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범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 비타민B12 연고 아토피어린이 22명서 효과 및 안전성 입증
김범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가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남자어린이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김범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가 비타민B12의 항염작용을 밝히고 아토피피부염 치료법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병원 측은 김 교수가 최근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비타민 B12의 효능’(Efficacy of adenosylcobalamin in relieving xerotic pruritus symptoms of atopic dermatitis)’에 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아토피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되며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피부질환이다. 대증적인 치료 말고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고 완치가 어려워 만성적인 환자에게 심리적·신체적 고통을 준다. 치료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게 ‘스테로이드 연고’로, 장기간 사용하면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게 단점이다.
이번 연구에서 김범준 교수는 비타민B12의 두가지 활성형 중 하나인 아데노실코발라민(adenosylcobalamin)을 도포제를 만들었다. 처음엔 비타민B12 자체가 불안정해 보존이 어렵고 피부로 흡수시키기 힘들어 다른 전달물질을 첨가해 비타민 B12의 흡수율을 높이고 분해되지 않도록 개선했다.
김 교수는 이렇게 만들어진 젤 형태의 비타민B12 도포제를 2~12세의 아토피피부염 환아 22명(남12명·여10명)에게 하루 2회씩 8주 동안 도포하며 치료했다. 연구 결과 모든 환자들에서 가려움증·병변 형태·건조감·표피수분손실도 등이 호전됐고 환자 모두 치료결과에 만족했다.
아토피피부염 정도를 나타내는 SCORAD(Scoring Atopic Dermatitis)지수는 치료 전 21.95에서 치료 4주 후 13.92, 8주 후 6.56으로 크게 향상됐다. 피부 수분값과 표피수분손실도 현저히 개선됐다.
또 아토피 환자의 비타민B12 치료 후 만족도 조사에 있어서 환자의 22.73%(5명)가 매우 만족(excellent improvement), 50%(11명)가 만족감(marked improvement)을 표시했다. 나머지 27.27%(6명)도 아토피가 어느 정도 개선된 것(moderate improvement)으로 인식했다.
김 교수는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타민B12는 정확한 치료기전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가려움증이나 홍반 등을 일으키는 염증성 물질을 억제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피부병변을 치료하는데 도움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임상연구 결과는 아토피피부염의 새로운 치료방법으로서 비타민B12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특히 국소 스테로이드의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또는 위험성에 두려움을 갖고 있던 어린이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 획기적이고 안전한 치료제가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인 유럽피부과학회지(Journal of the European Academy of Dermatology and Venereology) 2014년 최신호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