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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작심하고 산 운동기구, 비싼 ‘옷걸이’ 신세 면하려면?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2-03 13:47:34
  • 수정 2014-02-06 16: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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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이식 사이클, 키 작은 여성은 피해야 … 훌라후프, 30분 이상 실시해야 ‘유산소운동’ 효과

헐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이 런닝머신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킴 카다시안 텀블러 캡처.

영업사원 이 모씨(30·여)는 다이어트를 위해 열심히 운동할 것을 새해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작심삼일에서 예외가 못되고 1월 초순을 넘기고 일에 치이자 술 마시는 횟수도 늘고, 피곤이 밀리면서 헬스클럽에 등록조차 하지 못했다. 직장동료가 홈쇼핑에서 런닝머신을 산 뒤로 운동효과를 본 것 같다는 말에 혹해 운동기구 쇼핑에 빠져들었다. 가장 무난한 훌라후프는 물론 사이클, 트위스트 운동기구, 짐볼 등 다양한 기구를 구입해 지금 이 씨의 방은 작은 헬스클럽을 연상시킬 정도다. 하지만 막상 설치해놓고 몇 번 사용한 기억은 없다. 점점 ‘비싼 옷걸이’로 전락해가는 느낌에 ‘진짜 설’을 넘기면서 다시 운동을 시작할 것을 결심해본다.

지난해보다 훨씬 따뜻한 날씨에 한시름 놓을 올 겨울이지만 여전히 운동하러 나가는 것은 마음먹기가 쉽지 않다. 두꺼운 옷을 챙겨 입어 동작이 둔해지는 것도, 살얼음이 낀 눈길을 걷는 것도 모두 꺼려지는 요소다. 그러나 다가올 봄을 생각하자니 운동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이 씨 같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가정용 운동기구에 대한 수요가 높다. 하지만 막상 비싼 돈을 들여 운동기구를 사들여도 제대로 된 사용방법이나 운동법을 잘 몰라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도 적잖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장 선호되는 운동기구의 특징과 최적의 운동법에 대해 알아본다.

‘효도선물’로 인기 있는 사이클 … 관절 나쁜 사람에게 ‘특효약’

실내운동기구 중 ‘효도선물’로도 인기가 좋은 게 실내자전거(사이클)이다. 실외 자전거는 바람을 쐬며 풍경도 보고 기분전환에 좋지만 외부환경의 영향으로 부상당할 위험이 크다. 특히 추운 날씨는 관절염 환자에겐 최악이다. 혈관이 수축되고 근육 긴장도가 증가하면서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편한 옷차림으로 TV나 책을 보면서 실시할 수 있는 실내자전거는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운동효과가 크다.
관절이 아프거나 비만해 걷기 힘든 사람은 사이클로 심폐지구력을 향상시키고 체중감량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무릎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이 사이클을 타면 도움이 된다. 대릴 디리마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크립스클리닉 박사팀이 미국정형외과학회 회의에서 발표한 논문에서는 “사이클을 탈 때 허벅지근육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을 막아준다”며 “무릎에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사람뿐만 아니라 무릎관절이 좋지 않은 사람도 고정자전거를 타는 게 권장된다”고 결론지었다.

사이클을 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장높이’와 ‘무릎각도’다. 헬스클럽에서 안장높이가 맞지 않아 다리가 어정쩡해 ‘타다 만 불편한 느낌’을 받고 내려와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임현정 종로구보건소 운동처방사는 “앉았을 때 다리를 곧게 펴면 발이 바닥에 닿을까 말까하는 정도의 높이가 가장 적절하다”며 “무릎각도는 90도를 이루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요즘 유행하는 크로스 형태(접이식) 사이클은 160㎝ 이하의 키가 작은 여성들이 쓸 경우 발이 페달에 충분하게 닿지 않아 불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접이식 사이클은 단신일 경우 안장 높이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사이클은 운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자신의 수준이나 목적에 맞게 조절하면 된다. 유산소운동 효과를 원한다면 가벼운 레벨에 맞추고 살짝 땀이 날 정도로 30분 이상 운동한다. 근력운동을 하려는 사람은 무거운 레벨에 맞춰 부하를 주는 방식을 선택하면 된다.

힙업·하체라인 정리 노린다면 ‘스텝퍼’ 도움돼

요즘 대세는 ‘힙업’이다. 많은 여성은 스키니진 등의 아름다운 뒷태를 완성하기 위해 힙업에 많은 시간을 들인다. 근력운동을 거부하던 여성들이 최근 스쿼트를 필수운동으로 꼽는 것만 봐도 힙업 열풍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위는 ‘하체’다. 동양인 특성상 하체비만이 나타나기 쉬운 만큼 ‘일자 다리’를 열망하는 여성이 대부분이다. 이때 ‘스텝퍼 운동’을 실시하면 원하는 다리라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대생 이 모씨(23)는 최근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모습에 부러움을 느끼고 있다. 방학하고 잠시 못본 새에 한달만에 허벅지 사이가 ‘휑’해져 나타난 것이다. 비결을 묻자 “집에서 스텝퍼 좀 밟고 하체근력을 한 게 전부”라고 말해 당장 인터넷 쇼핑으로 스텝퍼를 알아보고 있다.

스텝퍼는 계단밟기 운동을 모방한 운동기구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동시에 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10분에 60㎉가 소모될 정도로 보기보다 강도가 높아 운동을 처음 하는 초보자는 헉헉거리고 땀이 비오듯 흐를 수 있다. 초보자는 5분 운동하고 한번 휴식하는 방법으로 4~5회 실시하는 게 적당하다.

임현정 운동처방사는 “건강한 사람은 스텝퍼를 실시하면 허벅지나 무릎관절 주변 근육이 발달해 무릎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며 “다만 지나치게 무리한 강도로 운동하면 무릎 관절이 나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운동할 때 보통 발을 일자로 두고 기구를 밟는데, 엄지발가락과 엄지발가락이 마주보는 느낌으로 발 앞쪽을 안쪽으로 모아 엉덩이가 약간 나오게 구부린 상태에서 실시하되 허리는 펴는 게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발바닥이 스텝퍼 바닥에 떨어지지 않게 유지한 채로 운동해야 한다. 허리는 곧게 펴고 발바닥 전체로 디뎌야 무릎이 아닌 종아리로 힘이 전달돼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운동을 제대로 했다면 허벅지 안쪽과 엉덩이 근육에 당기는 느낌을 받게 된다.

뱃살 빼는 게 아니라 복부 마사지해 숙변 제거하는 ‘훌라후프’

아직까지 다이어트 하면 연상되는 게 바로 ‘뱃살 빼기’다. 여성이 있는 집에서 한번쯤 볼 수 있는 게 훌라후프다. 훌라후프를 꾸준히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보통 몇 번 쓰고 집안 구석에 덩그러니 자리를 차지하기 마련이다. 저렴한 가격에 바쁜 일상에서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어서 쉽게 구매하게 되는 탓이다.

임 운동처방사는 “사실 어느 한부위만 빠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훌라후프는 유산소운동으로 짧은 시간 실시해서는 크게 효과가 없고, 적어도 30~60분 정도는 지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본래 허리가 아픈 사람이 오랫동안 하면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요즘 종종 눈에 띄는 돌기가 달린 훌라후프는 마치 배를 계속 자극해 지방을 분해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다. 단순히 복부를 마사지해 장을 자극, 숙변을 배출하는데 그친다.

그는 “어떤 운동이든 시작에 앞서 보건소 등을 방문해 자신의 체력·근력 등 몸상태를 알아본 뒤 운동 수준 등을 조절하는 게 권장된다”며 “실내운동기구가 도움이 된다고 무조건 사들이지 말고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는 정확히 알아야 운동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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