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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설 연휴 위한 6가지 조언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1-27 12:32:10
  • 수정 2014-02-03 09: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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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거리운전시 등받이 110도, 명절 화병 주의해야 … 50~70대 황혼명절증후군 위험 커

오랫동안 못본 가족, 친척, 고향친구들과 만나는 설 연휴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소중한 시간이지만 들뜬 마음에 방심하다간 건강을 해치기 쉽다. 관절전문 힘찬병원의 조사 결과 2011~2012년 명절 직후 무릎·허리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평소보다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명절이 끝난 후에는 기름진 음식의 과다섭취, 과음, 스트레스 등으로 소화기계질환을 앓는 환자도 급증한다. 나흘간의 설 연휴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관련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장거리 운전자를 위한 올바른 운전자세는?

엄청난 교통체증과 함께 하는 귀성·귀경길, 긴장한 상태로 운전석에 오래 앉아있으면 온몸의 근육이 경직돼 근육통이 나타날 수 있다. 운전 중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발목과 무릎관절에도 무리가 간다. 또 창문을 닫고 운전을 장시간 하다보면 체내에 이산화탄소가 쌓여 하품이 나오고 자칫 졸음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거리 운전으로 인한 피로누적, 졸음운전, 통증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수다. 틈틈이 휴게소에 들려 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게 좋다. 바른 운전자세도 중요하다. 등받이는 110도 정도로 유지하고 엉덩이는 좌석 깊숙이 넣으며 등은 등받이에 붙인다. 얇은 쿠션을 허리에 받치면 허리의 굴곡을 유지하는 데 도움된다. 교통체증으로 차가 잠시 멈췄을 때 팔을 뻗어 등을 펴거나 어깨를 젖혀 가슴을 펴주는 스트레칭도 효과적이다.

고속버스·기차·비행기 등 대중교통은 자가용보다 좌석이 좁고 좌석 위치를 마음대로 조정하기 힘들어 허리와 무릎 등에 무리가 가기 쉽다. 운전할 때와 마찬가지로 허리를 곧게 펴고 엉덩이를 깊숙이 넣는 자세를 유지토록 한다. 

간혹 잠잘 때 등받이를 과도하게 뒤로 젖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뒷사람에 대한 매너가 아니며 허리건강에도 좋지 않다. 의자를 뒤로 8~10도 정도만 기울여야 허리의 S자 곡선을 유지하는 데 도움된다.

머리를 창가에 기대거나 옆으로 돌린 자세도 경추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튜브형 목받침을 사용하거나 수건을 말아 의자와 목 사이에 받쳐주면 효과적이다. 염승철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원장은 “장거리 운전으로 허리통증이 발생하거나 어깨에 담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며 “운전 중 틈틈이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칭으로 굳어진 척추와 관절을 풀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건강한 명절의 시작은 음식부터

풍성한 먹거리는 명절을 기다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지만 고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만성 신장질환으로 혈액투석 등을 받는 환자는 칼륨 배설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칼륨 함량이 많은 계절과일이나 녹황색채소 등을 과다섭취할 경우 고칼륨혈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 이 질환에 노출되면 손발의 감각이상, 반사저하, 호흡부전, 부정맥 등이 나타난다. 칼륨 함량이 높아 주의해야 할 음식물로는 감자, 고구마, 밤, 견과류, 녹황색채소(근대, 시금치, 당근) 등이 있다.

동물성지방 함량이 높은 고기류, 부침개, 잡채 등은 혈당과 혈압을 가파르게 상승시키기 때문에 당뇨병 및 고혈압 환자는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또 식도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어 역류성식도염이나 소화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부침개를 간장이나 소금을 찍어 먹으면 염분 섭취량이 올라가 혈관이 수축되고 각종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식용유는 트랜스지방산이 없는 식물성을 사용하고, 고기는 삶아서 편육으로 먹는 게 좋다.

이연 서울특별시 북부병원 내과 부장은 “건강한 사람도 고지방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수 시간내에 전신 혈류가 감소하고 혈관도 일시적으로 수축된다”며 “가급적 기름 사용을 줄이고 음식을 조리거나 삶아 먹으면 칼로리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금이나 간장보다는 식초, 레몬즙, 마늘, 생강, 양파 등 자연조미료를 사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명절 후 팔 올리기 힘들다면 어깨충돌증후군 의심해야

명절 후 찾아오는 어깨통증을 단순 근육통이나 오십견 정도로 여겨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팔을 어깨 위로 올릴 때 통증이 심해지고 힘이 없다면 어깨충돌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 근력이 약해지거나, 어깨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외상이 있는 경우 어깨를 둘러싼 견봉과 상완골 간격이 좁아진다. 이런 경우 견봉과 회전근개가 부딪혀 염증과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노화로 어깨뼈에 있는 가시뼈(골극)가 자라나 회전근개를 자극하는 경우에도 어깨충돌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연휴 중 최소 이틀은 어깨를 쉬어주는 게 좋다. 양손으로 뒷목을 받친 채 가슴을 펴거나, 한 손으로 다른 쪽 팔꿈치를 잡아당기는 스트레칭을 반복하는 것도 어깨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다. 스트레칭으로도 어깨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X-레이를 받아보는 게 좋다.

이태연 날개병원장은 “어깨충돌증후군 초기에는 약물·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며 “그러나 견봉 아래에 골극이 자라난 상태라면 견봉 부위를 다듬는 견봉성형술, 회전근개가 파열됐다면 이를 봉합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병의 근원 명절 화병, 대처법은?

주부들의 ‘명절 화병’이 만병의 근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화병은 특별한 외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지만 자칫 큰 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자가진단으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대목동병원이 여성암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정신질환 정도를 측정한 결과 85%가 화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정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화병은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다가 더이상 통제되지 않을 때 나타난다”며 “최근 발병연령이 낮아지고 명절 때 환자가 급증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밤에 잠을 잘못 이루거나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거나 △신경이 예민해 사소한 일에도 짜증내거나 △두통 및 소화불량이 나타나거나 △숨이 쉽게 차거나 △화가 날 때 얼굴과 온몸에 열이 오르거나 △의욕이 저하되거나 △명치 끝이 딱딱하게 느껴지거나 △혓바늘이 생기거나 △아랫배가 따가운 등 이 중 2~3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화병일 가능성이 높다. 

임 교수는 “화병은 무조건 참는 것을 미덕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와도 관련 있다”며 “스스로 신체를 단련하고, 적당한 취미생활을 즐기며, 화병이 의심될 때에는 전문의에게 상담받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알코올 중독자 최대 고비 ‘명절’ … 술 유혹 이겨내려면? 

금주를 실천하고 있는 알코올중독 환자에게 긴 명절 연휴는 가혹한 시간이다. 오랜만에 가족·친척이 모인 자리에서 술이 빠질 리 없기 때문이다. 허성태 알코올전문 다랑중앙병원장은 “가족과 명절을 보내기 위해 퇴원했던 환자가 연휴기간 동안 금주에 실패해 다시 입원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알코올중독 환자가 술 없는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는 철저한 계획과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고향은 젊은 시절 추억이 담긴 소중한 공간이지만 알코올중독 환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행복했던 추억 속에는 빠짐없이 술이 등장한다. 또 자주 찾던 단골집 앞을 지날 때에는 술의 유혹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늘 걷던 길이 아닌 낯선 길로 걸어라”고 조언한다. 익숙한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걸어보는 시도는 술의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데 도움된다.

상당수의 알코올중독 치료 환자는 ‘간이 안 좋다’, ‘한약을 먹고 있다’ 등 핑계를 대며 술잔을 거절한다. 알코올중독을 질환이 아닌 무조건적인 비난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짓말이나 핑계는 일회성에 불과하다. 다음번에 만날 때에는 다른 변명거리를 생각해야 한다. 또 구차한 변명이나 거짓말 반복될수록 환자 스스로 자괴감을 느낄 수 있다.

허 원장은 “알코올중독 환자가 가장 피해야 하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평생 만나야 할 사람이라면 자신이 알코올중독을 진단받아 금주해야 한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그럼에도 술을 강요한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단호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술이 필요하다는 말은 애주가들의 변명일 뿐이다. 알코올중독 환자는 술로 인해 오히려 인간관계가 깨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황혼명절증후군 겪는 50~70대 환자 급증

은퇴 후 삶의 여유를 즐겨야 할 50~70대가 황혼명절증후군으로 고생하고 있다. 황혼육아와 명절준비는 명절증후군을 유발하는 주요인이다. 출산 후 직장을 다니는 ‘워킹맘’이 대중화되면서 부모나 시부모가 육아를 전담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직장에 다니는 딸과 며느리 대신 명절 준비도 혼자 하다보니 허리나 무릎통증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힘찬병원이 2011~2012년 내원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 명절 다음날 일평균 환자는 19%, 50대 이상 여성환자는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혼명절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허리나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자세로 일하고, 과도한 노동 후에는 휴식을 충분히 취해야 한다. 아이를 안을 때에는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일어나야 허리에 주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관절 부위가 욱신거린다면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30분 정도의 온찜질은 반복되는 관절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된다. 그러나 찜질을 과도하게 반복할 경우 감각이 둔해져 화상을 입게 된다. 이같은 노력에도 통증이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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