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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 탓에 PDT치료 받다가 화상 … 면역조화 한방치료 고려해볼만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5-12 12:00:35
  • 수정 2014-05-15 1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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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른 치료효과보려는 과욕에 ‘고강도’ 치료하다 부작용 … 환부 중앙서 가장자리로 점진적 개선

건선으로 고생해온 40대 남성 환자가 한방치료를 받고 치료전(맨 위부터)·치료중(1개월 후)·치료후(2개월째)에 점차 환부 상태가 개선되는 모습. 단한의원 제공

직장인 박 모씨(45)는 건선으로 고생하며 대학병원·개인병원까지 돌다 마지막으로 한의원을 찾았다. 그는 건선이 심한 편이라 할 수 있는 모든 치료를 받았다. 스테로이드 제제를 복용하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며 심지어 현대의학기기인 광역동치료(photodynamic therapy, PDT)까지 동원해 치료받았다. 하지만 에너지강도가 센 탓인지 이 치료를 받은 뒤 몸에 가벼운 2도 화상을 입었다.

최근 국내서 주목받는 난치성 피부염으로 ‘건선’을 들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건선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0년 15만5305명, 2011년 15만7109명, 2012년 16만361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령별로는 30~50대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연령대로 건선 탓에 크고작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럴 경우 PDT가 많이 활용된다. 이 치료는 빛에 민감한 물질인 광과민제를 피부에 발라 영향을 주려는 세포에 침투시킨 뒤 레이저·빛을 쪼여 표적세포를 선택적으로 파괴한다. 목표로 삼은 세포에 선택적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주변조직과 피부에는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아 흉터 형성 등 부작용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 이 덕분에 미용적인 측면에서도 선호도가 높다. 피부과 영역에서 광선각화증을 비롯해 피부암 전 단계인 전암성병변, 기저세포암, 편평상피암, 카포시육종, 균상식육종 등에도 적용한다.

다만 원하는 치료효과를 얻으려면 반복치료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광선 등이 피부로 침투되는 깊이에 한계가 있어 피부 깊이 위치한 질환에는 어려울 수 있다.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이를 숙련되지 않은 전문가가 사용할 경우 급성 부작용으로는 통증·작열감·소양감·홍반·부종·수포·궤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 부작용으로 치료 부위에 흉터·영구탈모·발암현상·과색소 침착을 꼽을 수 있으나 드물다.

박 씨는 “처음에 PDT를 받았을 때 크게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 다음 치료 때 말했더니 쪼이는 광선의 온도를 심하게 높였다”며 “그 뒤로 화상을 입고 그 병원에서 치료받길 그만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다시 양약을 먹자니 스테로이드 제제를 오랫동안 복용해 부작용이 두렵다”고 덧붙였다.
 
건선을 오랫동안 앓아온 사람들은 건선과의 ‘장기전’에 신물이 난다. 독한 약을 먹고 바르는 것도 괴롭고, 그렇다고 효과가 지속되는 것도 아니어서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부담스럽다. 그 대안으로 찾는 게 한방치료다.

다만 요즘엔 한방에서도 한약처방 외에 피부과에서 시행하는 현대의학 치료를 슬쩍슬쩍 가미한다. 일부 한의사들의 서양의학보다 한방요법이 우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욕심으로 변칙적으로 현대적 의료기기를 사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과도한 강도로 사용하는 탓에 박 씨같은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난치성 피부질환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조월태 단한의원 원장은 “건선을 치료하는 한의학적인 키워드는 ‘면역기능의 조화로운 복원’”이라며 “당장 눈앞에 나타나는 효과를 얻기 위해 과도하게 욕심부리지 말고 한약으로 생명현상의 근간이 되는 음양,한열,허실, 정기신혈(精氣神血) 등의 균형을 잡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한약을 복용하며 자연치유력이 회복되길 기다리면서 피부세포의 적정한 재생을 촉진하는 것이다.

조 원장은 “건선치료에 PDT가 적절한지 알려면 치료 전 전문적인 진료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하다”며 “건선은 면역반응이 과민하거나 또는 균형이 깨지고, 해독기능이 저하돼 세포에 독이 쌓이고 피부저항력이 약화될 때 생기는 것으로 초기 대응으로 연고나 의료기기부터 쓰고 보는 것은 부적절하며, 오히려 병의 씨앗을 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맥문동, 감국, 목단피, 숙지황 등 면역력의 균형을 잡아주는 10여종의 한약재를 이용해 탕약을 처방한다. 단한의원의 경우 탕약 복용 외에는 일절 다른 치료를 하지 않는다. 다만 건선 치유 과정에서 발의 외피가 떨어져나갈 경우 감염방지를 위해 한방 외용연고를 선택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조 원장은 1980년대 중반부터 20여년간 1만5000명에게 이들 약재를 투여한 결과 전체 환자의 80%가 완치됐고 98%가 증상이 호전되는 등 치료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나머지 2% 가량의 환자는 식물성 생약재 향기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환자로 호전이 없었다. 전체 환자의 약 60%는 4~6개월간의 투여로 완치됐으나 3%가량은 난치성이어서 1년이 넘는 치료기간이 필요했다.
 
조월태 원장은 “한약치료를 하면 굳이 다른 보조적인 요법을 병행하지 않아도 환부 중앙에서 가장자리로 서서히 정상적인 살이 차오르는 변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며 “치료 초기에는 피부가 하얗게 변해 마치 건선이 더 악화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건선이 죽어 낙엽처럼 지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고 흰 인설 밑에 연하게 붉은 기가 도는 새로운 세포가 돋아나와 대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약을 통한 치료과정은 스테로이드나 자외선을 이용한 치료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라며 “양방치료를 오래 받은 사람일수록 치료기간이 길어지긴 하지만 치료되는 메커니즘은 똑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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