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류를 즐겨먹고 육류 섭취를 줄이면 유방암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한국유방암학회가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에 참여한 2271명을 대상으로 유전성 유방암과 음식섭취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평소 사람들이 자주 섭취하는 103개 음식 품목 가운데 채소·과일·육류·해산물·콩류 등 5개 카테고리 69개 음식종류를 선별해 주 1회 이상 섭취한 음식 개수를 합해 총 섭취량을 조사했다.
이 가운데 콩류는 유전성 유방암변이 유전자(BRCA1·BRCA2)를 가진 사람의 유방암 위험도를 낮추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성 유방암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 중 콩류를 주 4∼5개 섭취한 사람은 0∼1개 섭취한 사람보다 유방암 발생 위험이 31% 낮았다. 또 유전성 유방암변이 유전자가 없는 1780명 중에서도 콩류를 비교적 자주 섭취하는 상위 25% 그룹은 0∼1개를 섭취하는 하위그룹보다 발병 위험이 23% 낮았다.
콩류를 많이 섭취하면 유방암 변이유전자 보유 여부에 상관없이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변이유전자 보유자에게서 2배 정도 더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육류를 자주 즐기는 유전성 유방암변이 유전자 보유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유방암 위험이 높았다. 주 1회 이상 육류 음식을 3∼10개 정도 섭취하는 변이유전자 보유자는 육류 섭취를 하지 않는 변이유전자 보유자보다 36% 정도 유방암 발병 위험이 컸다.
책임연구자인 김성원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로 콩류 섭취가 한국인의 유전성 유방암 및 유방암을 예방하는 인자가 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고광필 가천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발암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도 콩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등 건강한 식습관을 들이면 유방암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영양학회 임상영양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