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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發 미세먼지, 뇌기능에 치명타 … 혈관성 우울증 유발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3-06 01:35:33
  • 수정 2014-03-07 14: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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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혈관벽에 쌓이면서 백질 막아 세로토닌 분비 저하 … 뇌졸중 위험 34% 증가

한반도를 강타했던 미세먼지가 지난주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전문가들은 오는 4월까지 중국내 석탄연료 사용이 계속돼 미세먼지의 위협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봄에는 중국발 황사까지 가세해 미세먼지 농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올해 유난히 미세먼지의 발생빈도가 잦아진 원인으로 중국내 석탄연료 사용량의 증가와 서해안에 자리잡은 고기압을 꼽는다. 고기압은 바람을 시계방향으로 불게 하기 때문에 산업지대가 몰려 있는 산동반도와 베이징 상공의 미세먼지가 그대로 한반도로 넘어오게 된다.

미세먼지와 황사는 발생원인, 구성물질,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황사는 중국의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사막 등에서 발생하는 흙먼지로 대부분 대륙고기압이 확장되는 3~5월에 한반도로 날아온다. 한반도에서 관찰되는 황사의 입자크기는 1~10㎛로 인체에 들어와 각종 안질환이나 호흡기질환을 일으킨다.

미세먼지는 입자크기가 10㎛ 이하인 작은 먼지로 주로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가 연소되면서 발생한다. 주요 발생지역은 중국내 공장지대가 몰려있는 허베이성, 산둥성, 산시성 등이다.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벤조피렌(발암물질) 등 각종 유해물질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체내에 들어올 경우 각종 염증, 호흡기질환, 심폐질환 등을 일으킨다.
지난 10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대기오염물질 가운데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미세먼지 중에서도 입자크기가 2.5㎛이하인 것을 초미세먼지, 0.1㎛이하이면 극미세먼지라고 한다. 원래 먼지는 1차로 코털에서, 2차로 기관지섬모에서 걸러진다. 그러나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 걸러지지 않기 때문에 체내 체류시간이 길고 코와 점막을 자극한다. 이는 천식, 비염, 중이염, 후두염증 등의 증상이 심해지는 원인이다.

특히 입자크기가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는 폐포(허파꽈리)까지 침투해 폐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국내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는 최대 40% 감소한 반면 초미세먼지는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전국 11개 측정소 중 6곳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연평균 25㎍/㎥를 넘어섰는데 이는 뉴욕의 13.9㎍/㎥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오염도다.

정성환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초미세먼나 극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 호흡기 최말단 부위인 기관지와 폐포까지 도달할 수 있어 천식, 만성폐쇄성 폐질환, 기관지확장증, 폐섬유화증 등 호흡기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며 “극미세먼지의 경우 폐포세포와 혈관세포 사이를 뚫고 혈관내로 직접 침투함으로써 심장질환자에서 부정맥이나 혈전 현상들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미세먼지가 뇌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2012년 미국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이 뇌졸중 환자 1만여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15~40㎍/㎥인 장소에 24시간 동안 머무를 경우 뇌졸중 위험이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구팀은 또 미세먼지농도가 10 ㎍/㎥ 높아질 때마다 뇌 인지기능의 퇴화속도가 2년씩 빨라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미세먼지가 우울증을 유발해 자살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12년 김창수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이 2004년 한 해동안 한 가지 이상 만성질환을 앓다가 자살한 4341명을 대상으로 사망 3일전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25% 증가할 때마다 자살률이 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시 연구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보고되고 있는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뇌혈관벽에 쌓이면서 백질(대뇌피질과 뇌내 다른 부분 및 척수를 연결하는 신경섬유 집합체)을 막히게 하고, 이는 ‘행복호르몬’으로 불리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를 저하시켜 혈관성 우울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120㎍/㎥, 초미세먼지 농도가 100㎍/㎥ 이상일 때에는 심폐질환자, 호흡기질환자, 노약자, 임산부 등은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특히 이들 농도가 각각 300㎍/㎥, 200㎍/㎥ 이상일 경우 정상인들도 실외활동을 피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일반 황사마사크는 미세먼지를 막는 데 효과적이지만 입자크기가 0.1㎛ 이하인 극미세먼지는 걸러내지 못한다. N95마스크나 1급 방진마스크를 착용하면 극미세먼지도 95% 이상 제거가 가능하다. 간혹 마스크를 빨아 쓰는 경우가 있는데 물에 닿으면 방진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 마스크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손수건에 물을 묻혀 코와 입을 가려주는 게 좋다.

미세먼지를 방지한다는 이유로 실내 환기를 전혀 하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집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연기가 나거나 음식이 타면 실내의 미세먼지 농도가 실외보다 높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바깥 공기가 나쁘더라도 틈틈이 환기를 시켜주는 게 좋다. 미세먼지에 포함된 각종 중금속은 평소 공기 중에 떠있다가 실내에서 들어오면 바닥으로 가라앉으므로 환기 후 물걸레나 물티슈 등으로 바닥을 닦아줘야 한다. 

미세먼지로 인한 각종 질환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하루에 물을 1.5~2ℓ, 컵으로는 8잔 정도 섭취하는 게 좋다. 물은 체내에 축적된 미세먼지와 중금속을 배출시키는 작용을 한다.
실내습도는 55~60%로 유지해 호흡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호흡기질환자나 노약자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삼가는 게 좋다”며 “야외활동 후에는 몸을 깨끗이 씻고 물을 충분히 섭취해 몸 속 미세먼지를 배출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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