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존심 회복, 남편의 권유, 바람피는 남편잡기 위해 질성형 … 100만~200만원대로 비용도 저렴
아직까지도 ‘남성 중심’,‘여성 정절’ 문화 탓에 남편을 잡기 위해 이쁜이수술 등을 결심하는 여성이 적잖다.
“남편이 자꾸 바람을 피워서 안되겠어요”라며 산부인과 문을 두드린 주부 안 모씨(40·여)는 이른바 ‘이쁜이수술’이라 불리는 질성형을 받기로 결정했다.
안 씨는 이제 40대에 막 접어들었다. 평소 외모관리에 철저해 누가 봐도 30대 초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남편은 자꾸만 ‘여자문제’로 그의 속을 뒤집어 놨다. 안 씨도 이혼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여자로서의 자존심에 크게 상처를 입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는 ‘남편을 다시 사로잡을 수 있다’는 친구의 권유로 산부인과를 방문하게 됐다.
김 모씨(34·여)는 남편의 권유로 여성성형을 받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둘째를 낳기 전까지는 성관계에 둘 다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둘째를 출산하고부터 김 씨는 부부관계에 흥미를 잃었다. 아이를 돌보느라 피곤하고, 그다지 감흥이 없어 ‘의무방어전’처럼 여기게 됐다. 남편도 점점 부부관계가 ‘예전만 못하다’고 실망하는 기색이다. 김 씨는 예전 같지 않음을 인정하고 남편과 상의한 뒤 이쁜이수술을 받기로 했다. 김 씨는 “다시 예전 같은 관계로 돌아갈 수 있길 바라며 수술하기로 맘먹었다”고 말했다.
김미경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우리나라 여성이 이쁜이수술을 받는 것은 크게 세가지”라며 “자신감을 찾기 위해 남편 몰래 병원을 찾거나, 남편의 권유를 받거나, 바람피우는 남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경우”라고 말했다.
그는 “차라리 서로 부부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수술받는 것은 괜찮지만, 남성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여성이 몰래 병원을 찾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쁜이수술은 이뻐지는 수술이 아닌 ‘이쁨받기 위한 수술’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전문적인 부인과적 의학용어로는 후질벽성형술(posterior colporrhaphy), 쉽게 말해 질성형을 의미한다.
이밖에 여성성형, 지렁이수술, 양귀비수술, 황후수술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다소 민망한 ‘이쁜이수술’이란 말을 병원마다 다양한 수술명을 내세우며 마케팅하지만 방법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 결국 본질은 질벽을 타이트하게 조이는 질성형이다.
여성은 살아가면서 성관계, 출산, 부인과적 수술, 노화 등으로 질과 소음순 등이 원형을 잃어가게 된다. 이때 어쩔 수 없이 질벽의 탄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질성형을 받으면 질의 모양과 탄력을 젊었을 때와 비슷하게 되돌릴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질성형을 받는 여성이 많은 편이다. 남편을 제대로 ‘내조’하기 위해, 남성을 사로잡기 위한 방편으로 질성형으로 이용한다. 결혼 전 처녀성을 당연시하는 남성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질성형과 처녀막재생수술을 받는 여성이 적잖은 것도 이같은 ‘남성 중심’,‘여성 정절’ 문화의 반영이다.
시술 비용이 저렴한 것도 질성형이 보편화되는 이유 중 하나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새로운 의료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100만~200만원대로 여성의 매력을 높여줄 수 있다는데 마다할 여성이 별로 없다는 게 뭇 여성과 의사들의 생각이다.
요즘엔 ‘수술 없는’ 혹은 ‘절개 없는’ 질성형이 키워드다. 수술에 대한 부담이 없어 선택하게 되지만 아직까진 늘어진 질점막을 전혀 잘라내지 않고 ‘완벽한’ 질축소수술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김미경 과장은 “질성형 후 질내 주름이 형성되는 것은 레이저 사용 여부와 크게 상관없이 수술적 방법에 의해 결정된다”며 “질내 주름 지속 여부는 의사의 테크닉에 따라 달라지는데, 레이저로는 한계가 있어 두가지를 병용한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환자는 질성형 후 몇 주가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질내 장력으로 인해 주름이 펴져 밋밋하게 보여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수술 효과를 결정짓는 포인트는 주름이 아닌 잠자리의 만족감으로서 결과를 속단할 수는 없다. 호산여성병원은 봉합수술을 시행하면서도 필요에 따라 임플란트 보형물을 삽입하거나 레이저를 환부에 쏘아 통증 없이 질 및 골반근육 이완을 치료한다.
최근 성행하는 레이저만을 이용한 질 성형은 질 모양을 비슷하게 돌릴 수 있지만 탄력까지 잡아주는 것은 무리가 있다. 특히 작은 병원에서 어시스트나 마취과 의사없이 진행되는 수술은 더욱 고려해봐야 한다. 여성성형을 받고 ‘불만족스럽다’고 병원을 다시 찾게 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김미경 과장은 “수술을 받으면 무조건 잠자리 문제가 개선될 거라고 생각하는 여성이 많은데, 여성은 남성과 달리 몸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이런 문제가 한번에 풀리는 게 아니다”며 “예컨대 여성이 비아그라를 복용해도 성감 증진에 효과가 없듯 성감 개선을 위해 수술을 고려하고 있다면 남편과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게 우선”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