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승 외과 교수팀, 1992년 이후 ‘사망자 전무’… 담낭배액 후 통증·염증 완화, 이어 복강경수술
박주승 을지대병원 외과 교수(가운데)팀이 복강경 담낭절제술 7000례를 축하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을지대병원이 복강경 담낭(쓸개)절제술로 담낭담석증 및 담낭염 환자 7000명을 수술하는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복강경 담낭 절제술은 개복하지 않고 특수 카메라가 붙은 복강경을 이용해 담낭을 절제하는 수술법이다.
박주승 을지대병원 외과 교수팀은 1992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만 22년 동안 담낭담석증 및 담낭염 환자 7000명을 복강경 담낭 절제술로 치료했다. 단일 집도의로서 연속적으로 7000회 이상 같은 수술을 시행한 사례는 드물다. 자료가 동질하고 집도의별 오차가 없어 향후 국내외 복강경 담낭절제술에 대한 치료 기준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 교수팀은 수술 병력이 있거나 합병증을 동반한 급성 담낭염 환자 등 모든 환자에게 복강경수술을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수술로 사망한 환자는 한 명도 없다.
복강경 담낭절제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수술 후 1∼2일이면 퇴원할 수 있다. 평균 1주일이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획기적이지만 수술시야가 좁고 출혈시 긴급조처에 한계가 있어 심한 급성담낭염을 앓고 있거나 과거 상복부수술 기왕력이 있는 환자에겐 시행하기 어렵다. 박 교수가 속한 을지대병원 외과는 1995년 ‘경과적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국내외에서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경과적 복강경 담낭절제술은 급성담낭염 등 심한 염증을 동반한 경우 복부 초음파검사를 시행해 담낭에 배액관(상처로부터 액체가 흘러나오도록 삽입하는 관)을 넣는 담낭조루술을 진행해 환자의 통증과 염증 반응을 즉시 없앤다. 이어 담관·담석 유무를 확인하고 주위 조직과의 유착 등을 최소화한 뒤 2~3주 후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는 전 과정을 총칭한다.
박 교수는 “급성 담낭염 등 심한 염증을 동반한 경우 담낭조루술 시행 후 경과를 봐가며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시행한 게 수술 성공률을 높이는 포인트가 됐다”며 “현재까지 달성한 수술기록도 적잖지만 담낭염·담석증 환자의 진단 및 수술, 치료에서 표준을 제시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