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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젤네일, 무리한 제거과정에서 ‘손톱이 운다’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4-17 10:58:06
  • 수정 2014-04-22 17: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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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제 유지기간 한달도 못가 … 제거과정서 전용 ‘핸드드릴’ 아닌 사포 쓰면 더 손상받아

정모 씨가 처음 젤네일아트를 받은 모습(사진 위)과 2주일 후 제거한 뒤의 모습

직장인 정 모씨(27·여)는 최근 ‘젤 네일아트’를 받은지 한달 만에 ‘다시는 받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손톱을 정갈하게, 혹은 화려하게 만들어 분위기를 살리는 네일아트는 여성들의 만족감을 충족시켜주고 스트레스까지 해소해준다.

다만 야근 등에 치이는 바쁜 커리어우먼은 매니큐어를 발라도 자주 벗겨지는 손톱을 스스로 관리하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결국 네일숍을 찾게되는데, 이또한 가격 부담이 만만찮다. 이런 상황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젤 네일아트가 각광받고 있다. 기존 에나멜 매니큐어와 달리 말랑말랑한 젤 성분의 매니큐어를 이용하면 한달 이상 우수한 광택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점도 많다. 알려진 것처럼 지속력이 강하지도 않을 뿐더러 손톱 손상, 조갑박리증 및 감염 등이 유발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피부암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젤네일은 기존 바르고 말리는 매니큐어와 달리 자외선을 이용해 매니큐어를 딱딱하게 굳히는 과정을 거친다. 굳힐 때에는 LED나 UV빛이 나오는 기계에 손을 넣어 마무리한다. 말리는 시간도 1분30초~2분 내외로 짧다.

미국의사협회는 1년에 6회 정도 15년간 UV손톱건조기를 사용한 한 여성이 특별한 가족력 없이 흑색종이 발병됐다는 사례를 지난해 보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이 발행한 보고서에서도 10~20대가 인공자외선에 주기적으로 노출될 경우 악성 흑색종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UV손톱건조기에서 나오는 인공자외선이 피부질환을 유발한다는 의미다.

흑색종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외선을 이용한 건조 과정에서 젤이 수축하면서 손톱 모양이 변형되기도 해 높은 지속성만큼 위험도도 상당하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회사원이 많은 서울 종로 인근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는 이 모 원장은 “젤이 수축되면서 손톱이 C커브형 혹은 일자형 등 모양이 변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젤네일을 지우는 ‘쏙 오프’(soak off) 과정에서 손톱은 고통받게 된다. 과정이 복잡하고 녹록찮아 혼자서 하기는 어렵다. 우선 발라진 젤을 핸드드릴 등으로 살짝 벗겨낸 뒤, 전용 리무버를 화장솜에 묻혀 손톱에 두른다. 이를 호일 등으로 감싸 리무버가 공중에 날아가지 않도록 밀폐시켜 20분 정도 방치해 젤을 불린다. 혼자 제거하는 사람은 이 과정부터 난감하다. 제대로 불지 않아서다.

이 과정을 거친 후 플라스틱이나 나무로 된 푸셔 등을 이용해 손톱에 남은 젤을 제거하는데, 손톱이 밀리면서 심하게 얇아지거나 손상받기 쉽다. 특히 일본 등에서는 처음 젤네일을 벗기는 과정에서 핸드드릴을 필수로 쓰지만, 국내서는 비용문제로 사포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 손톱이 더욱 상하기 쉽다.
이 원장은 “비용 문제로 핸드드릴을 구비하지 않은 곳이 많고 젤네일 성분 자체에도 본드 성분이 있기 때문에 손톱표면을 얇게 만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젤네일을 지워주는 전용 리무버도 일반 아세톤에 비해 자극적이다. 쏙오프 후 손톱이 하얗게 보이는 것은 손톱 단백질이 강한 리무버에 타 들어가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손톱 가장자리의 젤이 제거되지 않을 때에는 플라스틱이나 나무 막대 등으로 밀어서 제거하는데 이때 손톱표면이 받는 손상이 커진다.

손톱이 상하는 느낌에 혼자 제거하기보다 숍을 찾아 제거하는 사람도 많다. 기존 시술받았던 숍에서는 무료로 제거해주거나 5000원 정도의 제거비용이 들고, 급한 마음에 시술받지 않은 다른 곳에서 제거하려면 3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따로 ‘제거비용’을 매길 만큼 젤네일은 기존 매니큐어보다 가격도 비싸다. 기존 네일아트 가격이 2만원 정도라면, 젤네일은 기본 5만원부터 시작하는 숍이 대부분이다. 강남 유명숍에서 받으려면 10~20만원은 기본이다. 하지만 네일숍의 주장과는 달리 생각보다 지속력이 짧아 소비자의 불만이 속출하는 부분도 없잖다.
 
‘오랜 지속기간’이 비싼 가격까지 감수하며 ‘굳이’ 젤네일 시술을 받도록 만드는 이유다. 한달은 갈 것이라고 장담한 숍의 이야기에 비해 젤네일이 빨리 망가져 속상하다고 토로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대부분 “고객님이 관리를 잘 하지 못하셔서 그래요”다.
 
정 씨는 “숍에서 최대 3주까지는 지속될 거라고는 말했지만 2주일 정도만에 젤이 조금씩 떨어져 지저분해지기 시작했다”며 “예쁘긴 하지만 기존 매니큐어에 비해 실용적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젤이 떨어진 부분의 손톱은 지나치게 약해져 그 부위만 부스러지기도 해 부담스러웠다”며 “제거도 쉽지 않아 손톱이 애매한 상태가 지속돼 차라리 바쁜 직장 여성은 기존 매니큐어를 바르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젤네일을 제거한 뒤 바로 재시술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중간에 휴식기를 가지는 게 좋다”며 “손톱이 너무 상한 느낌이 든다면 네일아트보다 손톱영양제 등을 챙겨발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숍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시술을 함께 권한다.
 
이런 과정에서 심할 경우 손톱끝이 쉽게 부서지거나 갈라지는 ‘조갑박리증’이 유발될 수 있다. 네일아트 후 표면이 울퉁불퉁해져 모양이 변형되는 경우도 이에 속한다.

최유원 이대목동병원 피부과 교수는 “네일아트 등으로 인한 인위적인 외상에 의한 조갑변형은 치료가 더 어려운 편이라 주의해야 한다”며 “리무버, 큐티클제거, 접착제 모두 조갑박리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상이 나타났다면 손톱을 꾸미는 것은 당분간 자제해야 한다”며 “물집이나 습진이 조갑박리증으로 악화될 수 있어 손톱 질환이 생기면 가급적 빨리 피부과를 찾아가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간혹 손톱 옆에 붙은 잔가시 같은 살을 정리하는 등 큐티클 제거를 심하게 하는 사람도 있다. 매끈한 손을 만드는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세균감염의 우려가 있어 지나치게 꼼꼼하게 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손톱 주위 피부를 지나치게 다듬거나 정리하는 과정에서 생긴 틈 사이로 물기가 들어가 습해지면 손톱이 녹색 빛으로 변하는 녹농균에 감염될 우려가 있다.
최유원 교수는 “이럴 경우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통증이 동반되며 심할 경우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며 “이를 방치하면 패혈증에 걸릴 수도 있으니 항생제연고를 처방받아 발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윤지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과장은 “손톱 주변 피부를 과도하게 정리하거나 살균되지 않은 큐티클푸셔, 니퍼, 손톱가위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감염은 물론 손톱 주위에 사마귀가 생길 수도 있다”며 “네일아트 후 손은 항상 따뜻하게 하고 보습제와 핸드크림 등을 챙겨 바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젤네일의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아예 젤네일 장비를 구비해놓고 집에서 스스로 손톱관리를 할 정도로 대중화됐다. 하지만 젤네일은 생각보다 손톱·피부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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