입액은 48억2000만달러로 전년보다 7.2%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은 △처방 품목 중심 생산 및 원료의약품 성장세 지속 △국내 개발신약, 개량신약, 희귀의약품 생산실적 대폭 증가 △약효군별 1위 ‘혈압강하제’ 등이 특징이다.
완제의약품 중 전문의약품이 11조7608억원으로 83.2%를 차지했으며, 이는 일반의약품보다 5배 높은 수치다. 완제의약품 중 전문의약품 비율은 2009년 이후 꾸준히 80%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처방품목 중심의 의약품 생산 경향이 뚜렷함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 허가된 20개 신약 중 지난해 생산된 16개 제품의 생산액은 1065억원이었으며 ‘카나브정’(358억원), ‘자이데나정’(176억원), ‘놀텍정’(137억원) 순으로 생산이 많았다. 일양약품 ‘놀텍정’의 생산액은 137억원, LG생명과학 ‘제미글로정’은 7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89%, 164%씩 증가했다.
개량신약의 생산액은 1769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상승했다. 이는 2013년 한 해 동안만 19품목이 허가돼 품목수가 총 39개로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약품 ‘아모잘탄정’이 809억원으로 2년 연속 생산실적 1위를 기록했으며 ‘울트라셋이알서방정’, ‘록스펜씨알정’ 등이 뒤를 이었다. 신풍제약 ‘록스펜씨알정’의 생산액은 124억원으로 전년 대비 778%나 상승했다.
희귀의약품의 경우 생산실적은 전년 대비 124%, 수입실적은 2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유전체 정보 해독기술과 진단장비의 발전으로 국내 희귀질환자의 치료비용이 감소하고 치료기회가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생산 규모는 14품목 235억원, 수입은 163품목 1억2000만달러였다. 생산액 1위는 125억원을 기록한 녹십자의 헌터증후군치료제 ‘헌터라제’로 전년보다 173% 증가했다.
완제의약품 생산실적은 대웅제약이 5925억원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한미약품은 5743억원, 동아ST 553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그동안 1위였던 동아제약의 경우 동아ST와 기업 분할되면서 순위가 하락했지만 두 기업의 생산액을 더하면 총액이 6004억원으로 대웅제약보다 앞서게 된다.
상위 10개사 대부분은 생산액이 증가했으며 SK케미칼(24.5%), 셀트리온(13.3%), JW중외제약(11.8%), 녹십자(11.7%) 등이 두 자리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입사의 경우 한국노바티스 3억600만달러, 한국화이자제약 3억400만달러, 한국MSD 2억7700만달러 순으로 수입액이 많았으며 이들 3개사가 전체 수입액의 약 19%를 차지했다.
완제의약품 생산실적은 베르나바이오텍 퀸박셈주(1624억원), 녹십자 알부민주(780억원), 동아ST 스티렌정(760억원), 대웅제약 글리아티린연질캡슐(756억원), 대웅제약 알비스정(750억원)이 각각 1위부터 5위까지 차지했으며 상위 10위까지 품목은 2012년과 동일했다.
약효군별로는 혈압강하제가 전년 대비 15.8% 증가한 1조1829억원으로 항생물질제제를 제치고 생산실적 1위를 차지했다. 항생물질제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생산실적이 4.5% 감소했다. 해열·진통·소염제, 동맥경화용제, 소화성궤양용제 등이 각각 3·4·5위를 기록했다.
약효군별 수입실적 1위는 항악성종양제(12.6%), 2위는 백신류(9.3%), 3위는 혈압강하제(7.0%), 4위는 동맥경화용제(5.4%), 5위는 당뇨병용제(5.1%)였다.
지난해 의약품 무역 수지는 수출 증가와 수입 감소가 맞물려 2조9488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2012년의 3조5126억원보다 감소한 금액이다. 수입 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도 30.4%에서 27.3%로 감소했다.
수출액은 21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9%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수입은 51억9000만달러에서 48억2000만달러로 7.2% 줄었다. 수출을 가장 많이 한 국가는 일본(3억7652만달러)이었으며 중국(1억7000만달러), 베트남(1억40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원료의약품 수입실적은 18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2.6% 감소했다. 원료의약품 자급도의 경우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초로 30%대를 넘은 34.4%로 조사됐다.
현재 세계 의약품 시장규모는 2012년 9621억달러에서 2013년에는 9938억달러로 3.3% 증가했며, 지난해 국내 의약품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2년과 비슷한 1.8% 수준이었다.
식약처는 “의약품의 수출 증대 및 국내 제약기업의 국제적 성장을 목표로 연구개발 및 품질강화를 위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조속한 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PIC/S) 가입 및 핵심 전문인력 양성 등 제도적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