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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여성 ‘만성탈수 주의보’ … 하루 물 마시기 스케줄 제안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1-27 16:10:19
  • 수정 2014-02-04 16: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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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육 적고 지방 많아 수분저장능력 부족 … 커피·차가 이뇨작용으로 수분뺐는 걸 모르면 ‘낭패’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 수분섭취량은 대개 자신의 체중(㎏)에 30을 곱한 수(㎖)의 물을 마시는 게 권장된다.

직장인 배모 씨(27·여)는 회사생활을 시작한 이후 피부뿐만 아니라 몸 전체가 ‘건조하다’고 느끼고 있다. 갈증이 심해지고 피부가 퍼석퍼석해지는 등 온몸이 물을 원하는 느낌이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직장생활에서 물을 챙겨 마셔야겠다는 생각 자체가 사치로 느껴진다. 거의 점심식사 때 마시는 작은 컵에 담긴 물 한두잔과 커피가 섭취하는 수분의 전부다. 배 씨는 원래 딱히 물을 챙겨 마시는 편은 아니었지만 요즘은 ‘일부러라도’ 챙겨 마셔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배 씨뿐만 아니라 대부분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잡코리아 좋은일연구소가 남녀 직장인 769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하루 물 섭취량’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은 하루 평균 5.5잔의 물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물 섭취 권장량이 10잔(2ℓ)인데, 그 절반 정도인 5.5잔을 마시고 있는 만큼 만성 탈수 증세에 노출되기 쉽다.

만성탈수는 2% 정도의 물 부족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로, 신체의 여러 기능을 저하시킨다. 단시간에 수분을 잃는 급성·병적 탈수와는 다르다. 예컨대 심한 운동 뒤에 느끼는 목마름, 술 마신 다음 날 느끼는 갈증 등은 일종의 급성탈수 증상이다. 만성탈수는 이런 목마름 증상이 없다. 따라서 자신이 탈수증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만성탈수에 시달리면 만성피로, 어지럼증, 소화불량, 변비, 집중력저하, 수면장애, 관절통, 비만 등이 나타난다. 이유 없이 짜증나고 수시로 불쾌한 기분에 빠지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계속되면 몸은 건조해지고, 실제로 갈증을 덜 느끼게 된다. 갈증 감지기능이 서서히 둔해지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은 200㎖잔 기준으로 하루에 10잔의 물을 마실 것을 권고한다. 인체는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땀, 대·소변, 호흡 등을 통해 하루에 약 2.5ℓ 정도의 물을 배출한다. 배출된 수분은 물과 음식에 포함된 물로 보충돼야 체내 수분을 유지할 수 있는데, 직장인들은 몸에 필요한 만큼의 물을 섭취하지 않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직장인의 64.4%가 ‘평소 갈증을 자주 느낀다’고 답변했음에도 불구하고 40.6%가 ‘물을 자주 마시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생활습관’ 때문에 물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 45.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근소한 차이로 ‘커피, 이온음료 등 다른 음료에 익숙해져서’(34.6%)가 뒤를 이었다. 이밖에 물을 많이 마시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어서(17.3%), 마실수록 허기가 져서(1.3%) 등 업무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물을 일부러 마시지 않는 사람도 적잖았다.

반면 직장인들이 물 이외에 가장 즐겨 마시는 음료는 ‘커피’로 63.6%를 차지했다. 하루 평균 몇 잔의 커피나 음료를 마시는지 주관식으로 질문한 결과, 커피를 포함해 약 3잔의 음료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외에 녹차·홍차 등 차음료, 유제품, 탄산음료 등으로 물을 대체하고 있었다.
 
만성탈수는 현대인이 갖는 상당수 질환을 유발하며, 특히 여성에서 이런 경향이 심하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서도 여성의 물 섭취량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남녀가 하루 동안 섭취하는 순수한 물의 양(200㎖잔 기준)은 하루 10컵 이상 마시는 남자는 17.5%, 여자는 7.2%에 불과했다. 반면 하루 4컵 미만으로 마시는 남자는 26.6%, 여자는 45.8%를 기록했다.

이는 타고난 체질 차이와 여성 대부분이 가진 ‘커피·차 마시기’ 습관 때문이다. 유태우 닥터U와함께의원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여성은 남성보다 근육이 적고 지방이 많은 체질을 갖고 있다”며 “수분은 지방보다 근육에 많이 함유되므로 여성의 수분보존력이 남성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이 즐겨 찾는 커피·녹차·옥수수수염차 등은 이뇨작용을 일으켜 수분을 앗아간다”며 “몸속 수분은 순수한 물로만 채울 수 있는데, 이를 커피·차로 대체해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기호음료는 여성이 자신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다”며 “물 대신 커피와 차를 섭취하는 일상이 오래 반복되면 만성탈수에 노출되기 쉽다”고 강조했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면 그 양의 2배에 해당하는 수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차는 1.5배, 술과 음료는 1.2배 정도다. 하지만 커피나 차를 즐기는 사람들은 자신이 마시는 양보다 많은 물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모른다.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만약 커피·차를 한 잔 마셨다면 그만큼 생수로 보충해 수분손실을 막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만성탈수증을 해소하려면 하루에 2ℓ 정도의 물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 음식물을 통해서도 수분섭취가 이뤄지므로 2ℓ에서 조금 빠지는 정도는 괜찮다.
김 교수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자신의 체중(㎏)에 30을 곱한 수(㎖)의 물을 마시는 게 좋다”며 “예컨대 50㎏인 사람은 1500㎖ 정도를 섭취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커피 등에 중독된 사람에게는 이렇게 물을 마시는 것 자체가 어렵다. 다른 음료에 길들여진 사람에게 맹맹하고 아무 맛도 없는 물을 하루에 2ℓ씩 마시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임경숙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대한영양사협회 회장)는 “수분 섭취 목적으로 가장 좋은 것은 단연 물”이라며 “기타음료에 익숙해져있는 사람은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조금씩 습관을 바꾸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범택 교수는 “하루에 약 5잔을 마시는 사람이 가장 흔해 3~4잔 더 마시기를 목표로 삼아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잔을 마셔 수분 섭취로 하루를 시작한다. 일어나자마자 마시는 물 한잔은 밤새 축적된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것을 돕는다.
또 점심 식사 30분 전 물 한잔을 마신다. 이럴 경우 물은 위장의 컨디션을 조절해 과식을 방지한다. 또 군것질이 생각날 때 물 한잔을 들이키면 쓸데없는 군것질 욕구를 해소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잠들기 전 마시는 물은 잘 때 ‘목마른 느낌’을 막아 다음날 개운한 상태로 일어날 수 있다. 이로써 가볍게 하루 4잔의 물을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수분과다, 고혈압, 신장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이 무조건 물을 많이 마시면 오히려 몸이 붓거나 혈압이 높아져 조심해야 한다.
 
수분 섭취로 생체리듬을 활성화하는 데에는 물만한 게 없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물 외의 다른 음료를 끊으라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자신이 마시는 음료에 대해 잘 알고 마실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회계사 윤 모씨(28)는 최근 디톡스(detox) 주스를 갈아 마시며 ‘건강관리를 잘 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술을 마시면서 늘어난 뱃살을 빼고 수분섭취를 위해 선택한 방법이다. 한번에 하루동안 마실 정도로 많은 양을 만들어 회사에 가져가 총 1.5ℓ씩 마신다. 그는 “일주일 정도 주스를 계속 달고 사니 식욕도 줄고 수분도 제대로 보충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인지 살도 좀 빠지고 특히 피부가 팽팽해졌다”고 말했다.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주스’도 수분을 완벽하게 보충하지 못한다. 주스도 순수한 물이 아닌 만큼 물을 함께 마시는 게 더욱 효과적이다. 유태우 원장은 “대체로 물속에 뭔가 다른 성분이 들어가면 이뇨작용이 나타나 체내 수분이 빠져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임경숙 교수는 “사실 건강증진이나 다이어트 목적으로 과일을 섭취한다면 생과일 그대로 섭취하는 게 가장 좋다”며 “아침에 따로 과일을 깎아먹기 어려운 바쁜 현대인에게 주스는 영양보충에 상당한 도움이 되지만 자연 상태의 과일을 먹는 것에는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주스는 믹서에 갈거나, 착즙기로 짜 마신다. 가공주스는 설탕 또는 액상과당이 첨가된 것 또는 무가당 주스로 나뉜다. 과일은 분쇄될 때 공기와 접촉시간이 길어지거나 갈아내는 강도가 강하면 영양소가 파괴되기도 한다. 특히 비타민 B·C 등 수용성비타민은 산화가 잘 되는 편이다. 더욱이 시중에서 파는 주스는 제조시 냉동, 해동, 열처리살균 과정을 거치므로 세균이 증식하거나 영양소가 파괴될 가능성이 더 높다.

임 교수는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노력할 때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면 생과일을 꼭꼭 씹어 먹을 것을 추천한다”며 “포만감도 크고, 유동식에서 느끼지 못하는 ‘씹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즉 과일의 향, 혀에서 느껴지는 맛과 촉감, 아삭아삭하는 소리 등은 영양소 섭취에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먹는 즐거움까지 배가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호음료는 분명 지친 직장생활에서 활력을 불어넣는다. 만약 굉장히 짧은 시간에 피로가 누적된데다 공복이 지속돼 피로를 해소해야 할 상황이라면 당분이 들어간 달달한 주스나 커피 등이 도움이 된다. 이런 음료는 공복시간에 지쳐있을 때 생리기능을 정상으로 돌리고 피로감을 덜 느끼도록 도와 다음 끼니까지 조금 더 힘낼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탄산음료는 여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위에 들어가면 위 산도를 높이고 칼슘흡수를 막아 너무 많이 마시면 뼈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기 쉽다. 탄산음료에 들어가는 액상과당은 ‘숨은 칼로리’(stealth calory)로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원인이 된다.
뜨겁거나 더운 곳에서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들에겐 염분기가 들어간 이온음료가 도움이 된다. 이런 환경에서는 몸속 수분과 염분이 빠져나가기 쉽기 때문이다.
임경숙 교수는 “기본적인 수분섭취량을 지킨다면 추가로 마시는 기호음료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피로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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