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이미지 변신을 위해 쌍꺼풀수술을 받은 여대생 김모 씨(25). 눈성형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다가 ‘요즘 세상에 쌍꺼풀수술에 실패하는 사람이 어딨냐’는 말에 큰맘 먹고 수술대에 올랐지만 성형 결과에 실망했다. 크고 진한 눈매를 원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쌍꺼풀이 두껍게 잡혀 속눈썹 점막부분까지 살짝 들려 멍청한 느낌의 만화주인공처럼 보였다.

남들은 괜찮다고 하지만 일단 자기만족이 중요한 만큼 내심 속이 상했다. 그러던 중 친구가 ‘반영구 아이라인으로 시각적 효과를 노려보라’고 이야기해줘 함께 시술 뷰티숍을 찾았다.
메이크업아티스트 출신이라는 뷰티숍 원장은 “이런 경우에는 속눈썹 점막을 반영구화장으로 채색하고 다른 사람보다 살짝 아이라인을 두껍게 처리하면 흐리멍텅한 인상을 지울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진화된 뷰티숍으로 불리는 일명 컨투어링숍(contouring shop)에서는 이처럼 간단한 시술로 이목구비를 또렷하게 하는 게 유행이다. 과거 중년 여성들이 눈썹에 청색 문신을 넣었던 것에 비하면 기법이나 색소가 발전돼 자연미와 입체미가 살아나게 한 형태다.

김 씨는 시술 후 “드디어 쌍꺼풀수술의 효과가 빛을 발하는 것 같다”며 “반영구 아이라인은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기뻐했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반영구화장을 하기 전 쌍꺼풀수술을 먼저 받아야 한다”며 강조했다. 그는 “가끔 쌍꺼풀수술 전 아이라인 반영구화장을 받고 오는 사람이 있는데 작은 눈을 커보이게 하기 위해 두껍게 받은 경우가 많았다”며 “굵은 반영구 아이라인을 가진 채로 쌍꺼풀수술을 받으면 수술 후 눈꺼풀이 살짝 들리면서 아이라인이 지나치게 굵고 진해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영구 아이라인은 수술 후 1개월 정도 지난 뒤에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반영구화장은 미세색소주입술로 불리는 일종의 문신이다. 마취연고를 바르고 원하는 스타일을 디자인한 뒤 주로 눈썹, 아이라인, 입술 등에 바늘로 색소를 주입해 화장을 하지 않아도 또렷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출근시간에 쫓기거나, 완벽한 와이프로 남고 싶은 마음에 남편 앞에서 ‘생얼’을 보이고 싶지 않거나, 화장 전·후가 달라 비주얼쇼크를 줄까봐 두려워하는 여성들이 선호한다.

신이범 클리닉후 원장은 “반영구화장은 문신의 한 방법이지만 흔히 ‘타투’라 불리는 문신보다 안전한 편”이라며 “문신이 잉크를 진피층 깊이 주입해 평생 지워지지 않는 반면 반영구 화장은 진피층 상부에 색소를 넣어 2~3년이면 색소가 빠진다”고 말했다.

요즘 반영구화장에 자주 사용되는 색소는 ‘산화철’(iron oxide)이다. 색깔은 검은색, 갈색, 레드, 핑크 등을 자유자재로 낼 수 있다.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안전한 형태의 무기질로 문신에 사용되는 잉크처럼 시술 뒤 색상이 푸르스름하게 변색될 우려가 적다. 하지만 100%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피부 겉에 바르는 화장품의 원료로는 승인받았지만 진피층에 주입됐을 때의 안전성은 검증된 바가 없다.

간혹 색소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시술 후 심한 통증, 부기, 진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가 민감하다면 색소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지 테스트해보는 게 바람직하다. 바늘에 색소를 묻혀 귀 뒤쪽 피부에 찍어봤을 때 빨갛게 부어오르는 지 등을 살펴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영구화장은 ‘예뻐지는 시술’ 정도로 가볍게 여겨진다. 요즘엔 또렷한 인상을 개선하는 시술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반영구화장이 선호되는 추세다.
 
직장인 박모 씨(29·여)는 지난 가을 휴가를 낸 뒤 가슴확대수술을 받았다. 유륜은 피부색이 다른 부위보다 짙어 수술 흉터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의사의 설명에 따라 유륜을 절개하는 방식으로 수술받았지만 생각보다 흉이 심하게 졌다. 이 때문에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반영구 유륜’에 대해 알게 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박 씨와 비슷한 상황에서 고민하던 다른 여성이 반영구화장술로 흉터를 잘 커버했다는 이야기에 솔깃해졌다. 전·후 사진을 보니 더욱 믿음이 가 ‘정보 공유’를 부탁하고 컨투어링숍을 소개받았다. 30분만에 시술이 끝났고, 예전의 반영구 아이라인 시술보다도 통증이 훨씬 적었다. 결과가 만족스러워 40만원이 아깝지 않았다.

박 씨의 경우 결과가 맘에 들어서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곤란할 수도 있다. 신이범 원장은 “붉은색 또는 갈색 계열의 문신이 문제가 된다”며 “레드 계열 색소의 화학성분이 레이저빛에 반응해 오히려 색이 짙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예쁜 이마’가 각광받으면서 지방이식·보형물삽입을 통해 이마를 도드라지게 하는 성형이 유행이다. 심지어 헤어밴드를 착용한 뒤 예쁜 이마라인을 뽐내기 위한 모발이식도 등장했다. 하지만 고비용의 모발이식을 감당할 여유가 없다면 이마를 자신의 헤어컬러와 비슷한 색으로 채우는 ‘M자이마 반영구화장’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헤어라인 반영구화장도 머리색과 비슷한 갈색 계열 색소를 사용할 경우 레이저빛에 의해 진하게 착색돼 헤어라인의 수정이나 교정이 어려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반영구화장은 이렇게 쉽고 간단하게 이미지도 바꿔주고 콤플렉스를 보완한다. 다만 바늘을 이용해 이뤄지는 만큼 B·C형간염 등 감염성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위생관리가 철저한지 살펴본다. 멸균된 바늘과 기구를 사용하는 곳인지 확인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쓰던 바늘을 재사용하면 혈액을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일회용 바늘을 사용하더라도 장치에 바늘을 낄 때 장비의 구조적 문제로 바늘이 오염될 수도 있다. 

반영구화장 시술 후 회복까지 1~3주 정도 소요되며, 시술 후엔 항바이러스제를 바르거나 복용해 세균의 2차감염을 방지한다. 싼 가격에만 현혹되지 말고 반영구화장 인증기관(의료기관)을 찾아 의료인에게 시술받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