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탄 씨, 심장도 나빠 신장이식 위험 … 양재석·정창욱·민상일 교수 협진으로 수술 성공
서울대병원에서 신장이식을 받고 새 생명을 얻은 술탄 씨(왼쪽부터), 민상일 외과 교수, 정창욱 비뇨기과 교수, 아들인 모하메드·아메드 씨, 양재석 장기이식센터 교수, 정다혜 간호사 등이 기뻐하고 있다.
말기 신부전으로 생명이 위독했던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환자가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도움으로 새 생명을 얻었다.
UAE 군인 출신인 술탄 씨(58)는 고혈압과 비만으로 2009년부터 만성 신질환을 앓아 왔다. 2010년에는 극심한 가슴통증을 동반한 허혈성심질환으로 관상동맥우회술, 2011년에는 관상동맥중재술을 받았다. 그러나 신장기능은 더욱 나빠져 2012년 3월부터는 혈액투석을 받아야 했다. 그의 첫째 아들인 모하메드 씨(30)는 아버지에게 신장을 기증하기로 결심했지만 UAE내에는 신장이식을 하는 병원이 없었다.
술탄 씨는 신장뿐만 아니라 심장도 좋지 않아 수술 위험도가 높았다. 심장이 장시간의 마취를 견디기 위해서는 정교하고 신속한 수술이 필요했다. 그의 가족들은 중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주요 병원을 수소문하며 이식 가능한 곳을 찾았지만 “심장이 불안정해 신장이식이 힘들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UAE 국방부 자이드군병원을 통해 서울대병원에 연락한 결과 신장이식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지난달 6일 오전 9시 이 병원 의료진은 긴밀한 협진을 통해 술탄 씨와 아들의 신장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양재석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교수가 아버지와 아들의 수술 전 신장상태 평가 및 이식 후 관리, 정창욱 비뇨기과 교수가 아들의 신장적출, 민상일 외과 교수가 적출된 신장의 이식 및 이식 후 관리 등을 맡았다.
술탄 씨와 아들은 지난달 27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그는 “한국에서 치료받으라고 권유한 것은 UAE 의사들”이라며 “한국에서 치료받는 동안 숙련된 의사들의 협진, 신속한 진료절차, 국제진료센터의 친절한 서비스 등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양재석 교수는 “술탄 씨는 심장질환 기왕력(전에 앓았거나 지금 앓고 있는 병의 내력)을 갖고 있어 신장이식수술이 쉽지는 않았지만 각 과의 협진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민상일 교수는 “수술 결과 이식된 신장에 이상이 없고 환자 상태도 좋다”며 ”자이드군병원과의 원격진료로 수술 후 건강관리, 면역억제제 복용, 외래진료 등도 잘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