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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환자라면 더욱 챙겨야할 ‘웨이트트레이닝’ … 근육 늘려야 혈당 잡는다
  • 정희원 기자
  • 등록 2014-01-17 14:28:13
  • 수정 2014-02-06 12: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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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산소운동으로 충분’은 착각 … 맨몸근력운동으로 시작해 덤벨·바벨, 머신 순으로 강도 높여야

한 남성이 바벨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직장인 정 모씨(55)는 자기관리 못지 않게 당뇨병 관리에도 철두철미하다. 10년 전 제2형 당뇨병으로 판정받자마자 식이요법을 준수하는 것은 물론 운동에도 시간을 투자해 정상인과 다름없는 혈당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평범한 것 같지만 그만의 혈당관리의 비결은 단연 ‘운동’이다. 아침엔 공복에 스트레칭한 뒤 가볍게 사이클을 탄다. 제철 채소·과일과 견과류, 호밀빵 등을 곁들여 식사한 뒤 1시간 정도 거리를 걸어서 출근한다. 주로 내근하는 까닭에 점심식사도 가볍게 한다.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가끔은 점심식사 후 산책을 한다. 저녁식사 후에도 TV를 보며 사이클을 1시간 정도 타면서 하루의 운동 스케줄을 끝맺는다.

이렇게 10년 정도 생활하니 몸매는 날씬해져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옷을 입어도 무던하게 잘 어울린다. 혈당관리도 잘 되는 생각에 뿌듯하다. 하지만 요즘 그는 운동을 똑같이 해도 ‘예전만 못한’ 느낌을 받는다. 음식관리에 소홀한 것도 아닌데 혈당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어서다. 나이탓을 해보지만 의사는 딱히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조금씩 올라가는 혈당에 더 이상 음식을 줄이기도 어렵고, 이미 하루 3시간이 넘는 운동량을 더 늘릴 수도 없어 고민이다.
 
정 씨처럼 확실하게 당뇨관리를 하는 사람은 보기 드물다. 아무리 병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막상 몸이 힘들면 만사가 귀찮아지기 때문이다. 자신이 강력한 의지를 갖거나 옆사람의 헌신적인 도움이 없으면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의 완벽한 관리도 한계에 부딪혔다. 체력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유산소운동에만 집중하는 게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정 씨를 비롯한 당뇨병 환자들은 대부분 ‘운동하면 유산소운동’이란 생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들이 간과하는 ‘근력운동’은 당뇨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더욱 건강하게 생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용수 장안대 건강과학부 교수(체육학 박사)는 “정 씨처럼 유산소운동에만 집중하면 인체가 운동에 대한 내성을 보여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웨이트트레이닝 등 고강도 운동을 가미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송기호 건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근력운동은 당뇨환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으로 웨이트트레이닝에도 신경써야 한다”며 “유산소운동만 할 때보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적절히 병행했을 때 당화혈색소(HbA1c, 장기간 혈중 포도당 농도를 알기 위해 사용하는 혈색소의 한 형태, 지난 2~3개월 동안의 평균적인 혈당조절 상태를 알리는 지표)가 더욱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당화혈색소는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할 때에는 0.8%, 유산소운동만 했을 때에는 0.7%, 근력운동만 실시했을 때에는 0.4% 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인의 당화혈색소 범위는 4~5.9%다. 6~6.4% 사이라면 당뇨 직전단계,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판정된다. 몇년 전만해도 정상 판정 기준이 7%이하였으나 내분비학계는 이 기준을 점점 강화시키는 추세다.
당화혈색소 1% 상승은 혈당치가 평균 30㎎/㎗ 정도 올라가는 것을 의미한다. 당화혈색소 1%가 떨어지면 미세혈관합병증 발병률이 37%, 당뇨병성 사망률이 21%, 심근경색 발생률이 14% 감소한다.
 
송 교수는 “근육은 혈당을 소모시키는 한 기관으로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인슐린 반응이 좋아지도록 만들며 근육이 발달하면 전반적으로 혈당조절능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며 “근육운동을 하면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면서 혈당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근육감소증을 갖고 있거나 선천적으로 근력이 약한 사람이 당뇨병에 걸렸을 경우 근육량이 많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에 노출되기 쉽고, 기타 합병증에 취약해지기 쉽다. 따라서 근육운동을 병행해 근력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이용수 교수는 “유산소운동은 웨이트트레이닝에 비해 탄수화물을 덜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당뇨 초기에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은 유산소운동만으로도 혈당관리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근육을 보존하고 근육을 만드는 근력운동이 탄수화물 연소·대사율을 높여 당뇨병을 관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는 가능한 규칙적으로, 식사 후 30분~1시간 뒤에 운동을 시작하는 게 권장된다. 종목은 환자의 기호에 따라 30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중등도 강도의 운동이 적합하다. 심혈관기능 및 인슐린 감수성 증가, 혈당조절을 목표로 한다면 적어도 일주일에 3일 이상 실시해야 한다. 체중조절이 필요한 환자는 철저한 식이요법을 기반으로 주 5일 이상 운동하는 게 바람직하다.

근골격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5~10분간의 낮은 강도의 유산소성 운동으로 준비운동을 한 후, 최대 박동수의 50~75% 정도가 되도록 중등도 강도로 약 30분간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 운동을 끝낼 때에는 5~10분 정도의 경도 운동으로 마감한다.

근력운동은 무리하지 않는 게 좋다. 맨몸 근력운동으로 시작해 점차 덤벨·바벨 등 가벼운 기구를 이용하고, 익숙해지면 머신을 사용하도록 한다. 익숙해지면 중량과 횟수를 늘려 운동강도를 조절한다. 즉 체력을 키워나가는 느낌으로 운동하면 된다.

이용수 교수는 “관리를 위한 적절한 운동은 좋지만 너무 지나치게 실시하는 ‘오버트레이닝’은 독이 될 수 있다”며 “운동 후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어지러움, 호흡곤란, 구역, 눈앞 흐려짐, 가슴이 조이는 듯한 통증 등이 발생하면 운동을 즉시 중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날 심한 피로도가 누적돼 하루 종일 노곤하거나 제대로 일어나거나 앉을 수 없을 정도로 근육통·몸살이 생긴다면 오버트레이닝 탓이므로 운동량을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

송기호 교수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역도 등 한번에 힘을 쓰는 운동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럴 경우 아드레날린이 갑자기 증가해 혈당이 확 올라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웨이트트레이닝에 돌입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이용수 교수는 “선천적으로 당뇨병을 앓았던 제1형 당뇨병(소아당뇨병) 환자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 비해 젊고 체력이 좋아 운동을 시작하기 쉬운 반면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은 대개 고령이나 체력 상태가 많이 저하된 경우여서 처음부터 무리하게 운동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공복혈당이 300mg/㎗를 넘거나 혈당변동이 심한 환자는 오히려 운동이 해가 될 수도 있으므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용수 교수는 “모든 당뇨병 환자에게 같은 운동법을 적용시키기란 어렵다”며 “일단 당뇨를 겪는 사람의 상태가 어떤지 정확히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상태는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요즘 보건소에서는 의사와 운동처방사간 소통이 원활해 오히려 일반병원보다도 운동요법에 대한 정보와 조언을 받기에 용이하다. 이를 통해 운동사전검사를 받고 운동 중에 일어날 수 있는 부정맥·협심증 등 심혈관질환, 만성합병증, 고혈압·기립성 저혈압 등의 유발 또는 악화를 피할 수 있게 자신의 수준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도록 한다.
보건소에서는 간단한 체력측정과 사전설문지를 통해 개인에게 맞는 운동프로그램을 처방해준다. 의사의 진단과 운동전문가의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은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의 효과를 더욱 높여줄 수 있다.
 
송기호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운동할 때 저혈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관건”이라며 “혈당이 80㎎/㎗ 미만 또는 300㎎/㎗ 이상이거나, 케톤산증(케톤체가 혈액에 축적돼 혈액이 산성화됨)이 나타나거나, 인슐린주사를 맞은 직후 등 인슐린이 최대로 작용하는 시간엔 운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용수 교수는 “노년층 환자는 원래 갖고 있던 관절염 등으로 무릎에 하중을 많이 받아 가벼운 걷기운동조차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 때 물에서 하는 운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칼로리 소비가 큰 수영 대신 ‘아쿠아로빅’이나 ‘수중걷기’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수중운동은 물의 부력이 체중에서 받는 충격을 완화시켜주기 때문에 근육이나 관절에 무리를 덜 줄 뿐 아니라 부상위험도 적다. 수중걷기의 운동 강도는 물높이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예컨대 무릎이 약한 노인은 물높이가 어깨까지 오는 곳에서 걸으면 쉽다. 깊은 물속에서 걷는 게 쉬워지면 점점 얕은 물로 옮겨가는 식으로 강도를 맞춰나간다.

제2형 당뇨병은 생활습관이나 유전에 의해 나타나는 게 대부분이고 특히 비만할 경우 발병률이 높아지는 만큼 운동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과체중인 사람은 몸무게가 1㎏ 줄 때마다 당뇨 발병 위험이 15% 줄어들 정도다.
 
당뇨병 환자가 운동하면 췌장의 인슐린 분비는 떨어지면서 동시에 길항작용호르몬이 증가, 당원질이 당으로 동원되고 지방조직에서 지방분해가 일어나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결과적으로 혈당이 떨어진다. 운동 시 인슐린 분비가 적더라도 당 이용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환자의 혈당이 감소한다.

이밖에 운동은 혈액응고 기전을 거슬러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혈당 및 지질 수치를 감소시켜 준다. 동맥경화증 등 심혈관계 합병증을 비롯한 당뇨합병증을 개선시킨다. 인슐린 혹은 경구용혈당강하제의 용량을 감소시키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당뇨병은 만성질환인 만큼 ‘평생 관리’가 목표다.
당뇨병 환자가 삶의 질을 개선하려면 운동을 습관화해야 한다. 자신의 상태에 대해 전문가와 상의한 뒤 ‘평생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정해 꾸준히 실천하면 건강은 물론 삶의 활력까지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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