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트로닉은 신장신경차단시스템인 ‘심플리시티(SYMPLICITY)’의 유효성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지만 안전성은 재입증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HTN-3 임상시험 결과는 미국심장학회(ACC) 63차 회의의 최신지견 세션(late-breaking session)에서 발표됐으며,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도 소개됐다.
HTN-3은 난치성 고혈압을 치료하는 신장신경차단술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최초이자 현존 유일의 무작위 맹검 임상이다. 이번 연구로 시스템의 안전성은 재확인됐지만 유효성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이 시스템은 현재 미국 내에서 연구 목적으로 사용 가능한 상태다.
연구팀이 신장신경차단술 시행군 353명과 대조군 171명의 수축기혈압 변화를 6개월간 비교 분석한 결과 시술군은 14.1㎜Hg, 대조군은 11.7㎜Hg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어 연구팀은 24시간 평균 혈압을 기준으로 두 군간의 수축기혈압을 비교해 통계적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음을 확인했다.
반면 심플리시티의 안전성은 재입증됐다. 시술군의 심각한 이상반응의 발현율은 1.4%로, 사전 설정된 9.8%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연구 시작 6개월 시점에서의 심각한 이상반응의 발현률은 시술군 4.0%, 대조군 5.8%였다. 이 같은 결과는 다른 심플리시티 관련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된 안전성과도 일관성을 띤다. 이 제품은 신장신경차단술 제품 중 유일하게 3년 동안 안전성을 증명했다.
릭 쿤츠(Rick Kuntz) 메드트로닉 의학부문 사장은 “HTN-3는 엄격한 연구디자인 이상으로 유효성 결과에 영향을 미친 요소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심플리시티에 대한 연구결과는 대상 환자군, 투여 약물량, 환자의 생활양식, 약물 순응성, 절차 변동 가능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이 같은 잠재요소들의 영향을 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가설을 발표하고 미국식품의약국(FDA)와 향우 일정을 정하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구팀은 미국내 88개 의료기관에서 수축기혈압 160㎜Hg 이상인 난치성 고혈압 환자 1441명을 검토해 이 중 535명(37%)을 무작위 배치했다. 이 환자들은 검토과정에서 최대 사용량으로 이뇨제 포함 3개 이상의 항고혈압 제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환자에게 수축기혈압과 무작위 배치 6개월 전부터 연구시점까지 치료순응성 여부를 기록하는 일기를 쓰게 했다. 임상적으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연구 시작 후 6개월까지 투여 약물에 대한 변경은 허용되지 않았다. 24시간 평균 혈압이 135㎜Hg 미만인 환자는 ‘백의 고혈압(white coat hypertension)’ 가능성을 고려해 검토과정에서 배제했다. 535명 중 약 70%는 난치성고혈압에 대한 표준치료(standard of care)를 평균 10년간 받아왔다.
연구팀은 환자가 신장신경차단술을 받았는지(시술군), 신장조영술을 받았는지(대조군)를 알 수 없게 했다. 혈압을 측정하는 의료진도 환자가 받은 시술을 모르도록 했다. 맹검지표는 퇴원 및 6개월 시점에 산정돼 맹검이 효과적으로 이뤄졌음을 증명했다.
공동 선임연구자인 디팍 엘 바트(Deepak L. Bhatt, M.D., M.P.H.)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HTN-3 연구는 유효성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이전 연구에서 보여준 심플리시티 신장신경차단술의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번 연구는 신장신경차단술이 혈압을 현저히 감소시키지 못한 것인지, 대상 환자에게 신경차단이 적절히 시행되지 않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판단할 수 없었다”며 “신장신경차단술에 대한 추가연구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난치성 고혈압은 효과적인 치료법이 존재함에도 여전히 유병률이 높으며, 심근경색·뇌졸중 등의 위험을 안고 있다. 게다가 약물 투여법이 복잡해지면서 순응성과 내약성이 저하되고 적절한 치료대안이 개발되지 않고 있다.
독일 자르란트대 내과장 겸 심플리시티 글로벌 등록임상(Global SYMPLICITY Registry) 공동 선임연구자인 마하엘 뵘 박사(Michael Bohm, M.D.)는 “HTN-3와 같이 통제가 철저한 연구와 현실세계(real-world)를 연구대상으로 하는 국제적인 등록임상 결과들을 잘 조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HTN-3 참여 환자에 대한 추적연구는 5년간 지속된다. 메드트로닉은 최근 전문의와 연구자로 구성된 패널에 연구결과 검토 및 글로벌 신장신경차단술 연구프로그램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조언을 의뢰한 바 있다.
신장신경차단술 부문을 총괄하는 니나 굿하트(Nina Goodhear) 메드트로닉 부사장은 “이번 연구결과의 특이성과 독립 패널로부터의 지원을 바탕으로 심플리시티 신장신경차단술의 효과에 대한 추가 연구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회사는 난치성 고혈압에 대한 충족되지 않는 의학적 요구가 엄청나기 때문에 신장신경차단술은 전망이 밝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