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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 가까운 곳 갑자기 잘 보이면 ‘백내장’ 의심해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4-27 13:03:08
  • 수정 2014-04-30 16:4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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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외선노출·유전·노화 등 원인 … 다초첨인공수정체삽입술이 노안도 동시에 해결

이동호 압구정연세안과 원장

서울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윤모 씨(42)는 야구마니아로 일주일에 한 번씩 동호회 사람들과 야구를 즐긴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눈 앞이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나 높이 뜬 야구공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시야갸 흐려 공을 놓치는 실수가 잦아지자 윤 씨는 안과를 찾았고 노안과 백내장이 동시에 왔다는 진단을 받았다. 스스로 아직 젊다고 생각해왔던 그는 의사의 말에 크게 상심할 수밖에 없었다.

201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주요 수술통계자료에 따르면 백내장수술은 한 해 동안 28만9867건 시행돼 가장 많은 수술 건수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수술기법이 발달하고 백내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젊은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백내장의 원인, 치료법, 예방법 등을 이동호 압구정연세안과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백내장은 카메라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에 혼탁이 생기면서 빛이 잘 통과하지 못해 사물이 흐리게 보이는 질환이다. 3대 실명 원인 중 제일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혼탁 부위에 따라 수정체 앞쪽을 싸고 있는 전낭 안쪽이 혼탁해지는 ‘전낭하 백내장’, 수정체 중심부인 핵이 딱딱해지고 뿌옇게 변하는 ‘핵경화 백내장’, 수정체 뒷면을 싸고 있는 후낭 바로 앞쪽이 혼탁해지는 ‘후낭하 백내장’으로 구분된다. 후낭하 백내장은 이식수술 등을 받은 후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복용 및 점안할 경우 발생률이 높아진다.

선천성 백내장인 경우 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으며 유전, 태내 감염, 대사 이상 등으로 유발될 수 있다. 후천성은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노년 백내장이 가장 흔하며 외상, 전신질환, 눈 속 염증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백내장의 가장 흔한 증상은 시력저하다. 수정체 주변부가 혼탁할 때에는 시력장애가 나타나지 않지만 중심부에 혼탁이 있는 경우 질환 초기부터 시력이 떨어진다. 또 밝은 장소로 갑자기 나갈 경우 동공이 작아지면서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주맹(Day blindness)’을 경험할 수 있다.
수정체가 부분적으로 혼탁해져 굴절률이 일정치 않으면 한쪽 눈으로 볼 때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단안복시’가 나타난다. 수정체 중심부인 핵이 딱딱해져 굴절률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가까운 곳에 있는 사물이 전보다 잘 보이게 되는 ‘수정체성 근시’도 백내장의 주요 증상 중 하나다. 즉 이전에는 잘 안보였던 작은 글씨가 갑자기 잘 보인다면 백내장을 의심해야 한다.

백내장 증상이 심해지면 동공 안이 하얗게 변한 것을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다. 병원을 방문하면 동공을 크게 하는 약을 점안한 후 세극등검사로 수정체 혼탁의 정도와 위치를 확인한다. 이 검사는 일종의 현미경검사로 눈을 최대 40배까지 확대해 관찰할 수 있다. 이밖에 시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인 녹내장, 당뇨병성 망막병증, 시신경병증 등에 대한 검사도 함께 받는 게 좋다.

안약이나 내복약을 이용한 약물치료는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지연시키지만 수정체에 있는 혼탁을 제거하지는 못한다. 최근에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후 시력 도수에 맞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을 자주 시행한다. 그러나 기존 백내장수술은 수술 후 가까운 곳에 있는 작은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돋보기를 사용해야 했다.

이같은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등장한 게 다초첨인공수정체삽입술이다. 2007년 국내 도입된 노안 교정용 다초점렌즈 인공수정체는 수술 후 원거리시력은 물론 근거리시력을 개선하고 백내장과 노안을 함께 치료한다는 게 강점이다. 이 수술에 사용되는 비구면렌즈는 눈 형태와 비슷하게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갈수록 점차 평평해지는 구조를 띤다. 이런 구조는 인공수정체가 여러개의 초점을 갖게 하고 이를 통해 야간 불빛번짐을 대폭 줄인다. 최근 많이 사용되는 제품으로는 미국 알콘(Alcon)의 레스토(ReSTOR), 렌티스(Lentis)사의 엠플러스(M plus), AMO(Abbott Medical Optics)의 테크니스(Tecnis) 등이 있다.

이동호 원장의 연구결과 다초첨인공수정체삽입술 후 환자의 90%가 시력이 1.0 이상으로 회복되고, 98%는 근거리 독서가 가능한 ‘J2’ 이상의 시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녹내장이나 기타 망막질환을 앓는 경우 수술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권장되지 않는다.

백내장수술 후 관찰되는 합병증인 후발성 백내장도 주의해야 한다. 백내장수술은 수정체 앞쪽을 둘러싼 전낭을 제거하거 뒤쪽 후낭은 남겨 놓는데, 이 부위에서 상피세포들이 자라 혼탁한 막을 형성하면 눈이 뿌옇게 보이게 된다.
후발성 백내장은 백내장수술 3~5년 후 10~20%의 환자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선천적인 이유로 발병한 소아 백내장수술 후 발생빈도가 높다.

이 질환은 백내장과는 다른 별개의 질환으로 간단한 수술을 통해 치료 가능하다. 보통 혼탁한 막의 중앙 부위에 구멍을 내 빛이 인위적으로 통과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혼탁해진 막을 제거하면 시력이 원래대로 회복되고 거의 재발하지 않는다. 시술 후 1주일 정도 염증을 방지하기 위해 스테로이드 안약을 점안하면 된다.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자외선을 지속적으로 쐬면 백내장이 발병할 수 있다. 안구 충혈 및 건조, 결막염 등의 위험도 높아진다. 외출 전 자외선 지수를 확인하고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이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 잦은 스마트폰 사용과 불규칙한 식습관도 젊은층의 백내장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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