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치료제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성인 남성 중 70%는 불법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 경로는 대부분 친구나 지인을 통해서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발기부전치료제 사용현황 및 안전성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지난해 4~11월 동안 4만3327건의 전화를 걸어 응답한 성인 남성 1500명(20∼79세)을 대상으로 했다.

불법 구매 사유로는 ‘쉽게 구할 수 있어서’가 전체의 67.4%인 68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병원진료가 꺼려져서’가 18.5%인 188명, ‘가격이 저렴해서’가 7%인 71명이었다.

구매경로(중복응답 포함)는 친구나 동료 등에게 받은 경우가 전체의 78.6%인 1061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인터넷은 121건(9%), 성인용품점은 97건(7.2%)이었다.

발기부전치료제를 이용한 1500명 중 528명(35.2%)은 부작용 사례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작용은 안면홍조 384건, 두근거림 211건, 두통147건 순으로 많이 나타났으며 대부분 복용을 중단하자 증상이 사라졌다. 치료를 위해 약물복용, 병·의원 진료, 입원 등을 한 경우는 39건(5.9%)이었다.

응답자의 83%인 1240명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가 정품보다 위험하다고 응답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발기부전치료제의 경우 불법 유통되는 제품에 대한 위험성 인식과 실제 이용 행위에는 괴리가 있다”며 “발기부전치료제 등 오·남용 우려 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은 인터넷에서 무분별하게 구매하지 말고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은 뒤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12월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및 ‘시알리스’의 위조품과 여성흥분제 표시 물품을 각각 한 개씩 수거해 검사했다. 비아그라 위조품은 1정당 실데나필 100㎎을 포함됐다고 표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2배가 넘는 213.5㎎이 검출됐다. 시알리스 위조품은 발기부전 주성분인 타다라필이 전혀 없었고, 여성흥분제 표시 물품에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발기부전 성분 유사화합물인 ‘하이드록시호모실데나필’이 일부 함유돼 있었다.

식약처는 의약품을 불법 유통한 인터넷사이트를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앞으로도 해외 의약품 규제기관과 연계해 가짜 제품의 국내 유통을 차단하고, 인터넷과 SNS 등에 대한 제조·유통 온라인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올바른 사용법을 유도하기 위해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불법 의약품에 대한 위해정보를 지속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