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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태교여행 유행, ‘비행기 타도 괜찮을까?’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4-08 17:24:07
  • 수정 2014-04-11 17: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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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적기는 임신후 5~8개월 … 6시간 이상 여행 피하고 앞쪽 자리가 편해

임산부가 비행기를 타는 것은 큰 문제가 없지만 지나친 장거리여행은 피하는 게 좋다.

예비엄마 권 모씨(30)는 최근 임산부커뮤니티에서 회자되는 ‘태교여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보라카이로 태교여행을 다녀와 ‘정말 좋았다’며 자랑했다. 친구는 뱃속의 아이 덕분에 남편도 자신에게 모든 것을 맞춰줘 신혼여행 때보다 오히려 즐거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해변가에서 찍은 비키니 사진을 보여주며 ‘요즘엔 임산부도 과감한 사람이 많다’며 꼭 여행다녀올 것을 추천했다.
 
과거엔 ‘임신했다’는 것은 곧 ‘희생’을 의미했지만 요즘엔 ‘특별한 시간’이라는 데 초점을 맞추는 추세다. 무조건 아이를 위해 참고 견디는 게 아니라 뱃속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임신기간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해외 태교여행, 만삭사진촬영 등 ‘그들만의 문화’도 만들어지는 분위기다. 예전과 달리 아이를 많이, 자주 낳는 것도 아닌 만큼 소중한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엄마들이 많다.
 
태교여행은 실제로 여행업계의 새로운 타깃으로 떠오를 만큼 급증하고 있다. 임산부 커뮤니티에서는 ‘어디가 좋다더라’ 등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다. 이에 따라 비행기를 이용하는 임산부들이 상당히 늘었다.
 
임신 중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는 게 문제는 없을까 고민하는 사람도 많다. 임신 중 여행은 컨디션이 좋으면 별 문제는 없지만 유산 위험성이 있고 입덧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임신 초기 3개월까지는 자제하는 게 좋다. 배가 당기기 쉬운 36주 이후에도 추천하지 않는다.
요즘 워킹맘이 많은 상황에서 임신 후 해외출장 등에서 빠질까봐 걱정할 이유도 전혀 없는 셈이다.
 
가장 적절한 시기는 임신 5~8개월 사이다. 김미경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임산부가 안전하게 여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안정이 필요한 임신 초기와 조산 위험이 있는 말기를 피한 임신 16~31주 사이”라며 “임신 28주 이후는 임신부에게서 고혈압, 정맥염이나 조산과 같은 문제를 유발시킬 수 있어 여행을 연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치태반, 습관성 유산, 임신중독증의 위험을 가진 고위험임산부는 여행을 피하는 게 좋다.
 
비행기 자체가 아기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없지만 장시간 탑승, 즉 6시간 이상은 피하는 게 무난하다. 엄마에게 탈수 및 혈전증을 유발할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김미경 과장은 “탈수는 태반의 혈류를 감소시키고 혈액을 농축시켜 혈전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임산부는 비행기 여행 중 많은 양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부종이 심한 산모도 장거리 여행은 삼간다.

임산부가 비행기에 탑승할 경우 출산 3주 전까지는 임산부와 태아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영국 왕립산부인과대학은 건강한 산모라면 임신 37주까지 별다른 어려움 없이 비행기를 탈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1만660㎞ 상공에서는 조산의 위험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산모들이 보안검색에 사용되는 전신스캐너나 비행 중 산소압의 감소에 대해서도 우려할 필요는 없다. 높은 고도에서 비행기 내 압력이 낮아지더라도 태아의 헤모글로빈은 일반 성인과 다른 구성과 기능을 갖기 때문에 태아의 산소공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빈혈이 심하거나, 혈전정맥염을 앓은 경험이 있거나, 태반에 이상이 있거나, 조산 위험성을 가진 산모는 탑승을 자제하는 게 좋다.

비행기 운항 중 방사선 노출량이 임신부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어 안심해도 된다. 공항보안검색대의 방사선 노출도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하지만 괜히 찝찝한 것보다는 마음이 편한 게 우선돼야 하므로 가능하면 검색대 통과 없이 손이나 검색막대를 이용해 검사받는 게 바람직하다.
 
여행·비즈니스 등을 이유로 비행기를 활발히 이용하는 임산부가 늘어나면서 여러 항공사가 임산부를 대상으로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기내 서비스 차별화 전략의 하나로 한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전 노선에 임산부 편의용품을 무료로 비치해놓고 있다.
 
편의용품은 풋크림, 피부케어크림, 수면양말, 입덧완화차, 가방고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제품은 태아와 임산부의 건강을 고려한 유기농 원료와 소재로 만들어져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대한항공 임산부 편의용품은 항공편 예약 시 임산부라는 사실을 알리면 탑승 직후 별도 절차 없이 승무원에게 임산부키트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 항공사별로 임산부 비행기 여행에 관한 지침을 갖고 있어 사전에 문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강경희 아시아나항공 스튜어디스는 “운항 중 예기치 않은 난기류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안전벨트를 항상 메는 게 바람직하다”며 “비행기 맨 앞줄 복도 좌석은 공간 여유가 있어 편안하다”고 조언했다.
 
김미경 과장은 “임산부는 정맥염과 정맥울혈을 줄이기 위해 기류가 안정된 비행기 내에서 30분마다 일어나 걷고 발목의 관절 및 다리를 주기적으로 움직여주는 등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여행지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근처에 큰 병원이 있는지의 여부다. 웬만하면 여행 전 병원이 어디 있는지 체크해놓는 게 좋다. 이상 증세가 있을 때 즉시 병원으로 갈 수 있도록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시차가 큰 곳으로의 여행도 힘든 만큼 참고하는 게 좋다. 임산부는 이동이 적고 한 장소에 한가롭게 머물 수 있는 ‘휴양 스타일’의 여행이 추천된다. 온천의 경우 수질이 아기에게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사우나나 42도 이상의 고온의 물에 몸을 오래 담그는 것은 피한다. 에스테틱은 굳이 금하지는 않지만 담당자에게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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