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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위험한 프로포폴 없이 수면내시경 가능”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5-14 17:51:39
  • 수정 2014-05-17 14: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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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다졸람·덱스메데토미딘 병용투여시 진정효과 2배 이상 향상 … 고통 적고 회복 빨라

이상협 서울대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내과 교수

이상협 서울대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내과 교수팀은 프로포폴을 사용하지 않고 수면담췌관내시경의 수면진정효과를 2배 이상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14일 발표했다.

보통 수면내시경검사를 할 때 수면진정제와 통증마취제를 함께 투여한다. 수면진정제로는 미다졸람(midazolam)과 프로포폴(propofol)을 사용하는데, 전자는 부작용의 위험이 적지만 수면 진정효과가 떨어진다. 반대로 프로포폴은 진정효과가 우수하지만 호흡곤란 등 부작용 위험이 크다.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안전성을 이유로 미다졸람을 주로 사용하지만 수면내시경검사 중 잠에서 깨는 일부 환자들의 고통이 크다는 게 문제였다.

최근 보고된 연구결과 수면진정제 중 하나인 덱스메데토미딘(dexmedetomidine)과 미다졸람을 함께 투약하면 수면·진정효과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외과적 수술이나 동물실험에서 밝혀진 것으로 수면내시경검사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내시경역행췌담관조영술(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pancreatography, ERCP)을 앞둔 환자 110명을 대상으로 덱스메데토미딘의 유효성을 검증하는 세계 최초의 전향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환자에게 미다졸람과 메페리딘(meperidine, 통증 마취제 일종)을 투약한 후 비교군 53명에는 덱스메데토미딘, 대조군 57명에는 생리식염수를 투여했다. 이어 내시경검사 중 나타나는 수면·진정효과와 부작용을 비교 분석한 결과 비교군에서 수면진정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RSS(Ramsay Sedation Scale, 1~6점)는 환자가 수면진정효과를 얼마나 느끼는지를 수치화한 것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효과가 큰 것을 의미한다. 수면내시경검사를 할 때 RSS가 3점 이상이면 수면진정효과가 적정한 것으로 본다. 3점은 환자가 진정상태에서 의료진의 명령에만 단순히 반응함을 의미한다.
RSS가 지속적으로 3점 이상인 환자의 비율은 비교군 75.5%, 대조군 36.8%로 두 배 이상 차이났다.

적정한 수면진정효과를 내기 위해 추가로 투약된 미다졸람의 용량도 비교군이 대조군보다 적었다. 연구팀은 덱스메데토미딘 병용투약이 수면·진정효과를 상승시켜 추가로 필요한 미다졸람의 양이 적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과는 수면마취 후 회복시간에도 영향을 미쳤다. 비교군은 검사 후 15분 이내에 회복하는 비율이 68%인 반면 대조군은 32%에 불과했다. 이는 비교군이 대조군보다 미다졸람을 적게 사용했기 때문이다.

환자의 고통과 만족도도 차이났다. 내시경검사 후 고통지수를 비교한 결과 비교군은 12점에 불과한 반면 대조군은 32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만족지수의 경우 비교군은 82점이었지만 대조군은 59점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심각한 부작용은 두 군 모두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검사 중 산소공급한 빈도의 경우 비교군은 1회, 대조군은 11회로 큰 차이를 보였다.

미다졸람과 덱스메데토미딘 병용투여는 뇌에 있는 유도아미노산수용체(GABA, gamma aminobutyric acid)를 활성화시켜 진정효과를 상승시킨다. 이상협 교수는 “프로포폴은 수면진정효과가 뛰어나지만 조금만 사용량을 초과해도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최소의 부작용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혀진 미다졸람·덱스메데토미딘 병합요법은 진정효과를 높이는 데 크게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소화기내시경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내시경(endoscopy)’ 지난 4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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