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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병원, ‘한지붕 두가족’ 된 후 힘들어진 사연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4-29 13:56:32
  • 수정 2014-05-09 17: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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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척추·관절전문병원, 공동 창업후 뜨면 과욕으로 독립하다 ‘갈등’ … 과당경쟁·과잉진료 부작용

최근 리베이트 수수, 병원 이중개설 등 악재가 겹치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튼튼병원(사진은 서울 청담점).

척추·관절 분야의 강자로 군림해 온 튼튼병원이 ‘한지붕 두가족’이 되면서 경영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과욕이 두 창업원장의 분열을 가져왔고 서로 경쟁적으로 지점을 내다가 화를 자초한 모양새가 되고 있다.

튼튼병원은 현 대표원장인 박모 씨와 안모 씨가 2008년 안산에 공동개원하면서 의욕적으로 출발했다. 개원 2년만에 척추·관절수술 6000례를 달성하고, 전국 각지에 지점을 개설하는 등 급속도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 2011년 4월께 안 씨가 독립을 선언하면서 브랜드는 같이 쓰지만 사실상 두 개의 다른 의료기관으로 분리됐다. 이후 둘은 경쟁하듯 지점을 확장해왔다. 현재 박모 씨가 대표원장으로 있는 튼튼병원은 서울 강동, 일산, 안양, 안산, 대전, 제주, 수원 등 7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안모 씨가 대표원장으로 있는 튼튼병원은 서울 은평·장안동·구로·청담·노원·강서, 의정부, 구리, 대구 등 9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들 병원은 지난해 가을 두 대표원장의 의료기기 관련 리베이트 수수, 의료기관 이중개설 등 비도덕적 행위가 적발되며 위기를 겪고 있다. 두 원장은 이로 인해 수개월간 구속됐다가 최근 풀려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4일 의료기관을 이중개설한 혐의로 이들 두 원장이 운영하는 튼튼병원으로부터 총 230여억원의 급여비를 환수조치했다고 밝혔다. 안 씨는 4곳(서울 노원·청담·강서, 대구), 박 씨는 3곳(서울 강동, 안산, 수원)을 자기 명의로 운영해왔는데 이 중 5곳(서울 노원·강서, 대구, 안산, 수원)이 의료법을 위반한 이중개설 의료기관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건보공단은 지난 2월부터 대구점 77억원, 노원점 71억원, 강서 8억5000만원, 안산점 74억원 등 총 230여억원을 환수조치했다.
튼튼병원의 경우 수원 소재 튼튼병원도 빠른 시일내에 환수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단 관계자는 “2012년 2월 개정된 의료법에 따르면 같은 상호는 쓸 수는 있지만 의료인 1명이 여러 개의 병원은 운영할 수 없다”면서 “이번 사건은 법 개정 이후 최초의 적발 사례”라고 설명했다.

2011년 12월 양승조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인의 복수 의료기관 개설·운영을 금지한 의료법 개정안’, 일명 ‘네트워크병원 금지법’은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고, 어떠한 명목으로도 2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도록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를 위반한 의료기관 및 의료인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또 의사면허정지 3개월 처분도 가능하다. 이밖에 의료법 위반 행위자가 보험급여 비용을 청구한 경우 청구액의 5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업무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들 병원의 이중개설 혐의는 지난해 11월 대구에서 촉발된 대형 리베이트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관련 계약서 등이 발견되며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대구지방검찰청은 척추수술용 의료기기제조·판매업체인 A메디칼로부터 총 78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튼튼병원장 박 씨·안 씨를 비롯한 의사 9명, A메디칼 대표 신모 씨 등 업체 관계자 3명 등을 구속기소했다. 당시 적발된 병원은 40곳, 인원은 49명이었으며 이중 의사는 38명이었다.

이들은 2009년부터 2년간 인공관절(TKR)은 개당 40만~70만원, 척추수술용 접착물질(RACZ)은 개당 22만~55만원, 기타 나사못 등 척추 관련 의료기기는 총 매출액의 20~40%를 각각 리베이트로 받기로 하고 사용 실적에 따라 매달 수백만~수천만원씩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박 씨는 가장 많은 액수인 12억8000만원을 받아 챙겼으며 이를 유흥이나 외제차 구입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혐의로 박 씨는 지난 17일 대구지법 서부지원으로부터 징역 1년 8개월과 추징금 12억8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같은 브랜드를 쓰다가 따로 독립하면 아무래도 무리한 지점 확장 및 과도한 마케팅 과정에서 재정악화가 초래되기 마련이다. 이는 리베이트 유혹을 부를 뿐만 아니라 결국 환자에게 진료비 상승 부담으로 전가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힘찬병원, 연세사랑병원의 성공적인 경영을 벤치마킹하면서 2000년부터 척추·관절 병원들이 우후죽순 들어섰고 현재 시장이 과포화된 상태”라며 “과도한 마케팅 경쟁과 과잉진료는 환자치료의 질을 현격히 떨어뜨리고 척추관절 병원의 공멸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불법 리베이트 수수, 과잉진료, 과도한 양적 성장 추구 등은 척추관절 병원 전체의 문제다. 2000년 이후 인구고령화 및 레저·스포츠인구 증가로 노인성 퇴행성 질환과 젊은층의 외상성 질환 관련 환자가 급증하자 정형외과 전문병원은 현재 단일과목 중 가장 많은 병원 개수를 기록 중이다. 다른 진료과목에 비해 초음파·MRI(자기공명영상)·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와 비수술적치료법 등 비급여항목이 많아 수익률이 높다는 점도 병원 수 증가의 주요인이다. 한정된 시장에 병원 수가 포화돼다보니 경쟁이 과열되면서 과잉진료 및 불필요한 수술이 남발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표적 척추질환인 척추병증 수술환자는 1999년 1만5962명에서 2010년 10만368명으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과잉진료를 의미하는 조정건수는 2009년 1만9000건에서 2012년 3만6000건으로 1.9배 늘었다. 같은 기간 조정금액은 48억1900만원에서 125억9500만원으로 2.6배 차이났다. 즉 병원간의 과도한 경쟁이 과잉진료와 수술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에 심평원은 최근 진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척추수술을 ‘2014년도 선별집중심사대상’으로 선정하고 척추관절 전문병원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심평원은 “전문병원제도 도입 후 척추전문을 표방한 병원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불필요한 수술이 늘고 환자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튼튼병원 등 네트워크병원에 대한 의료계 내부의 부정적인 시각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문병원협의회 등은 일부 네트워크병원들의 무분별한 확장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과도한 경쟁이 과잉진료를 유발하고 1차의료기관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전문병원은 일부 네트워크병원이 전문성을 내세우며 홍보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전문병원은 진료과목 및 질환별로 진료량, 환자구성 비율, 필수진료과목, 의료진 등 일정 기준을 복지부로부터 인증받았음을 의미한다. 지정 후 ‘○○병원’을 ‘○○전문병원’, ‘○○질환 전문병원’, ‘△△△△년 보건복지부 지정 질환 ○○전문병원’ 등으로 표시할 수 있다. 네트워크병원의 경우 모든 병원이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았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지정받은 병원명과 소재지를 명확히 표기해야 한다.

전문병원을 선택할 때에는 관절전문병원인지, 척추전문병원인지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병원 측이 관절·척추전문병원이라고 홍보하면 관절전문병원, 척추·관절전문병원이라고 내세우면 척추전문병원이다. 예컨대 연세사랑병원, 목동·부평 힘찬병원 등은 관절전문병원이다. 나누리병원, 윌스기념병원 등은 척추전문병원이다. 튼튼병원과 연세바른병원 등은 아무런 전문병원 인증도 받지 못했다.
대한전문병원 협의회 관계자는 “일부 네트워크병원이 전문병원 행세를 하면서 무분별한 확장 및 과잉진료를 하고 있다”며 “의료의 본질을 왜곡하는 행위로 1차의료기관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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