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완공, 연간 100만ℓ 혈장 처리 … 헤마퀘벡에 우선 공급, 미국시장 교두보
이병건 녹십자홀딩스 사장(왼쪽부터), 장 드 세르 헤마퀘벡 총재, 마리오 알버트 퀘벡투자청장, 허일섭 녹십자 회장, 김영호 GCBT 대표가 지난 4일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퀘벡투자청에서 혈액분획제제 공장 설립 재정지원 및 우선구매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녹십자의 캐나다 자회사 GCBT(Green Cross Biotherapeutics)는 지난 4일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 퀘벡투자청(Investissement Quebec)에서 주 정부를 포함한 관련 기관과 재정지원 및 우선구매협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날 계약식에는 허일섭 녹십자 회장과 마리오 부쳐드(Mario Bouchard) 퀘벡재무부 차관보, 마리오 알버트(Mario Albert) 퀘벡투자청장, 장 드 세르(Jean de Serres) 헤마퀘벡 총재 등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으로 퀘벡투자청으로부터 약 250억원의 재정지원 및 세제혜택을 받고, 퀘벡주에 생산 약품을 우선 공급하게 된다.
이 회사는 캐나다 진출을 위해 올 2월 현지법인 GCBT를 설립했다. 향후 5년간 약 18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준공하고, 캐나다 보건성(Health Canada)에 제품을 등록할 계획이다. 공장은 퀘벡주 몬트리올에 들어설 예정이며, 연간 최대 100만ℓ의 혈장을 처리해 ‘알부민(albumin)’, ‘아이비글로불린(IV-Globulin)’ 등을 생산한다.
이번 캐나다 진출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캐나다는 면역글로불린제제 아이비글로불린을 포함한 혈액분획제제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번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자국 내 생산·수급이 가능해졌다.
이 회사는 혈액분획제제 구매·공급기관인 헤마퀘벡(Hema Quebec)에 완공 후 생산되는 아이비글로불린과 알부민을 우선 공급하는 계약도 추가로 체결해 신규시장 진출 및 투자효과를 극대화했다.
헤마퀘벡은 퀘벡주 내에서 대한적십자와 같이 혈액을 수급·관리하고, 혈액분획제제의 구매·공급을 담당하는 등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캐나다 아이비글로불린 소비량의 약 30%를 퀘벡주에 공급하고 있는 이 회사는 연간 7000억원 규모의 혈액분획제제를 구매하고 있다. 녹십자는 이에 따라 2019년부터 캐나다 전체 시장의 약 15%에 해당하는 연간 0.78t 규모의 아이비글로불린을 헤마퀘벡에 우선 공급하게 될 예정이다. 현재 정부와 위탁생산(Fractionation Service)에 대해서도 협의 중에 있어 혈장확보에 대한 부담도 크게 경감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 드 세르 헤마퀘벡 총재는 “이번 녹십자 프로젝트는 현재 캐나다에서 수급이 불안정한 아이비글로불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자급자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몬트리올 제약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미 면역글로불린제제 시장은 약 37억달러 규모며, 이는 세계시장의 약 55%에 해당한다. 혈액제제는 약 44%로 96억달러 규모다.
김영호 GCBT 대표는 “북미 시장은 의약품 가격대가 높고,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규모를 갖췄다”며 “연간 약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A치료제 ‘그린진 에프(성분명, 베록토코그알파, beroctocog-α)’, 헌터증후군치료제 ‘헌터라제(성분명, 이두설파제-베타, dursulfase-β)’ 등을 북미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계 30여개국에 혈액분획제제를 수출하고 있는 녹십자는 1995년 중국 혈액분획공장을 설립했고, 2009년에는 아시아 최대규모의 강화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급 혈액분획제제 공장을 오창 과학산업단지 내에 완공했다. 현재 태국에 혈액분획제제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