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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말 못하는 ‘치질’, 겨울철 주의해야 할 복병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4-01-23 16:51:17
  • 수정 2014-01-27 11: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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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핵 70% 차지, 잦은 술자리 원인 …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20대 여성환자 급증

정순섭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

춥고 건조한 겨울날씨는 뇌·심혈관질환의 발병위험을 증가시킨다. 겨울엔 치질도 그에 못지 않게 늘어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결과 12~2월 치질 환자 수는 평소보다 1.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질은 치핵, 치루, 치열 등 항문질환을 통칭한 것으로 이 중 치핵 환자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치핵은 항문 안쪽 혈관이 늘어나면서 이를 덮고 있던 점막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질환이다. 낮은 기온으로 모세혈관이 수축돼 정맥내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발병위험이 높아진다. 항문 주위가 차가운 곳에 노출되면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겨울철 치질 환자가 급증하는 또다른 이유는 잦은 술자리다. 술을 마시면 정맥이 급격히 확장되면서 탄력이 약해진다. 이 때 과도하게 늘어난 정맥에 혈액찌꺼기가 뭉친 혈전이 생기는데, 이 혈전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는 것을 급성 혈전성 치핵이라고 한다. 술은 또 항문 부위 충혈과 설사를 유발해 염증을 악화시킨다.

치질의 주요 증상은 출혈, 통증, 가려움증, 항문조직의 돌출 등이다. 등이다. 출혈은 변을 본 후 휴지에 피가 묻어나오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심한 경우 피가 뿜어져 나와 빈혈로 이어지게 된다.
항문 주변은 다른 신체 부위보다 민감해 통증이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특히 치질 부위가 가려워 긁으면 상처가 생겨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최근에는 불규칙한 식습관과 무리한 다이어트로 치질을 앓는 젊은 여성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20대의 경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0%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에 의한 호르몬 변화도 변비를 유발시킬 수 있다. 

치질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변비와 설사로 인한 항문 자극이다. 이밖에 화장실 변기나 의자에 오래 앉아 있거나, 장시간 서 있을 때에도 항문조직이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섬유질 섭취량이 적을 경우에 발병위험은 더욱 커진다.

정순섭 이대목동병원 외과 교수는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낮은 기온에 너무 오래 머물거나, 스키 등을 탈 때 구부린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는 경우 치질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꾸준한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면 치질을 예방하는 데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창피하다는 이유로 고통을 참고 증상을 악화시킨다”며 “치질은 비위생적인 이유로 발생하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창피해하지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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