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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네트워크병원, 부활 가능할까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4-27 16:33:27
  • 수정 2014-04-30 16: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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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튼튼병원 과징금 230억원, 의료계 반응 냉담 … 직원관리·콜센터 운영, 매출증진 기여

이진혁 참진한의원 대표원장이 지난 26일 365mc병원에서 열린 ‘의료시장 불경기에 따른 매출 증진 전략 세미나’에서 직원관리를 통한 매출 증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국내 1000여개 네트워크병원들에게 최근 2년은 추운 겨울과도 같은 시기였다. 2012년부터 시행된 일명 ‘네트워크병원 금지법’은 경제 불황과 급여 확대로 어려움을 겪던 네트워크병원들에게 치명타를 입혔다.
2011년 12월 양승조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인의 복수 의료기관 개설·운영을 금지한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고, 어떠한 명목으로도 2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도록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를 위반한 의료기관 및 의료인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또 의사면허정지 3개월 처분도 가능하다. 이밖에 의료법 위반 행위자가 보험급여 비용을 청구한 경우 청구액의 5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업무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 법안은 120개의 분원을 운영하면서 치료비를 30∼50% 가량 저렴하게 책정한 유디치과와 이에 위기를 느낀 일반치과들의 대립에서 나왔다는 의미로 ‘반유디치과법’으로도 불린다.

네트워크병원은 다른 지역에서 같은 이름(상호)을 쓰면서 주요 진료기술ㆍ마케팅 등을 공유하는 의료기관이다. 대표원장이 본점과 지점의 지분을 모두 소유하고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는 ‘오너형’, 각각 다른 원장이 개별 병원을 운영하되 진료기술 및 마케팅 방식 등만 공유하는 ‘프랜차이즈형’, 여러명의 의사가 다수 의료기관의 지분을 조금씩 갖고 같은 명칭으로 공동 마케팅을 하는 ‘조합형’ 등으로 구분된다.

이 중 불법으로 규정된 것은 오너형이다. 네트워크병원들은 새 법이 시행되자 지점을 매각하거나 의료법인을 설립하는 등의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사정은 녹록치 않다.
매각의 경우 갈수록 어려워지는 의료계 상황에서 비싼 대금을 지급하고 지점을 인수할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게 문제다.

의료법인화는 재정건전성 등 조건을 충족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예컨대 의료기관이 입주해 있는 건물과 운용 중인 의료장비를 100% 실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자생한방병원은 네트워크병원이 의료재단으로 전환한 첫 사례다. 이처럼 개인병원이 비영리법인인 의료재단이 될 경우 개인이 수익을 가져갈 수 없으며, 보건복지부의 관리 및 감독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네트워크병원 금지법 도입 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최근 관절 전문병원인 튼튼병원에 철퇴를 가했다. 지난 2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튼튼병원이란 브랜드로 병원을 운영 중인 병원장 안 모씨는 4곳(서울 노원·청담, 강서, 대구)을, 박 모 씨는 3곳(서울 강동, 안산, 수원)을 자기 명의로 운영해왔으나 이 중 5곳(서울 노원, 강서, 대구, 안산, 수원)은 사실상 의료법을 위반한 이중개설 의료기관으로 드러났다.

이에 건보공단은 지난 2월부터 대구점 77억원, 노원점 71억원, 강서 8억5000만원, 안산점 74억원 등 총 230여억원을 환수조치했다. 수원 소재 튼튼병원도 빠른 시일내에 환수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단 측은 “2012년 2월 개정된 의료법에 따르면 같은 상호는 쓸 수는 있지만 의료인 1명이 여러 개의 병원은 운영할 수 없다”면서 “이번 사건은 법 개정 이후 최초의 적발 사례”라고 설명했다.

네트워크병원에 대한 의료계 내부의 시선도 냉담하다. 일반 개인병의원 중심인 대한의사협회나 복지부 인증을 받은 대한전문병원협의회 등은 네트워크병원들의 질적 성장을 도외시한 무분별한 양적 팽창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일부 네트워크병원이 전문병원 행세를 하면서 무분별한 확장 및 과잉진료를 하고 있다”며 “의료의 본질을 왜곡하는 행위로 1차의료 기관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내·외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네트워크병원들은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대한네트워크병의원협회는 지난 26일 서울 서초동 365mc병원에서 ‘의료시장 불경기에 따른 매출 증진 전략 세미나’를 개최, 직원관리 및 콜센터 운영을 통한 매출 증진 방안을 공유했다.

이진혁 참진한의원 대표원장은 “병원을 운영하면서 홍보나 마케팅보다는 병원내 직원관리에 집중했다”며 “직원을 관리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와 마인드”라고 강조했다. 이어 “직원에게 제시할 수 있는 비전과 병원 전체의 목표가 일치해야 한다”며 “목표는 매출과 같이 정확한 확인이 가능한 것으로 설정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설정한 병원의 목표를 직원들끼리 공유하고 토론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면 일에 대한 흥미와 집중도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합 콜센터 운영을 통한 매출 증진 방안도 논의됐다. 병원 컨설팅회사 골든와이즈닥터스의 박기성 대표는 “환자를 내원하도록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상담”이라며 “그러나 상당수의 병원들이 마케팅에만 돈을 쏟아붓고 환자 상담은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인 병원의 대부분은 상담 콜센터 직원만 수십명을 두고 있다”며 “콜센터가 없는 곳은 주변 잡음 등이 많아 어수선하고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콜센터가 없는 한 병원의 경우 전화응대율이 65%에 불과했는데,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를 90%까지 올려야 한다”며 “다음 단계는 전문성과 친절함을 갖춘 상담을 통해 예약 접수율과 내원 고객수를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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